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조국 2시간 만찬 회동, 야권 균열 조짐 차단.. 친문계도 "잘한 일" 화답

이재명-조국 2시간 만찬 회동, 야권 균열 조짐 차단.. 친문계도 "잘한 일" 화답

폴리뉴스 2024-04-26 12:04:22 신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5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5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5일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양측은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 공동 법안과 정책을 추진하고, 특정한 의제가 없더라도 상시 회동을 통해 소통을 지속하기로 했다.

최근 조국 대표의 범야권 연석회의 제안을 놓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균열 조짐이 보이자 이를 조기에 진화하고 반윤(反尹) 전선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표가 먼저 제안.. 2시간 넘게 22대 국회 운영 논의

이 대표와 조 대표는 25일 오후 6시 30분부터 9시까지 종로구 안국동의 한 중식당에서 만찬회동을 가졌다. 이번 두 사람의 회동은 4·10 총선 이후 처음이다.

이날 회동은 이 대표가 먼저 연락해 성사됐다.

이 대표는 만찬 장소로 출발하기 전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소 잘 아는 분이기도 하고, 선거 후에 제가 연락 드리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눌 필요가 있어서 제가 저녁 한번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성남시장 선거 때 조국 교수 도움을 받은 일이 있다. 그래서 인연도 아주 길다"며 "이번 선거도 사실 역할을 나눠서 같이 치렀기 때문에 앞으로 정국 상황에 대해 서로 교감할 것이 있어서 같이 대화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김우영 정무실장과 조국혁신당 조용우 정무실장이 회동 전후로 배석했고, 양당 대표는 고량주 2병을 나눠 마시며 현 정치권과 관련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공보국은 회동 이후 공지를 통해 "양당 대표는 수시로 의제와 관계 없이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로 했다"며 "두 당 사이에 공동의 법안 정책에 대한 내용 및 처리 순서 등은 양당 정무실장 간의 채널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배석한 민주당 김우영 정무실장과 조국혁신당 조용우 정무실장이 앞으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우리 사회의 개혁에 조국혁신당의 선도적 역할을 당부했고, 조국 대표는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과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구체적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양당 공동의 법안·정책의 내용 및 처리순서'에 관한 대화가 오갔고, 각 당 정무실장이라는 협의 채널을 지정한 걸 토대로 보면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나 특정 법안에 대한 입장 및 의견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민주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문제, 4·10총선에서 내걸었던 '이채양명주(이태원특검법, 채상병특검법, 양평고속도로,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의혹)' 해결 협조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국혁신당이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약속한 '한동훈 특검법'에 대한 공조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조국, 범야권 연석회의 제안.. 민주,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문제" 사실상 거절

양측, 야권 균열 조짐 보이자 서둘러 진화 나서

이날 만찬회동은 최근 조국 대표가 영수회담 전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하면서 양 정당 사이에 나타나던 '균열' 조짐을 단숨에 불식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는 평가다.

조국 대표는 지난 22일 이 대표에게 '윤석열 대통령과 영수회담을 하기 전 범야권 연석회의를 열어 달라'고 공개 제안했다.

하지만 박성준 대변인은 24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영수회담은 (대통령과) 민주당의 회담"이라며 '범야권 연석회의 수용 불가' 의사를 밝혔다.

친명계 장경태 최고위원도 26일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한테 와서 야당 연석회의하자? 그러면 이준석 대표도 부르고 새로운미래 이석현 비대위원장을 부르고 다 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당대표 언론특보를 지낸 김현정 경기 평택병 당선인도 KBS 라디오에서 "영수회담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총선에 출마했던 개그맨 서승만 씨도 20일 "민주 연합 윤영덕, 소나무당 송영길, 진보당 윤희숙 다 만나야 공평한 거냐"고 비꼬는 글을 남겼다.

서 씨는 23일에도 "우려하는 마음에 싫어하실 듯한 글 몇 번 썼더니 페친(페이스북 친구) 끊으셨네"라며 "에구 참 서운하네요"라고 적었다. 본문에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밝히진 않았으나, 누리꾼들은 댓글에 조 대표 캡처 사진을 올리거나 그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이에 이날 두 대표의 회동에서 '범야권 연석회의'에 대한 논의도 오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관련 언급은 서로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정무실장은 언론과 통화에서 "범야권 연석회의와 같은 형식적 의제에 대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며 "상시로 소통하면서 함께 추진할 수 있는 법안이나 정책이 있으면 협력하자는 게 이번 회동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친문계 "정치다운 정치" "이재명은 야권 전체 대표"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문계가 홀대를 받으면서 친명계와 친문계의 갈등 양상이 곳곳에서 나타났으나 이 대표가 친문계의 상징인 조국 대표와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이자 당내 친문계 인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말 이재명 대표가 정치다운 정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석회의는 조국 대표가 제안을 했지만 간단치 않다. 그렇다고 조국 대표가 얘기한 것을 그냥 걷어차버리는 것은 조금 졸렬해보이기도 하고 오만해 보이기도 해서 이재명 대표가 정치를 한 것"이라며 "앞으로 조국혁신당과도 협력하고 같이 가야 될 길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윤건영 의원도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께서 잘하셨다. 왜냐하면 먼저 제안하셨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172석의 민주당 대표라기보다는 야권 전체 대표로 활동하는 게 맞다"며 "그래서 조국혁신당이든 다른 군소야당과도 보다 더 긴밀하게 소통을 해야 이재명 대표도 훨씬 더 커지는 거고, 우리나라 민주개혁 진영이 살 수 있고, 보다 본질적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일방독주를 멈춰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운하 "영수회담 전 범야권 목소리 듣는 준비과정" "한동훈 특검법 이미 공조"

황운하 조국혁신당 신임 원내대표는 전날 두 대표의 회동에 대해 "영수회담 전 범야권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준비과정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황 원내대표는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조국혁신당에서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던 것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야권을 대표해서 여야의 영수회담이라는 의미가 있다"면서 "범야권은 원내정당만 7개의 정당이 있어서 (민주당이) 그러한 목소리를 다 경청하는 게 필요하다는 제안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제(25일)의 만찬 회동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의제와 관계없이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다는 걸 서로 확인하는 자리"라며 "범야권 연석회의라는 형식을 빌리든 안 빌리든 만나서 2시간 동안 대화했다는 그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동훈 특검법에 대해 "민주당이 당연히 협조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법안 내용과 발의 시점, 또 어떤 처리 방법에 대해 여기서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민주당과 이미 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