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손흥민 천국?…아니야, 아시아의 안필드야 [김정현의 싸와디캅]

태국은 손흥민 천국?…아니야, 아시아의 안필드야 [김정현의 싸와디캅]

엑스포츠뉴스 2024-03-26 15:40: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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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방콕, 김정현 기자) 태국의 수도 방콕은 서울만큼 넓다.

숙소가 있는 라자망갈라 스타디움 근처는 아직 개발이 덜 된 수도권 신도시 근처처럼 고속도로나 큰 도로를 중심으로 상업 지구나 식당이 있다. 반면 큰 도로로 가는 길엔 수상 가옥이 있는 빈민가가 존재했다. 수상가옥과 대형 빌딩이 한 눈에 들어오는, 마치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뷰'와 비슷했다. 

한국-태국 월드컵 예선을 위한 방콕 입성 3일 차인 26일, 숙소 주변 투어를 마치고 드디어 시내에 들어섰다. 극심한 방콕의 교통 체증은 서울의 올림픽대로만큼 심했다. 15km에 불과한 거리도 50분 가까이 걸렸다. 



'그랩'을 타고 도착한 시내 중심가에 방콕을 상징하는 초대형 쇼핑몰 '시암 파라곤'을 둘러보면서 푹푹 찌는 더위를 식히는 동안 리버풀 공식 스토어가 눈에 들어왔다.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태국에 리버풀 공식 스토어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태국에 프리미어리그 인기가 대단하고 손흥민을 향한 열기도 크지만, 공식 스토어가 들어와 있다는 건 그 만큼 해당 구단에 대한 열정이 엄청나다는 뜻이다. 

매장 입구부터 리버풀 팬이라면 이른바 '뽕'이 차오를 것 같다. 대형 스크린으로 리버풀 영상이 계속 재생되고 있고 '우리는 리버풀(We are Liverpool)'이라는 문구가 팬들을 맞이한다. 

스크린 오른쪽에는 리버풀의 유명한 캐치프레이즈인 '유 윌 네버 워크 얼론(You'll Never Walk Alone)'이 적혀 있다. 그 아래에는 구단의 레트로 유니폼과 티셔츠, 그리고 각종 의류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최근 유행하는 레트로 유니폼들은 과거 1980년대에서 1990년대 리버풀이 주로 입었던 유니폼이나 트랙탑이 보였다. 



그 오른쪽으로는 작지만 리버풀의 홈, 원정, 써드킷 유니폼이 걸려 있는 라커룸 벤치가 있어 마치 포토존처럼 꾸며놓았다. 

반대편에는 2023-2024시즌 리버풀의 홈, 원정, 그리고 써드킷 유니폼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또 국내에서 찾기 힘든, 리버풀 구단 지분을 보유한 르브론 제임스와의 콜라보 제품도 판매돼 눈길을 끌었다. 또 공식 스토어 답게 리버풀 멤버십 가입 시 받을 수 있는 멤버십 굿즈들도 눈에 띄었다. 

방콕에 공식 스토어가 개장한 건 지난 2019년 9월이다. 기자가 방문한 쇼핑몰의 스토어가 문을 연 건 지난 2021년 3월이다.  물론 이 공식 스토어는 태국에선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파타야 해변에 태국에 첫 리버풀 공식 스토어가 개장했다. 현재 태국에는 방콕, 파타야, 치앙마이, 푸켓에 공식 스토어가 있다. 

리버풀이 태국에 이렇게 여러 개 공식 스토어를 연 이유가 궁금해져 점원에게 이유를 물었다. 점원은 "리버풀이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구단"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다른 대형 쇼핑몰에 공식 스토어가 하나 더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태국 구단주가 소유한 레스터 시티가 있음에도 태국 축구 팬들은 리버풀에 더 열광하고 있었다.

이유는 오래된 역사에 있었다. 태국의 리버풀 팬클럽은 이미 1995년 창설돼 활동 중이었고 올해로 29주년을 맞았다. 2025년이면 30주년을 맞는다. 1992-1993시즌 프리미어리그 창설 전후로 이미 태국에서 프리미어리그, 특히 당대 최고의 잉글랜드 구단이었던 리버풀을 좋아한 것이다. 

리버풀은 지난 2019-2020시즌 위르겐 클롭 감독 시대에서 사상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 이전 30년 간 리버풀은 잉글랜드 1부 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리버풀은 이른바 '붉은 제국'으로 불릴 만큼 무수히 많은 1부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리버풀은 리그 트로피만 11번을 들어 올렸다. 이 시대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4회, UEFA컵 우승 2회를 기록하며 유럽에서도 명성을 날렸다. 이때 당시 리버풀을 좋아하게 된 태국 팬들이 오랜 시간 자리잡은 것이다. 

리버풀은 코로나19가 풀린 첫 시즌인 2022-2023시즌에 태국으로 아시아투어를 오기도 했다. 이전에도 2015-2016시즌에 방콕을 오는 등 태국과 인연이 깊다.

점원 역시 "태국 축구 팬들이 리버풀을 좋아한 역사가 오래 됐다"라며 태국에 많은 리버풀 팬들이 있다고 전했다. 태국의 한 리버풀 팬사이트는 다가오는 5월 4일 오후 9시 열리는 리버풀과 토트넘 홋스퍼의 리그 안필드 경기를 메인으로 한 투어 상품을 판매 중이다. 리버풀과 아시아 최고 스타 손흥민의 경기를 보기 위한 상품이다. 




이 점원은 공교롭게도 라자망갈라 스타디움 근처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과의 경기가 정말 기대되고 중요한 경기"라고 말한 그는 아쉽게도 경기장이 아닌 TV로 경기를 본다고 말했다. 근무가 오후 늦게 끝나는 탓이다. 기자는 점원과 좋은 경기를 보자고 다짐하고 작별 인사를 했다. 


사진=방콕 김정현 기자, 리버풀 태국 팬 사이트 캡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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