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토 갤러리, 정고요나 개인전 《Following, 부유하는 시선들》 개최

페이토 갤러리, 정고요나 개인전 《Following, 부유하는 시선들》 개최

에포크한남 2024-04-30 11:59:49 신고

개인의 일상이 쉼 없이 공유되고 관찰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속 현상에 주목하는 정고요나 작가 개인전

기존 작품의 감성을 이어가면서도 좀 더 작가 개인이 관점과 시선에 집중한 작업을 모은 전시
 

정고요나 Jung Goyona, 시선을 넘어 Beyond the Gaze, 2024,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162.2x130.3cm / 페이토 갤러리 제공
정고요나 Jung Goyona, 시선을 넘어 Beyond the Gaze, 2024,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162.2x130.3cm / 페이토 갤러리 제공

페이토 갤러리에서는 오는 2024년 5월 2일부터 6월 8일 까지 개인이 SNS에 올려놓은 셀카나 사진의 한 부분을 캡쳐하고 작가의 시선으로 필터링해 캔버스에 옮기는 정고요나의 작업을 소개하는 《Following : 부유하는 시선들》 을 기획하였다.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이자 문예 비평가인 마셜 매클루언은 인터넷이 발명되기 30년 전에 월드와이드웹(WWW)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유명하다. 1964년 출간된 『미디어의 이해』에서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견해를 통해 사회를 관통하는 미디어 효과에 주목했으며 다양한 미디어 형태가 인간의 감각과 능력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탐구했다. 미디어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메시지로, 사회와 문화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을 전개했다. 매클루언의 관점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 SNS의 기술적 형태와 플랫폼의 설계가 사용자의 소통방식, 정보 소비 패턴 및 사회적 관계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SNS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넓은 범위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창구이다. 또한 SNS는 사용자가 자기 생각과 생활을 전시하는 플랫폼으로 작용하여 '자기 연출'이라는 현상을 촉진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 관계의 본질과 개인의 자아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결론적으로 매클루언의 이론은 SNS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인식, 의사소통 방식, 그리고 문화적 관습을 형성하는 중요한 매체라는 점을 이해하는 근거가 된다.

개인이 SNS에 올린 사진은 이미 각자의 기준에 맞게 필터링되어 게시된 이미지로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자기 검열’인 동시에 그 의도가 드러나지 않기를 원하는 현대인의 욕망을 드러내는 이미지이다. 정고요나는 온라인의 이미지를 작품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동시대의 사회상을 이해하려고 하고 있다.
 

정고요나 Jung Goyona, 2023, 시간을 통과할 때 When Time Passes,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130.3x97.0cm / 페이토 갤러리 제공
정고요나 Jung Goyona, 2023, 시간을 통과할 때 When Time Passes,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130.3x97.0cm / 페이토 갤러리 제공

이번 《 Following : 부유하는 시선들 》 展은 정고요나 작가의 그동안 작업의 연장선에 있는 신작을 선보인다. 사람들이 SNS에 사진을 편집해서 올리는 행위, 개인에 기준에 맞춰 ‘필터링’된 이미지에 포커스를 맞춰 개념적인 이미지를 작업한 것에서 좀 더 열려 있는, 전체를 아우르는 ‘아주 사적인 절차-In my algorithm’를 거쳐 이번에는 좀 더 작가 개인의 시선을 담는 작업들을 통해 여성작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페미닌Feminine한 이야기를 담았다.


“나의 일상을 그리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단순한 기록이 되겠지만, 타인의 일상을 그리는 것은 어떻게 보면 상상이 들어간다. SNS에 올려진 사진을 그림으로 옮기면서 이미지 속 상황, 감정은 본인이 아니기에 정확히 알 수 없기에 그런 상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장치가 발현되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일상을 기록한 회화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나의 그림을 보면 그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지만, 타인이 나의 기록을 보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서 '상상'하며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런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어쩌면 우리는 편집된 일상을 살고 온라인상에서 만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현대인의 삶에서 오는 고독함과 관계에 대한 욕망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작가 노트 중


정고요나는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수많은 개인이 서로의 일상을 활발히 공유하고 관찰하는 것에 주목하여 소셜미디어의 사진을 소재로 한 작업을 통해 동시대 정서를 평면 회화로 담아내는 작가이다. 유화 작업을 기반으로 자신의 일상을 사진처럼 기록하는 작업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는 2016년 《기억의 목적》 개인전에서 인적이 없는 놀이터, 골목길 등 밤의 풍경이나 인물과 사물의 빛과 그림자를 연출한 작업을 선보였다. 오래전부터 '동시대성'을 작품에 담아내고 싶었던 작가는 평면이라는 물성 한계를 '리얼 라이브 페인팅'(2016~2018)이라는 퍼포먼스(CCTV, 웹캠, 셀프카메라 등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는 영상을 직접적으로 프로젝션 함과 동시에 움직이고 있는 인물의 실루엣을 라이브로 그려내는 회화작업)를 통해 평면 회화의 물적 한계를 탈피, 동시대성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정고요나 Jung Goyona, 2024, 하루의 한숨 Sigh of The Day,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72.7x60.6cm / 페이토 갤러리 제공
정고요나 Jung Goyona, 2024, 하루의 한숨 Sigh of The Day,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72.7x60.6cm / 페이토 갤러리 제공

이후 인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작가는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불특정한 사람이나 작가의 지인, 작가가 찍어 올린 '자기 검열을 통해 계획적이지만 그 의도를 숨겨 지기를 원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순간들을 선택해서 캔버스 위에 다시 한번 필터링 한다. 화면을 옮기는 과정에서 빛을 제외한 모든 장소성을 삭제하거나 어둠을 강조하여 빛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실제 시공간을 주관적으로 변형시킨다. 유화물감을 천천히 쌓아 올리는 과정에서 시간을 붙잡고 서사를 만들어 나간다. 우리가 액정 위 터치를 통해 바라보기만 할 수 있었던 완벽한 타인의 시공간을 유화물감이 층을 붙잡아 정고요나만의 감각으로 화면에 재구성한다.

작가는 소셜미디어에서 이미지를 수집할 때 전시의 키워드를 생각한 후 필요한 이미지를 선택한다. 지난 《Filtering》 전시에서는 필터링된 이미지를, 《아주 사적인 절차_In My Algorithm》에서는 알고리즘 안에서 벌어지는 개인적인 이야기의 소통을 다루는 등 전시의 구성을 생각하여 인물, 풍경, 정물 등을 적절히 수집하면서도 구도, 색감 등 회화의 기본적인 요소를 고민하고 작가의 흥미 요소(물, 인물)를 고려하여 선택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기존 작품의 감성을 이어가면서도 좀 더 작가 개인이 관점과 시선을 담았다. 〈시선을 넘어〉(2024)는 덴마크 루이지애나 모던 뮤지엄을 〈공존하는 시간〉(2024)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어느 미술관의 모습을 담았다. 배경이 되는 핑크색 커튼은 작가가 직접 촬영한 이미지이지만 화면 속 여성은 소셜미디어에서 가져온 이미지이다. 〈숨고르기〉(2024) 역시 바다 이미지와 수영복을 입고 앉아있는 인물은 각기 다른 이미지에서 가져온 것이다. 정고요나는 수집한 이미지를 그대로 화면에 옮기는 것이 아닌 작가의 시선으로 일종의 필터링을 거쳐 시공간을 주관적으로 변형시킨 새로운 장면을 회화로 재현하며 그의 작품은 전시를 찾는 관람객에게 공유되고 관찰된다. 소셜미디어의 이미지는 회화를 통해 자신과 대상이 속해 있는 동시대의 세상과 소통하는 정고요나만의 연결고리인 것이다.
 

©정고요나 / 페이토 갤러리 제공
©정고요나 / 페이토 갤러리 제공

정고요나 작가는 개인의 일상이 쉼 없이 공유되고 관찰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속 현상에 주목하는 작가이다. 소셜미디어 속에서 채집한 사진 속 인물들의 사적 순간에 작가의 시선과 상상을 더한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소셜미디어상에 올라온 이미지들은 개인의 일상,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기보다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자기 모습을 담는다. 작가는 이런 개인의 일상 사진에 작가만의 상상을 덧붙여 유화로 담아낸다. 이 과정을 통해 동시대성을 표현하는 데 있어 회화라는 물성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정고요나 작가는 홍익대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서울 관훈갤러리를 비롯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캔 파운데이션과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 입주한 경력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청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자료제공=페이토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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