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경기도가 저마다 마련한 교통비 지원 서비스를 둘러싸고 여전히 갈등 중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경기도지사·인천시장 3자 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도지사. /사진=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동카 사업에 경기도가 비협조적이라고 지적하면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의 갈등이 시작됐다. 오 시장은 기동카로 수도권 전체에 무제한 교통권 혜택을 제공하려는데 경기도가 도와주지 않아 도내 시군이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실제 오 시장은 지난 2월21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경기도지사의 선택만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연 어느 제도가 시민과 도민들이 가장 선호하는지 드러나고 각 대중교통권의 장단점도 비교 가능해질 것"이라며 경기도를 도발했다.
이에 경기도는 "(오 시장이) 도내 여러 시군에 기동카 사업 참여를 종용하며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후에도 양측은 저마다의 교통비 지원 서비스가 우월하다며 신경전을 이어왔다.
오 시장은 경기도의 유감 표명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말"이라며 재반박했다. 이어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기도민을 위해 서울시가 재정 분담을 더 많이 하겠다고 하는데 경기도가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역시 반박에 나섰다. 도는 "기후동행카드는 도 협조 사항이 아니며 서울시의 예산 60% 지원 주장의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후 김 지사는 공개석상에서 '정치적 제스처' '행태' '대단히 착각' 등 표현으로 오 시장을 저격했다.
오 시장도 지지 않고 맞받았다. 그는 "(김 지사가) 기후동행카드와 더 경기패스를 정치적인 문제로 바라보는 듯하다. 협의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 참 기묘하다"고 꼬집었다.
양 지자체에 따르면 기동카와 경기패스는 사업 방식부터가 다르다. 지난 1월 시작한 기동카는 정기권이며 오는 5월 시행 예정인 경기패스는 요금 환급 방식이다. 기동카는 월 6만2000원(3000원 추가 시 따릉이 이용 가능)을 내고 무제한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경기패스는 이용 금액에 일정 할인율(20~53%)을 적용해 페이로 환급받는다.
기동카는 월 44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경기패스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사용 횟수에 비례해 혜택이 늘어난다.
서울시와 같이 교통 인프라가 촘촘하게 갖춰진 지역은 정기권 개념의 기동카에 대한 이점이 크다. 반면 지역별로 교통 인프라 차이가 크고 대중교통 수요가 제각각인 경기도의 경우 이용 시마다 환급받는 경기패스가 더 효율적이다.
서울에 인접한 경기도 일부 시군의 경우 기동카가 더 효율적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시군은 다르다. 어떤 정책을 활용할 지는 각 시군의 판단이다. 경기도가 나서서 '된다 안 된다'를 요구할 수 없는 부분이. 다만 시민의 기동카 사용에 따른 예산 부담은 시군 몫이다.
지난 27일 기준 김포·과천·군포·고양시 등 경기도 4개 시군이 기동카 동참을 선언했다. 서울과 인접한 도시이기도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들 도시 단체장은 오 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이 때문에 이들 시군의 기동카 동참을 두고 국민의힘에서 추진하는 '메가시티' 논의의 시작점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김포시와 고양시는 서울시와 공동연구반을 운영하며 메가시티 구상의 장단점 등을 파악 중이다.
김상수 경기도 교통국장은 "정기권도 메리트는 있지만 지역의 교통 패턴을 고려해야 한다"며 "(기동카 참여는) 시군 자율 선택이다. 자율 선택에 시비 부담을 하면 된다. 경기도 입장에서는 특정 시군에만 도비를 사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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