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노먼 포스터

새로운 노먼 포스터

바자 2024-04-25 08:00:00 신고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와 미스 반 데어 로에, 르 코르뷔지에를 좋아하던 건축학도 노먼 포스터는 석사 시절 리처드 로저스를 만나 ‘팀4(Team 4)’를 결성한다. 퐁피두센터나 더현대 서울의 빨간색 기둥으로 유명한 리처드 로저스의 대표작을 떠올리면 알 수 있듯, 두 사람은 하이테크 산업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건축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의기투합이 가능했다. 둘은 각자의 배우자 웬디 치즈먼, 수 로저스와 함께 팀4를 결성해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릴라이언스 컨트롤스(Reliance Controls)와 같은 당시의 첨단기술에 기반한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다수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팀4가 해체한 뒤 노먼 포스터는 아내 웬디 치즈먼과 함께 지금의 ‘포스터+파트너스’의 전신인 ‘포스터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다. 그의 출세작인 홍콩의 HSBC 빌딩을 떠올려보자. 나는 이 건물의 필로티 구조가 기가 잘 통하게 하기 위함이고, 엘리베이터 대신 사선의 에스컬레이터가 주된 이동 수단인 것도 나쁜 기운이 건물 위층으로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풍수지리적 의도였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신진 건축가였던 그가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얼마나 유동적으로 호응하는 사업가였는지(설사 ‘울며 겨자 먹기’였을지라도) 실감하며 약간의 애환도 느꼈달까.
어찌 됐든 홍콩의 HSBC 빌딩 이후 그가 설계한 건축물들은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작은 오이(Gherkin)’라는 별명을 가진 영국 런던의 30세인트메리액스나 샌프란시스코 애플의 신사옥 하면 연상되듯 그는 동시대에 가장 서구적이면서 첨단의 건축을 선보이는 건축가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가 영국 런던의 스탠스테드 공항의 자연채광 같은 지속가능성을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다는 것, 런던 트라팔가 광장이나 홍콩 서구룡 문화지구처럼 도시의 정체성을 창조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사실은 덜 알려져 있다. 런던 영국박물관의 대중정이나 뉴욕의 허스트 타워, 독일의 국회의사당 등 단순히 최신이 아닌 오래된 역사를 가진 건축물을 현대적 해석으로 조화를 더한 ‘레트로핏’ 접근을 통해 장소를 재구성한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상반기 내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는 건축가 노먼 포스터를 새로운 층위에서 다시 해석하는 시도다. 노먼 포스터를 그저 하이테크 건축가로 얄팍하게 인지하고 있었다면 이번 전시야말로 그 이면의 건축 세계를 조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파트너스»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4월 25일부터 7월 2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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