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네이버가 무료배송 시스템을 도입한다. 비록 시범운행이지만 미래 먹거리 등 사업 다각화에도 지지부진한 주가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증권가에선 무료배송 전면화 이후에도 주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5일부터 플러스 멤버십 가입자에 무료배송을 개시했다. 오는 7월15일까지 세달동안 모든 멤버십 이용자에게 매일 배송비 35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해당 쿠폰은 1만원 이상 결제시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향후 무료배송을 지속할 수 있을지 실험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소비자 피드백을 받아보고 전면화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무료배송 개시와 함께 멤버십 무료 가입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15일부터 내달 31일까지 멤버십 신규 가입자에 3개월 무료혜택을 제공한다. 네이버 멤버십의 월 구독료는 4900원으로 3개월분인 1만4700원 상당의 혜택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고객에 혜택을 늘리는 한편 신규고객 유치에 힘쓰는 네이버의 행보가 쿠팡의 최근 행보와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은 지난 12일 와우 멤버십 요금을 기존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했다.
특히 네이버의 주가가 최근 부진한 상황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 2021년 네이버의 주가는 한때 46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현재 20만원선 아래를 밑돌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중국 이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의 성장과 쿠팡 등 경쟁업체에 네이버의 주가가 오르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도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최근 하향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컴퍼니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증권사 9곳이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하향폭이 가장 큰 건 키움증권으로 기존 목표주가 대비 10만원(29.4%) 낮췄다, 낙폭이 가장 적었던 NH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2만5000원(8%) 낮췄다.
네이버는 주가 하락에 대응해 새로운 먹거리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 치지직의 서비스를 시작하는 한편, 인텔과 AI(인공지능) 연구 관련 협약도 맺었다. 하지만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서치플랫폼과 커머스 분야가 전체 매출의 63.5%를 차지해 여전히 비중이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의 무료배송 개시가 주가 상승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몰린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무료배송 전면화에도 주가 상승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쿠팡이 멤버십 비용을 올렸지만 이탈 고객의 수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탈한 고객이 있더라도 네이버의 실적 향상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이탈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해서도 “인텔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추론형 AI가 대세인 상황에 관련 사업이 전무해 시장에서 소외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과 네이버로 이미 양분된 상황이라 추가적인 프로모션에 따른 고객 이동은 적을 것”이라며 “차라리 쿠팡이 가격인상에 나선 지금 멤버십 가격을 높이는 것이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주가는 무료배송 실험을 시작한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2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종가는 전일 대비 3300원(1.81%) 하락한 17만9500원을 기록했다.
Copyright ⓒ 데일리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