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성진 기자] 과거와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 차범근(71)과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이 뛰고 있을 때도 이루지 못했다. 루디 푈러(64), 미하엘 발락(48) 등 독일을 대표한 축구 스타들을 앞세웠을 때도 오르지 못했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만년 2인자로 불린 바이어 04 레버쿠젠이 120년의 한을 풀고 우승 트로피인 마이스터샬레를 드디어 들어 올렸다.
레버쿠젠은 15일(한국 시각) 홈구장인 레버쿠젠의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29라운드에서 베르더 브레멘에 5-0으로 대승했다. 승점 3을 추가한 레버쿠젠은 승점 79가 됐고, 2위 바이에른 뮌헨(승점 63)과 승점 차를 16점으로 벌렸고, 남은 5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2023-2024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레버쿠젠 선수단은 경기 종료 후 홈 팬들 앞에서 마이스샬레를 들어 올리며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레버쿠젠의 이번 우승은 의미가 컸다. 1904년 7월 1일 창단한 레버쿠젠은 올해로 팀 창단 120주년을 맞았다. 그런데 120년 역사 동안 1부리그 우승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 시즌까지 레버쿠젠은 독일축구협회 컵대회인 DFB포칼 1회(1992-1993), 유럽축구연맹(UEFA)컵(현 UEFA 유로파리그) 1회(1987-1988) 및 2부리그 우승 1회, 3부리그 우승 2회가 전부였다. 1부리그에서는 무려 5차례나 2위에 그치며 우승과 인연을 못 맺었다. 1983년부터 6년간 레버쿠젠에서 활약했던 차범근은 UEFA컵 우승을 안겼을 뿐이다. 손흥민이 뛰었던 2013~2015년에 레버쿠젠의 리그 최고 성적은 3위였다.
그래서 ‘절대~~않다’라는 뜻의 영단어 never와 레버쿠젠의 합성어인 ‘네버쿠젠’이라는 놀림도 받았다.
하지만 스페인 출신의 샤비 알론소(43) 감독이 2022년 10월 부임한 뒤 달라졌다. 위기에 빠졌던 팀을 구해내며 2022-2023시즌을 6위로 마치더니 부임 2년 차인 올 시즌에는 강한 압박과 빠른 공격 전개, 경기 상황에 따라 변하는 수비 전술과 흔들림 없는 조직력을 앞세워 분데스리가를 정복했다.
개막 후부터 패배를 잊더니 29라운드까지 25승 4무로 우승을 조기에 확정했다. 빅터 보니페이스(11골 8도움), 플로리안 비르츠(11골 10도움), 알레한드로 그리말도(9골 12도움) 등은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활약했다.
이제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의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레버쿠젠이 남은 5경기 동안 패하지 않으면 사상 첫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팀이 된다.
유럽 축구에서 무패 우승팀은 간간이 나온다. 2003-2004시즌 아스널(잉글랜드), 2011-2012시즌 유벤투스(이탈리아) 등이 무패로 리그 우승을 했다. 하지만 분데스리가에서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이 근접했으나 1패로 몇 차례 무산됐다.
또한 레버쿠젠은 현재 DFB포칼 결승에 올랐고 UEFA 유로파리그 4강 진출이 유력하다. 결과에 따라서는 시즌 3관왕도 달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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