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의 지나친 신비화 경계·김정은 홀로서기 영향인 듯
북한이 김일성 주석을 찬양하기 위해 제정한 공식 생일 명칭인 '태양절'을 '4·15'로 변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과거 사례와 비교할 경우 의도적으로 다른 용어로 대체하거나 태양절 표현만 삭제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2월 18일부터 태양절 용어를 쓰지 않고 있다. 해당 용어는 전날인 15일 노동신문에서만 한 차례 사용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김정은 총비서가 선대의 지나친 신비화를 피하려고 한다고 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19년 서한에서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게 된다"라고 밝히며 선대와 다른 선전·선동 방식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울러 이 작업이 김일성과 김정일 등 선대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김정은 홀로서기'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또 사회주의 정상국가화 추세에 맞춰 신비화와 관련된 표현의 사용을 자제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도 봤다.
한편 태양절 용어뿐 아니라 김정일의 생일인 '광명성절'도 지난 2월 김정일의 생일 이후 쓰이지 않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용어 사용을 자제한 기간이 두 달에 불과해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려면 내년 김정일 생일 이후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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