US스틸 인수 앞둔 일본제철, EV용 강판시장 노린다...“미국내 경쟁 심화”

US스틸 인수 앞둔 일본제철, EV용 강판시장 노린다...“미국내 경쟁 심화”

한스경제 2024-05-09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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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니아 주 브래드독에 위치한 US스틸의 에드가 톰슨 공장 / AP통신 제공
미국 펜실베니아 주 브래드독에 위치한 US스틸의 에드가 톰슨 공장 / AP통신 제공

[한스경제=김우정 기자] 일본제철이 20조원을 투자해 미국 철강업의 자존심인 US스틸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인수가 성사되면 일본제철은 미국 내 전기차(EV)용 고부가가치 시장에 진출할 디딤돌을 마련하게 된다. 국내 철강업계도 같은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만큼 미국 내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지난 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일본제철의 US스틸 단독 인수를 승인했다. EU는 “두 회사의 제한적인 시장 지위를 고려할 때 신고된 인수 거래로 경쟁문제(독점)을 일으키지 않을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일본제철은 US스틸을 149억달러(약 20조3474억원)에 자회사 형태로 매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제철은 인수 발표 당시 “선진국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고급 강재 수요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US스틸 주주들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98%의 찬성률로 인수합병을 반겼다. 그러나 미국 대권주자를 포함한 정치권과 미국철강노도조합(USW)은 국가안보와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로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철강 노동자들이 주도하는 강력한 미국 철강사를 유지해야 한다”며 “US스틸은 미국에서 소유하고 운영되는 미국 철강회사로 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당선 시 인수거래를 막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일본제철은 본사를 피츠버그로 이전하고 US스틸 노조와 USW 간의 모든 기존 계약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하며 미국 정치권과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미국 법무부는 반독점 검토의 일환으로 일본제철에 추가자료를 요청한 상태이다. 이에 일본제철은 심사 기간을 감안해 인수 완료 시기를 기존 9월 말에서 대선 이후인 12월 말로 늦췄다.

조강 생산량 세계 4위인 일본제철이 27위인 US스틸을 인수하면 중국의 바오우그룹, 우크라이나의 아르셀로미탈에 이어 조강생산량 세계 3위의 규모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 2022년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가 발표한 조강 생산량 세계 순위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4437만t, US스틸은 1449만t로 양사가 합병되면 총 5886만t을 생산해 현재 3위인 중국 안강그룹(5565만t)을 넘어서게 된다. 당시 국내 철강기업인 포스코홀딩스는 7위, 현대스틸은 18위를 기록했다.

US스틸은 지난 1901년 설립돼 122년 역사를 지닌 미국 철강산업의 상징적인 기업이다. 전성기였던 1953년에는 조강 생산량이 3500만t에 달했지만 20세기 후반부터 한국과 일본, 독일, 중국 등 경쟁업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며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는 전기차(EV)용 고성능 철강제품 생산을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US스틸 생산설비와 일본제철의 기술력을 더해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는 미국 자동차 제조사에 대한 판매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제철에서 생산하는 열연 제품 /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에서 생산하는 열연 제품 / 현대제철 제공

국내 철강업계도 EV용 고부가가치 철강제품 시장에 뛰어든 만큼 이번 인수로 아메리칸 프리미엄에 따른 고가의 미국 시장에 글로벌 제철소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철강산업 기술력이 높고 해외 공장을 운영해 본 노하우가 있어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US스틸 인수가 완료될 경우 미국 내 전기차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2018년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철강 수입이 자국 경제 안보에 영향을 준다며 철강 수입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일본과 국내 철강업계가 관세를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 내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용 고부가가치 제품은 포스코와 현대제철 모두 공략하고 있는 분야이다. 포스코는 전기차의 구동모터 소재인 무방향성 전기강판 ‘Hyper NO’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는 향후 1조원을 투자해 Hyper NO의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연 40만t으로 확대하고 500만대의 전기차 구동모터코아를 만드는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특히 북미 등에 추가 증설을 통해 오는 2030년 생산능력을 100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완공을 목표로 조지아에 전기차 전용 스틸서비스센터(SSC)를 건설 중이다. 이는 올 하반기 미국 조지아에서 가동될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완공에 맞춘 것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주주총회에서 “전기차 전환 가속도로 인한 경량소재 수요 증가에 대응 고강도 경량 차강판 개발을 지속하겠다”라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거점도 검토하고 있다”고 고품질 철강제품 개발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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