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 ESG 거스르기…CO₂덩어리 고체연료 발전 언제까지?

HD현대오일뱅크 ESG 거스르기…CO₂덩어리 고체연료 발전 언제까지?

아시아타임즈 2024-05-08 15:42:27 신고

3줄요약

충남 서산시 대산읍 FBC보일러 최근까지도 정상 가동
대산지역 CO₂ 배출농도 일반대기 비해 최대 20배 높다고
사측 "2년 후 LNG발전소 완공되면 점진적으로 대체"

[아시아타임즈=조광현 기자] HD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시설을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그룹사에 속해있는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일렉트릭, HD사이트솔루션 등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나서는 상황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mage 지난 2012년 대산공장 FBC 준공식 모습.(사진=HD현대오일뱅크)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충남 대산공장 내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체연료인 코크스를 사용하는 FBC(유동층연소 보일러 설비)를 운영 중이다. 

코크스는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정제해 고탄소화 시킨 것을 뜻한다. 중질유(重質油) 열분해 공정에서 상압·가압 중유를 490℃ 고온으로 열 분해해 LPG나 나프타, 등유, 경유 등을 빼낸 뒤 마지막에 남는 고체연료다. 정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석탄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코크스는 대산공장 FBC보일러에 투입된다. 이후 보일러에서는 스팀을 생산하며, 해당 스팀은 주변 석유화학 공장으로도 판매된다.

코크스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이다. 정유업계는 LNG를 사용하는 다른 정유사와 비교해 HD현대오일뱅크가 코크스 사용으로 연평균 500억원에서 최대 900억원 가량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저렴한 만큼 문제도 많다. 코크스는 석탄과 마찬가지로 연소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실제 HD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전체 공장 배출량의 약 35%를 대산공장 FBC보일러가 차지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가 대산공장에 FBC보일러를 설치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 대산석유화학단지가 고체연료 사용금지 대상 지역에서 빠지면서다.

정부는 지난 1985년 대기환경보전법을 제정해 울산을 비롯한 전국 13개 지역을 고체연료 사용을 금지했다. 이후 서울과 6대 광역시, 경기도 13개시에서도 고체연료 사용이 전면 중단됐다.

SK와 에쓰오일의 원유정제시설이 위치한 울산은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코크스' 등 고체연료 사용이 철저히 금지돼 있다. GS칼텍스 정유공장이 위치한 여수도 전남도청이 발전사업자를 제외하곤 고체연료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고체연료가 사용되고 있는 대산 지역의 대기오염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초 국립기상과학원이 비행기로 대산산업단지 상공에서 대기오염도를 관측한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농도가 500ppm 가까이 치솟아 온실가스 배출원이 없는 일반 대기에 비해 최대 20배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코크스 사용에 따른 사건 사고도 이어졌다. 지난 2019년 충남 서산 석유화학단지 내 현대오일뱅크서 코크스 유증기가 유출되면서 주민들이 악취와 어지럼증을 호소해 당국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코크스 찌꺼기 제거 과정에서 ‘유증기’가 유출되면서 발생한 사건이다.

30분가량 지속된 이 사고로 인근 공장 근로자와 주민들이 악취와 어지럼증으로 큰 고통을 겪었으며, 유증기가 인근 당진지역까지 날아가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사고로 KCC 등 인근 사업장에서는 방독면을 지급하고 대피 명령을 발동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고체연료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특혜로 볼 수 있다”며 “대부분 지역에서 사용이 제한된 코크스를 지금까지 사용한다는 것은 정부 탈탄소 정책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HD현대오일뱅크도 액화천연가스(LNG)와 블루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발전소를 건설하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 총 4000억원을 투입해 대산공장에 시간당 스팀 230톤, 전기 290MW 용량의 발전 설비를 구축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7월 자사 웹진을 통해 “FBC 보일러의 연료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며, 바이오매스, LNG, 친환경 연료 등의 혼소는 물론, 최종적으로는 미래 친환경 연료로 전소할 수 있는 친환경 보일러로의 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대산 FBC보일러는 최근에도 정상 가동 중에 있다”며 “약 2년 후 LNG 발전소가 완공되면 점진적으로 대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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