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투구’로 번지는 ‘하이브-민희진 갈등’…속타는 ‘아미’도 참전[사사건건]

‘이전투구’로 번지는 ‘하이브-민희진 갈등’…속타는 ‘아미’도 참전[사사건건]

이데일리 2024-05-04 11:00:00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하이브(의장 방시혁)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 간의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갈등의 이유는 민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는지 여부입니다. 민 대표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호소했고, 하이브는 같은 날 민 대표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심문’ 30분 만에 종료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사진=연합뉴스)




하이브는 지난달 22일 경영권 탈취 시도 등을 들어 어도어 감사를 통해 경영진을 교체할 목적으로 30일 이사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민 대표 측은 어도어 대표와 사내 이사진 교체에 대한 하이브의 요구 자체가 위법이라며 불응했습니다.

하이브는 임시 주총 카드를 꺼냈습니다. 민 대표의 거부로 이사회 소집이 무산된 상태에서 주총을 통해 해임안을 통과시키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브는 지난달 25일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달 30일 오후 어도어 임시 주총 소집 허가와 관련한 심문을 진행했습니다. 법원이 심문기일을 지정하면 통상 3주 뒤 허가 여부가 결정됩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법원은 주주의 요청을 받아들여 주총을 허가합니다. 법원이 허락하며 곧바로 임시 주총 소집이 통지되고, 2~3주 안에 열리는 게 보통입니다. 주총이 열리면 지분 80%를 가진 하이브 뜻에 따라 민 대표 등 어도어의 경영진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날 양측은 법원의 판단에 맡기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어도어 측 법률 대리를 맡은 이원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뉴진스) 컴백 날짜와 뮤직비디오 공개 일정 등이 정해져 준비하는 와중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이 들어왔다”며 “하이브가 언론에 터뜨린 내용에 대응하고 고발도 했는데 그 와중에 이런 절차는 어떻게 또 진행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5월 10일까지 이사회가 열리고 5월 말까지 주총이 열릴 것”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5월 13일까지 추가로 재판부에 말씀을 드리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진수 하이브 부사장은 “(어도어 측이) 그렇게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법정에서 말했으니 거짓말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법원이 판단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 ‘전속계약 해지권’ 놓고 또다시 공방전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하이브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배임 의혹에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나눈 카톡을 공개하고 있다.(사진=뉴스1)




양 측간의 주총 이슈가 사그라지기도 전에 전속계약 해지권을 두고 또다시 공방전이 벌어졌습니다. 하이브는 ‘경영권 찬탈 시도’와 같은 선상에서 민 대표가 이러한 요구를 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어도어 측은 전면 부인했습니다.

어도어 등에 따르면 민 대표는 지난 1월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자리에서 전속 계약을 포함한 중요계약 체결에 관한 사항을 대표 이사 권한으로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이브는 이러한 요구가 무리라고 보고 거절했습니다.

연예기획사에서 통상 전속계약은 이사회 동의를 거칩니다. 현재 어도어 이사회에선 민 대표와 측근인 신모 부대표, 김모 이사 등 3명이 의결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 80%를 가지고 있는 현재 구조에선 하이브가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어도어 이사진을 교체하고 의사 결정에 제동을 걸 수 있습니다.

만약 하이브가 민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면 뉴진스는 어도어 이사회나 하이브의 의사와 상관없이 민 대표의 결정으로 전속계약을 끝낼 수 있게 됩니다. 하이브로선 뉴진스의 이탈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 노입니다.

어도어 소속 가수는 뉴진스가 유일하므로 뉴진스가 계약을 해지하면 회사에는 스태프만 남는 꼴이 됩니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의 전속계약 해지권 요구가 지난달 25일 감사 중간 결과에서 공개된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 데리고 나간다’는 내용의 대화록과 맥을 같이 한다고 판단합니다. 업계에서는 대표이사 해임이 유력하다는 가정 하에 뉴진스는 민 대표가 내밀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 보고 있습니다.

민 대표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속계약 해지권 요구는 뉴진스의 데뷔 과정에서 나온 불합리한 간섭을 해결하고 독립적인 레이블 운영을 위한 요청 사항이었다”면서 경영권 찬탈 의혹과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습니다.

이에 대해 박지원 CEO는 이날 열린 1분기 경영실적 기업 컨퍼런스에서 민 대표와의 갈등과 관련해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을 개척하며 크고 작은 난관에 수없이 봉착했다. 이 과정에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감사 과정을 통해 경영권 찬탈 기도 의혹을 구체적으로 확인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진흙탕 속 뿔난 ‘아미’까지 참전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 방탄소년단(BTS) 지지모임이 보낸 근조화환이 세워져 있다. 이들은 하이브에 소속 아티스트 BTS 명예훼손 법적절차 진행을 촉구했다.(사진=뉴스1)


방탄소년단(BTS)의 팬클럽 아미가 신문 광고를 통해 3일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미는 이날 ‘방탄소년단의 팬 아미’ 명의의 지면광고를 통해 “우리는 하이브가 아닌 방탄소년단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현 사태와 무관한 방탄소년단이 거짓뉴스, 루머로 지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소속사로서 방관하는 하이브를 규탄한다”며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과 박지원 대표는 소속사의 대내외 부정적인 이슈에 방탄소년단을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언론플레이를 중지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속 아티스트를 보호하지 않는 소속사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 소속사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은 계약 해지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아미는 또 같은 날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에 십수 개의 근조화환과 시위 트럭을 보내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BTS 명예훼손 법적절차 진행을 촉구했습니다. 아미는 현 사태와 무관한 방탄소년단이 거짓 뉴스와 루머로 지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임에도 하이브의 빅히트뮤직이 소속사로서 방관하고 있다며 책임 있는 자세로 수습하고 법적 조치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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