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개교 70년…하와이 사탕수수밭 이민자들의 헌신

인하대 개교 70년…하와이 사탕수수밭 이민자들의 헌신

연합뉴스 2024-04-22 07:50:00 신고

3줄요약

한국전쟁 직후 '공업입국' 의지 개교…글로벌 멀티버시티 비전

인하대 개교 기념식 행사장. 인하대 개교 기념식 행사장.

[인하대 총동창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던 1954년, 공업으로 나라를 재건한다는 '공업입국' 의지로 문을 연 인하대학교가 오는 24일 개교 70주년을 맞는다.

고국의 공업 발전을 바라는 미국 하와이 이민자들의 피땀 어린 성금과 대한민국 정부의 공업 인재 육성 의지로 개교한 인하대는 이제는 인천을 대표하는 명문 사학으로 성장했다.

인하대 개교식 때 교기 전달하는 이승만 전 대통령 인하대 개교식 때 교기 전달하는 이승만 전 대통령

[인하대총동창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공업으로 나라 살리자"…정전 직후 설립된 공과대학

인하대는 1954년 4월 24일 현 미추홀구 용현동 캠퍼스 자리에서 인하공과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인하대 개교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12월 피난지 부산에서 김법린 당시 문교부 장관에게 인천에 공과대학을 설립하라고 지시했다.

인천에 경인공업지역이 있어 공과대학 설립의 최적지라고 판단한 이 전 대통령은 폐허가 된 국토를 보면서 공업 발전으로 나라를 재건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한다.

전쟁 직후 혼란 속에서 인하대가 실제로 개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하와이 교민들의 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하와이 한인들은 일제강점기 민족 인재 양성을 위해 성금을 모아 현지에 한인기독학원을 설립했다가 해방 후에는 학원 부지를 매각한 뒤 인하공과대학 설립 자금으로 지원했다.

하와이에서 민족운동을 주도했던 이 전 대통령은 국내에서도 추가로 기부금을 모으고 정부 보조금도 보태서 인천시가 기증한 캠퍼스 부지에 인하공과대학을 건립하도록 했다.

1902년 12월 인천항에서 한국 최초 이민선을 타고 하와이에 건너가 사탕수수밭에서 고된 노동에 힘겨울 때도 교민들은 인하대 개교 자금을 보탰다.

이러한 헌신적 동참을 반영해 인하대라는 이름도 인천과 하와이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은 하와이 동포 이주 50주년을 맞은 1952년 "인천에서 하와이로 이민을 시작한 지 50년이 된 것을 기념하고 한국과 미국을 잇는 징검다리를 만들려고 한다"며 "인하대학을 미국에서 제일 유명한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같은 공과대학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인하대 설립의 역사는 해외이민사와 민족운동사를 관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53년 인하공과대학 기공식 1953년 인하공과대학 기공식

[인하대총동창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종합대학으로 성장…글로벌 멀티버시티 비전

인하공과대학은 1968년에는 조중훈 한진상사(현 한진그룹) 회장이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권유를 받아들여 학교를 인수하면서 새 주인을 맞게 된다.

인하대는 1972년에는 기존 공과대학에 이과대학과 경영대학 등을 추가해 종합대학으로 승격된다.

이어 1996년에는 750병상 규모 인하대 의과대학 부속병원이 개원했고, 2000년대에 들어 정석학술정보관, 법학전문대학원, 의학전문대학원이 잇따라 문을 열면서 확장했다.

인하대는 국내 최초로 대학 교육 수출 모델을 만들면서 2014년에는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대학 IUT를 설립하기도 했다.

인하대는 이런 토대를 바탕으로 앞으로 캠퍼스의 외연을 확장해 이른바 '글로벌 멀티버시티(Multiversity)'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멀티버시티는 학교 건물이 여러 곳에 분산된 거대 종합 대학교를 뜻한다.

인하대는 현 용현캠퍼스와 우즈베키스탄 IUT뿐만 아니라 인천 송도캠퍼스와 경기 김포메디컬캠퍼스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캠퍼스별로 특성화 전략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송도캠퍼스는 '인하 오픈 이노베이션 캠퍼스'라는 이름으로 첨단바이오, 반도체, 미래모빌리티 산업 등을 육성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할 계획이다.

김포메디컬캠퍼스에는 700병상 규모 대학병원과 보건 계열 대학·대학원 등 교육시설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인하대는 70년 동안 프런티어 정신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면서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하는 명문사학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교 70주년을 맞아 미래 100년의 도약을 위해 역사를 넘어 혁신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에 섰다"며 "첨단·융합 글로벌 멀티캠퍼스 시대를 열어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이름을 떨치는 대학으로 발돋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하대학교 인하대학교

[인하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ong@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