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정현 기자]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1분기 매출이 9%, 순이익은 55% 하락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곧바로 저가 차 '모델2' 출시를 앞당기면서, 시간외거래에서 13% 폭등했지만 우려는 끝없다. 지금의 부진이 과정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제시해온 '마스터플랜'에 따라 8월 로보택시 출시와 함께할 테슬라의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는 것이다.
테슬라는 '전기차'로 대표되지만 '전기차 업체'로만 이해하기에는 그 폭이 넓다. 머스크가 2006년부터 현재까지 3단계에 걸쳐 제시한 회사의 장기로드맵(마스터플랜)에 따르면 테슬라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진화를 목표로 한다. 매출 85%가 전기차지만, 전기차를 판매해 얻은 수입을 바탕으로 완전자율주행(로보택시), 에너지, AI로봇 등 4가지 사업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7일 머스크는 X에 "테슬라는 AI, 로봇,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업"이라며 2016년 발표한 마스터플랜2를 공유했다. "모든 게 마스터플랜대로 가고 있다"고 테슬라의 비전을 다시금 강조했다.
2016년 마스터플랜에서 예고한 자율주행 시점은 오는 8월 8일로 정확히 8년을 맞게 된다.
머스크는 지속적으로 테슬라가 '전기차업체'에 머물러 있지 않다고 공언해왔다. 테슬라가 낸 특허 총 1만2794건(2023년 12월 기준)을 살펴보면 리튬 이온 배터리 4521건(35.3%), 태양광 1876건(14.7%), AI와 소프트웨어 2389건(18.7%)이다.
또 지난해 4월 발표한 '마스터플랜3'은 화석연료를 제거한 지속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계획을 다루는 것이 대부분이다.
앞서 테슬라는 저가 전기차 계획을 폐기하고 로보택시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 이후 큰 폭의 주가 하락세를 겪어왔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저가 전기차 출시 가속화 △지난해 생산량 대비 50% 이상 확대 등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을 안도시켰지만, 테슬라의 진짜 반등은 로보택시에 있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는 로보택시가 출시되면 테슬라가 2030년까지 최대 10조달러(1경3481조원)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수년 안에 전기차와 트럭이 모든 자동차 판매의 80%를 차지할 경우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챗GPT를 잇는 2차 AI 충격이 테슬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완성되고 로보택시가 공개되면 그 파급력이 엄청날 거라고 전했다.
로보택시를 허황되게 보는 시선도 있다. 테슬라가 도전의지를 밝힌 자율주행 택시 분야 현주소는 그리 밝지 않다. 이미 구글 알파벳의 웨이모와 제너럴모터스(GM)의 크루즈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고, 규제 당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려면 최소 10년은 더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지난해 12월 미국 안전당국 요구로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차량 200만대 이상을 리콜한 것을 가리키며 "(테슬라가 자율주행에 올인하는) 위험한 베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본업 자체가 안돼 마스터플랜을 실행할 자금도 걱정의 한 요소다. 플랜 자체에 대한 냉소도 있다. 마스터플랜3 발표 당시 블룸버그는 “차기 성장 단계를 구축하겠다는 머스크의 비전은 장황했지만 디테일은 빠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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