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뇌피셜] 정치권 대격변, 윤석열이 활시위 당겼다

[여의도 뇌피셜] 정치권 대격변, 윤석열이 활시위 당겼다

커머스갤러리 2024-04-20 10:16: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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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립4‧19민주묘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
19일 국립4‧19민주묘지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게 정치권에 격랑이 몰아칠 것이니 잠자코 있으라고 조언한 것이다. 아니 정확히는 그 지지자들에게 한동훈을 자꾸 불러내지 말라고 충고한 것이다. 홍 시장은 곧 닥칠 격랑을 ‘육참골단’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내 것을 내주지 않고는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는 알쏭달쏭한 말을 페이스북에 올린 날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날이다. 윤 대통령은 홍 시장과 4시간 대화했다. 독자께선 누군가와 2차도 안 가고 한 자리에서 4시간 대화할 수 있겠는가를 상상해보시라. 이날 윤통은 이준석 대표를 내치고 의대 정원을 2000명이나 늘리라고 자신에게 조언한 사람들에 대해 분노를 쏟아냈을 것이다. 애당초 윤통이 국민의힘에 기습 입당한 것부터가 윤석열 스타일이 아니었다. 이준석과 불화는 그때부터 누군가가 조종한 것이다. 

듣고 있던 홍 시장이 윤통에게 조언한 것이 바로 ‘육참골단’이다. 윤통은 이재명 대표에게 검찰총장과 공수처장 추천권을 넘길 것 같다. 특검법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검찰 독재, 검찰 독재 그랬으니 이 대표 당신이 검찰총장을 임명하시오. 특검 거부 명분도 생긴다. 윤통은 이 대표에게 대선 출마길을 열어주겠노라고 당근을 던질 것이다. 반대로 조국 대표를 사면해 버리겠다고 협박할 수도 있다. 윤통이 이런 당근과 채찍으로 얻어내려는 건 박영선으로 대표되는 반명계 국무총리다. 너도 죽고, 나도 죽으니 그게 바로 육참골단이다. 

박영선·양정철 하마평을 두고 비선 논란이 불거진 건, 윤통이 홍 시장처럼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박영선 전 장관은 책임총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얼굴마담이나 할 위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장관 자리 대여섯 개는 반명계가 차지할 것이다. 호남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한 이낙연 전 총리의 입각은 어떤가. 보수우파 진영에선 윤통에 대한 성토가 쏟아질 것이다. 만일 비서실장까지 야권에 넘겨 버리면 TK는 윤통을 발로 차 버릴 것이며 일부 국힘 의원은 탈당할지도 모른다. 당연히 윤통이 보수 진영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지가 중요해지겠다. 이때 한동훈이 등판할지도 모른다. 윤통은 한동훈을 필두로 한 새 국민의힘과 새로운미래를 중심으로 한 반명계와 합세해 정권을 이어나간다. (큰 흐름에 주의하시고 비서실장 대목은 적당히 걸러서 읽어주세요)

변수는 개혁신당의 선택이다. 이준석 대표는 박영선·양정철 기용설에 대해 “끔찍한 혼종”이라고 비난했으니, 국민의힘 이탈파를 흡수하려 할 것 같다. 하지만 개혁신당이 민주당·조국당과 합세해 윤통을 탄핵하려 들지는 않을 것 같다. 윤석열 정부는 보수 정부가 아니라고 공격하는 걸로 충분히 과실을 따낼 수 있어서다. 다만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도 이준석 대표는 고려해야 한다. 윤통에겐 조응천 입각 카드도 있기 때문이다.

2년 뒤면 지방선거다. 그때까지 새미래는 민주당 추가 탈당파들을 흡수할 수 있다. 개혁신당은 영남에서 세를 확장할 것 같다. 다른 지역에선 국민의힘과 새미래가 철저한 선거연대로 민주당과 조국당을 포위할 것이다.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의힘과 새미래가 단일 후보를 낸다. 경기지사는 새미래 후보로, 부산시장은 국힘 후보로 단일화하는 식이다. 물론 선거 전에 합당할 수도 있다. 이 전략이 만일 성공하면 대선 전에는 확실히 합당한다. 이 당은 기존 보수정당과는 많이 다른 모습일 것 같다. 이 당의 대선 후보는 박영선이 될지도. 그때 개혁신당의 선택은 모르겠다.

국민들은 이런 변화를 어떻게 볼까. 지금 이 나라 국민들은 정치를 연극 보듯 하고 있다. 국민들에겐 팝콘각이다. 공짜로 연극 보여줘서 환호한 게 바로 조국당의 약진 아니었나. 

오세훈 시장과 원희룡 전 장관은 그때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두 사람이 윤통의 전략에 합세한다면 승산이 커지나 만일 이탈한다면. 이상 ‘여의도 뇌피셜’이었다.

커머스갤러리 송원근 선임기자 / wksong7@cmcg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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