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은 직접 영입해놓고 왜 민희진 무시했나?

방시혁은 직접 영입해놓고 왜 민희진 무시했나?

평범한미디어 2024-05-03 12:52:07 신고

3줄요약

#2023년 12월부터 평범한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박성준의 오목렌즈] 23번째 기사입니다. 박성준씨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뇌성마비 장애인 당사자이자 다소니자립생활센터 센터장입니다. 또한 과거 미래당 등 정당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사회적 약자의 권익을 위한 각종 시민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고 나름대로 사안의 핵심을 볼줄 아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오목렌즈는 빛을 투과시켰을 때 넓게 퍼트려주는데 관점을 넓게 확장시켜서 진단해보려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 박성준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색깔 있는 서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과 이번주 오목렌즈 아이템을 무엇으로 해볼까 대화를 나눴는데 불가피하게 2개를 동시에 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이번주에는 가장 핫한 게 이제 그 민희진이랑 방시혁의 문제인데 사실 이재명 대표랑 윤석열 대통령이 만난 것보다 더 핫한 것 같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사진=KBS 캡처>

 

박 센터장은 2일 18시 평범한미디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회동 뉴스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확실히 밀렸다”며 “아주 간단한 이유가 있다. 두 분이 만난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긴 한데 기대만 컸고 결과는 역시 예상대로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오목렌즈에서 연예계 소식을 다룬 적이 없지만 박 센터장은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에 대해 사회적으로도 다뤄볼만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박 센터장은 “조금 부정적으로 보면 신창원 사건 이후에 신창원 패션이 화제가 됐던 것처럼 그런 방식으로 민희진의 착장이 강하게 유행이 됐다”며 “민희진 대표가 그래도 잘한 것”이라고 운을 뗐다.

 

박 센터장: 기자회견답진 않았지만 대중의 마음을 건드릴줄 알았다. 그러니까 너무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스킬이 굉장히 어설프긴 했는데 그래도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그리고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에 대해서 나중에 그 어설펐던 행동들을 설명하는 작업들을 거의 1부와 2부로 나눠서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차분하게 정리를 잘 해줬다. 사실 어떻게 보면 팬들은 알 필요가 없는 것들까지 다 오픈해가면서 이게 감정 진폭이 굉장히 컸다.

 

박효영 기자: 나는 어떻게 느꼈냐면 아무리 사이가 안 좋은 친구더라도 포장마차에서 2시간 동안 술 한잔 마시면서 얘기하면 뭔가 다 그 사람의 속내를 알게 되고 다 풀리는데 그러니까 약간 무릎팍도사 유튜브 버전을 2시간 동안 찍은 느낌이더라. 자기 진솔한 얘기 다 하고.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기존 3대 기획사 수장들과는 본질적인 차이점이 있다. 박 센터장은 “하이브 하고 기존에 있던 SM, JYP, YG는 좀 방식이 다르다”며 “방시혁 의장은 아티스트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SM, JYP, YG의 수장들은 모두 본인 스스로 플레이어로 뛰어봤고 높은 위치에 올라가봤던 인물들이다.

 

프로듀싱만 하던 사람들이 아니라 연예인 아티스트로서의 경험이 충분히 있는 인물들이고 방시혁은 프로듀싱 및 제작만 했던 사람이었다. 이수만 대표는 톱스타였고 실질적으로 SM 초창기를 이끌었던 유영진 프로듀서 같은 경우는 대표적인 한국의 흑인 음악 1세대다. 그렇기 때문에 아티스트로서 충분히 자부심이 있다. 그래서 SM에서도 민희진이 갖고 있는 안목과 능력에 주목을 했다. 민희진이라는 개인이 솔로 플레이를 해도 받아줄 수 있었던 시스템인 것이다.

 

민 대표가 지난 4월25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개했던 카카오톡 메시지 중 가장 눈에 들어왔던 것은 방 의장이 “(뉴진스가 빌보드 핫100 차트에 진입했을 때 민 대표에게) 즐거우세요?”라고 톡을 보낸 대목이었다. 진짜 즐겁냐고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라고 했던 방 의장의 톡에서 누가 봐도 비아냥과 싸함이 느껴졌다. 미국 시장에서 무수히 많은 성과를 낸 BTS의 프로듀서로서 비꼬는 것 같기도 했다. 박 센터장은 방 의장에 대해 “실수했다”고 지적했다.

 

민희진이라는 프로듀서는 아티스트가 되지 못 했던 자신을 투영해서 그룹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계산이 되는 방향이 (방 의장과) 다르다. 그러니까 음악적으로 이렇게 이렇게 계산을 해서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을 데리고 음악을 만들면 어떻게 될 것인지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자기 세계가 충분히 있는 사람인데 방시혁 의장이 실수했던 게 뭐냐 하면 사실 민희진을 스카우트 했는데 그러면 이전에 만들어냈던 결과물들에 대한 업적을 인정해줘야 되는데 그걸 안 해줬다.

 

민 대표는 성토 기자회견 이후 대중들로부터 대체적으로 호감을 사고 있다. <사진=KBS 캡처>

 

한 마디로 방 의장은 “음악을 머릿 속에서 만드는 사람”이다. 박 센터장은 “이성적인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이성적인 그룹을 만드는 사람”이라며 “본인이 생각하는 정확한 자기 음악을 가지고 그 안에 자기 회사 사람들을 배치시켜서 컨트롤하고 싶은 사람인데 민희진 대표는 컨트롤이 되는 사람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면 방 의장은 정말로 BTS 공백기를 메울 걸그룹을 만들 자신이 없어서 민 대표를 부랴부랴 영입한 것일까? 매출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내외적 환경으로 인해서 등떠밀려 영입한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는데 박 센터장은 “공백기에 대한 두려움이 컸을 것”이라며 “(방 의장이 제작한 걸그룹) 글램 같은 경우는 굉장히 의욕적으로 만든 그룹이었지만 음악 외적인 문제 때문에 어그러졌다”고 말했다. 방 의장이 최초로 만들어보려고 했던 걸그룹 글램은 이병헌 협박 사건을 일으키는 등 불미스럽게 막을 내렸다.

 

지금 두려움이 좀 있었던 것 같다. 방 의장한테 BTS는 보이그룹이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군대 문제가 걸려 있었고 내가 알기론 면제를 받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는데 안 됐다. 결국 군대를 가야 하는 공백기를 메워야 한다는 굉장히 큰 압박이 있었고 사실은 걸그룹에 대한 욕심도 좀 있었던 것 같다.

 

BTS는 방 의장이 직접 만들어냈지만 그야말로 이례적인 케이스다. 누가 봐도 걸그룹이 캐시카우다. 근데 방 의장은 걸그룹 제작에 자신이 없다. 그래서 민 대표를 급히 불러온 것인데 박 센터장은 “옆에서 보고 있던 사람이 박진영이어서 더 걸그룹 제작에 욕심이 났을 것”이라며 “박진영 대표 같은 경우는 보이그룹 뿐만이 아니라 걸그룹을 잘 만들어서 성공시켜봤던 제작자이기도 하고 (방 의장) 본인도 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정말 가능할까? 그런 걸 느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우리가 갖고 있던 상식은 돈을 투자한 대주주에게 이니셔티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 이후로 단순히 하이브가 돈을 댔다(160억원 출자)는 이유만으로 모든 성과를 독점해서 좌지우지 할 수 없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다. 민 대표와 어도어 임직원들, 뉴진스 멤버들이 일궈낸 성과물은 단순히 하이브의 투자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박 센터장은 “사실 영화나 일반 다른 산업 분야였으면 돈을 투자한 쪽이 결정권을 갖는 것이 맞지만 케이팝 시장, 아이돌 시장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앞서 말했듯이 아이돌 시장을 주름 잡고 있는 기획사 중에 하이브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 플레이어 출신이다. 아티스트는 곧 돈 되는 사람이 된 것이다. 사업자가 곧 아티스트가 되다 보니 아티스트의 자율성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힘을 갖고 있다. 내가 옛날에 이렇게 해서 어려웠기 때문에 너희한테 이렇게 해줄게! 그런 약간의 도제식의 느낌을 가진, 선배가 후학을 양성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가진 산업이 흔히 얘기하는 연습생 문화의 케이팝이다. 그러다 보니까 아티스트에 대한 자율성, 안무가, 작곡가, 어떤 스타일링을 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컨셉까지 잡을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가치가 굉장히 높다.

 

박 센터장은 민 대표가 하이브 유니버스에서도 가장 성과를 많이 냈던 만큼 자부심이 있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 보면 어도어가 하이브 자회사 형태인데 사실 방탄소년단을 제외하면 그 다음에 영향력이 가장 큰 그룹을 만들어낸 자회사인 것이다. 예를 들면 삼성그룹으로 치면 삼성전자 정도 되는 자회사인 것이다. 그러니까 하이브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향후 민 대표의 거취가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주목된다. <사진=KBS 캡처>

 

물론 하이브에서 한국 아티스트를 관리하는 자회사들(빅히트뮤직/플레디스/쏘스뮤직/케이오지/어도어) 중 빅히트뮤직이 BTS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맡고 있는 만큼 가장 중요하겠지만, 핵심 캐시카우인 BTS가 현재 멈춰있기 때문에 어도어의 존재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박 센터장은 “(하이브와 방 의장이) 민희진 대표에 대한 평가를 잘못한 것”이라며 “지금 민희진 대표는 본인이 직접 나서서 플레이를 하고 있다. 대표가 여론 조성을 위해 플레이어로 뛰고 있다! 근데 지금 민희진 대표가 저격했던 박지원 대표 뭐 하고 있는가? 방시혁이라는 하이브 그룹 의장은 뭐 하고 계신가?”라고 직격했다.

 

지금 언론을 움직이는 건 민희진이다. 처음에 가지고 있던 민희진에 대한 인식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능력 있는 여성이 대기업에 대응해서 자기 권리를 찾는 형태로 지금 흐름이 가고 있다. 그 흐름을 민희진 대표는 원했던 것 같고 지금 거기에 대한 대응을 하이브는 못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박 센터장은 민 대표가 방 의장한테 반기를 들었던 것처럼 향후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어떻게 대우해줄지에 대해서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제일 중요한 건 지금 아티스트의 지분을 얼마나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민희진 대표가 자기보다 큰 자본을 가진 방시혁 의장한테 반기를 들어서 제기했는데 그 이후 아티스트들을 어떻게 키워나갈 건가에 대해서 집중을 해줘야 한다. 정말 제대로 잘해서 역시 민희진은 다르다라는 얘기를 들을지 방시혁이랑 뭐가 달라? 그렇게 될지 이 대목에 집중해서 봐야 되는 이유가 이 사태 때문에 르세라핌이든 뉴진스든 지금 아티스트로 뛰고 있는 그 한 명 한 명의 멤버들한테는 피해가 가면 안 되기 때문이다. 자칫 두 그룹의 팬덤 싸움으로 번지지 않을지 걱정되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Copyright ⓒ 평범한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