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1554명' 팬들 앞, 김태형 감독 5G 만에 드디어 '첫 승'…'6⅓이닝 1실점' 사직예수가 막고, 캡틴이 이끌었다 [MD부산]

'2만 1554명' 팬들 앞, 김태형 감독 5G 만에 드디어 '첫 승'…'6⅓이닝 1실점' 사직예수가 막고, 캡틴이 이끌었다 [MD부산]

마이데일리 2024-03-29 21:30:36 신고

3줄요약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
2024년 홈 개막전이 열린 부산 사직구장./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참 길었다. 김태형 감독이 2만 1554명의 팬들 앞에서 무려 5경기 만에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 '사직 예수' 애런 윌커슨의 역투와 '캡틴' 전준우의 불방망이가 이끌어낸 승리였다.

롯데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 개막전 '낙동강 더비'에서 3-1로 승리, 감격적인 시즌 첫 승을 맛봤다.

▲ 선발 라인업

NC : 박민우(2루수)-권희동(좌익수)-손아섭(지명타자)-맷 데이비슨(1루수)-박건우(우익수)-김성욱(중견수)-서호철(3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선발 투수 김시훈.

롯데 : 윤동희(중견수)-고승민(좌익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노진혁(유격수)-나승엽(1루수)-최항(2루수)-유강남(포수)-박승욱(3루수), 선발 투수 애런 윌커슨.

전날(28일) 남부지방에 내린 비의 여파로 나란히 휴식을 취한 롯데와 NC. 하지만 이날 경기를 앞둔 양 팀의 분위기는 분명 달랐다. 롯데는 지난 23일 SSG 랜더스와 개막전을 시작으로 주중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까지 개막 4연패의 늪에 빠진 상황. 반면 NC는 개막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와 나란히 1승씩을 나눠가진 후 키움 히어로즈를 연달아 꺾는 등 3승 1패로 좋은 분위기 속에서 '낙동강 더비'를 치르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

▲ 불안했던 첫 등판, 깔끔하게 씻어낸 사직 예수의 역투

롯데는 올해 개막전에서 부동의 에이스인 '좌승사자' 찰리 반즈가 아닌 애런 윌커슨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향후 매치업과 반즈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하고 홀로 몸을 만든 배경 등을 고려한 선택. 당시 윌커슨은 SSG 랜더스를 상대로 최고 구속이 147km에 머무르는 등 5이닝을 던지는 동안 6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8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투구 내용이 매우 나빴던 것은 아니지만, 두 개의 피홈런이 매우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아쉬운 첫 등판 속에서 윌커슨은 홈 개막전에 다시 한번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이날 투구는 첫 등판과 분명 달랐다. 윌커슨은 1회 선두타자 박민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출발, 후속타자 권희동을 135km 직구로 삼진 처리한 뒤 손아섭을 2루수 땅볼로 묶어내며 삼자범퇴 스타트를 끊었다.

첫 실점은 조금 일찍 나왔는데, 운이 따르지 않았다. 윌커슨은 2회 선두타자 맷 데이비슨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실점 위기에 몰렸다. 이후 윌커슨은 박건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고, 후속타자 김성욱에게 1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이때 1루수 나승엽이 치명적인 포구 실책을 범했고, 모든 주자가 살았다. 그리고 윌커슨은 서호철에게 병살 코스의 타구를 만들어냈는데, 이때 타자주자가 살게 되면서 첫 실점을 기록했다. 그래도 윌커슨은 견제를 통해 1루 주자를 지워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수비의 도움은 물론 타선의 도움도 없었지만, 윌커슨은 NC 타선을 훌륭하게 요리해 나갔다. 윌커슨은 3회 김형준-김주원-박민우로 이어지는 타선을 삼자범퇴로 요리했고, 4회에는 권희동을 유격수 뜬공, 손아섭을 1루수 땅볼, 데이비슨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윌커슨은 흐름을 타기 시작, 5회에는 박건우와 서호철에게 삼진을 솎아내는 등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마크, 6회에는 견제사를 곁들이며 큰 위기 없이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마크했다.

윌커슨이 6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자 롯데 타선도 모처럼 응답했고, 윌커슨은 승리 요건을 갖춘 상황에서 7회에도 등판을 이어갔다. 윌커슨은 시작부터 권희동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이닝을 출발했다. 이후 대주자 박영빈에게 도루를 허용하는 과정에서 포수 유강남의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무사 3루 위기에 봉착했다. 여기서 윌커슨이 손아섭을 131km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윌커슨이 손아섭을 잡아내자 롯데는 곧바로 불펜을 가동, '필승조' 최준용을 투입했다. 최준용은 첫 타자 데이비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후 박건우까지 유격수 땅볼로 묶어냈고, 윌커슨은 6⅓이닝 동안 투구수 84구,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이날 최고 구속은 147km로 직전 등판과 같았으나, 36구 중 스트라이크가 무려 27개로 커맨드가 눈에 띄게 좋아진 모양새였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정훈./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최항./롯데 자이언츠

▲ 아직도 고구마 타선이지만, 드디어 응답했다!

롯데는 이날 경기 전까지 팀 타율 0.225로 리그 9위에 머물러 있었다. 타격 사이클이 전체적으로 눈에 띄게 떨어진 까닭에 내복사근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한동희와 김민석의 공백이 매우 두드러지는 상황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에 앞서 "한두 명의 선수를 번갈아가면서 쓰는 것이 썩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선수들을 믿어야 된다. 선수들이 빨리 컨디션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지금까지 잘 풀리지 않았지만, 또 개막전은 다르지 않나. 선수들도 계속해서 집중을 해왔는데,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야 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롯데 타선은 경기 초반 '고구마' 컨셉을 계속해서 이어갔다. 롯데는 1회 선두타자 윤동희가 안타를 치고 출루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루 실패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2회 또한 선두타자 전준우가 2루타를 치고 출루했으나, 끝내 후속타는 터지지 않는 모습. 3~4회 또한 한 명씩의 주자가 1루 베이스를 밟았지만, 이렇다 할 찬스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5회 다시 한번 선두타자 최항이 2루타를 터뜨리면서 득점권 기회를 잡았는데, 이외의 타선은 묵묵부답을 어이갔다.

침묵을 거듭하던 롯데가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은 6회였다. 이날 2안타로 타격감이 절정에 달해있던 전준우가 NC의 바뀐 투수 이준호의 4구째 144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에 치기 좋은 쪽으로 향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이 타구는 사직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 전준우가 포문을 열자 이외의 롯데 타선들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롯데는 이어지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노진혁이 볼넷으로 출루, 경기 중간 나승엽을 대신해 투입된 정훈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선보이며 집념있는 플레이를 통해 내야 안타를 뽑아내며 1, 2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최항과 유강남이 연속 적시타를 터뜨리며 3-1로 달아남과 동시에 승기를 잡았다.

2024년 홈 개막전이 열린 부산 사직구장./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 2만 1554명 팬 앞에서 거둔 귀중한 승리

롯데는 타선의 부진과 마운드의 불안함 속에서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단 1승도 손에 넣지 못하고 부산으로 돌아왔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명장' 김태형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한 것을 고려했을 때 매우 부진한 스타트였다. 사령탑은 경기 시작 전부터 홈 팬들 앞에서 반드시 연패를 끊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는데, 드디어 개막 4연패의 늪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선발 '사직 예수' 윌커슨의 역투와 '캡틴' 전준우의 솔로홈런을 비롯해 최항의 결승타, 유강남의 쐐기타를 바탕으로 6회말부터 경기의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여기서 김태형 감독이 얼마나 승리를 갈망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앞두고 있는 구승민이 개막 이후 불안한 투구를 펼친 탓에 사령탑은 윌커슨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최준용에게 1⅓이닝을 맡기는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 이후 마운드 운용이 눈에 띄었다.

김태형 감독은 3-1로 앞선 8회초 2사 1루에서 '장발클로저' 김원중이라는 마무리 카드를 꺼내든 것. 이는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김원중은 등판과 동시에 김주원을 2루수 땅볼로 묶어내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그리고 김원중은 어김없이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상위타선부터 시작되는 NC의 타선을 봉쇄, 2만 1554명의 수많은 팬들 앞에서 마침내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승리는 시즌 첫 승이자, 김태형 감독의 롯데 사령탑으로서 거둔 귀중한 첫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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