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임종윤·임종훈 주총 승리했지만, 조직 정상화 '산 넘어 산'

한미 임종윤·임종훈 주총 승리했지만, 조직 정상화 '산 넘어 산'

더팩트 2024-03-29 00:00:00 신고

3줄요약

임종윤·임종훈 제안한 이사회 후보 5인 선임안 통과
각종 소송 앞두고 있어…갈등 봉합 시급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임종윤 한미약품 전 사장(왼쪽)이 28일 오후 경기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화성=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들은 OCI그룹과 통합하는 것보다 단독 회사로 나아가야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얻어 이사회에 입성한 임종윤·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은 자신들의 내건 공약을 실현해 주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내부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에 반대한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 측이 제안한 이사회 후보 5인 선임안이 28일 열린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이우현 OCI 대표이사를 비롯한 한미사이언스 측 후보는 모두 이사회 진입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미약품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은 두 형제인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이 쥐게 됐다. 두 형제와 경영권 갈등을 빚었던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대주주로 남게 됐다.

이번 주총에서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중요했다. 앞서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의 우호지분은 국민연금을 포함해 42.66%, 형제 측 우호지분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지분을 포함해 40.57%로 모녀 측이 다소 앞섰다. 박빙이었던 만큼 소액주주들이 승자를 선택하게 됐다.

이날 주총 표결 결과가 나오자 환호성이 터지기도 했다. 주총에 참석한 상당수 소액주주들이 두 형제를 지지한 모습이다. 소액주주들은 OCI그룹과 통합이 한미사이언스 기업가치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앞서 두 형제는 시가총액 200조원, 1조원 투자 유치를 약속했다. 지난해 매출 3조6946억원을 달성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59조원이다. 한미사이언스의 시총 200조원 목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소액주주들은 통합이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앞서 소액주주들은 연대를 결성해 통합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은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면 기업가치가 하락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수원지방법원이 두 형제가 낸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자 주가가 8% 넘게 떨어졌다. 이날 종가는 전일 종가 대비 7.29% 하락했다. 소액주주들 입장에서 통합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그널이 됐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오른쪽)과 이우현 OCI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OCI 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을 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임종윤·임종훈 '가족 갈등' 숙제 남아

한미그룹은 한미사이언스 주총을 앞두고 임주현 부회장을 그룹 경영을 아우르는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또 서진석 OCI홀딩스 사장을 한미약품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한미와 OCI 통합을 준비했다. 통합을 대비해 지주사와 계열사 경영인 인사를 단행했지만 임종윤·임종훈 형제들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됐다.

두 형제들은 송영식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과 법적 공방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법원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기갈 결정에 항소할 것을 예고했으며 한미의 공익 법인 임성기재단과 가현문화재단의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또 임주현 부회장은 임종윤 전 사장을 상대로 266억원 규모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임종윤·임종훈 전 사장은 앞서 제시한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 내부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앞서 두 형제는 1조원 투자 유치를 통해 바이오 의약품 수탁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는 커다란 계획을 밝혔다"며 "이를 속도감 있게 추진 하기 위해서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종윤 전 사장은 주총 승리 후 "어머니(송영숙 회장)와 여동생(임주현 부회장)이 저와 함께 가길 원한다"며 화해의 메시지를 건넸다. 모녀가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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