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상 소설가의 책장

이미상 소설가의 책장

채널예스 2024-02-21 09:16:39 신고


작가들은 평소 뭘 보고 듣고 읽을까?
언젠가 영감의 원천이 될지도 모를, 작가들의 요즘 보는 콘텐츠.




팟캐스트 <회랑> 

강덕구, 이재원, 한대호 진행


강덕구, 이재원, 한대호가 진행하는 영화 팟캐스트. 개별 영화를 설명하고 해석하기보다 자신들이 설정한 큰 주제, 예컨대 ‘금기와 영화’, ‘폴 토마스 앤더슨 전작’, ‘저속한 작가주의’ 등을 중심에 두고 생각을 펼쳐 나간다. 방송을 듣고 오래전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영화 잡지를 사 보던 기억이 떠올랐다. 영화 자체보다 영화를 둘러싼 두터운 논의를 접하며 쾌가 깊어지고 흥분이 고조되던 과거의 날들을 다시금 여기로 데려오는 방송. 방송에서 다루는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듣는 데 어려움이 없고 충분히 재미있다는 점도 좋다.




드라마 <형>

황은진 연출 / 김운경 각본


작년 겨울부터 우리 집안은 드라마 <형>에 미쳐 등장인물들을 따라 어설픈 충청도 사투리로 말하고 있다. 드라마 작가 김운경의 팬으로서 <서울의 달>은 여러 번 보았지만 총 118부작에 달하는 1991년 작 <형>에는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고 지금도 도전 중이다. 특히 아역 배우들이 열연하는 초반부를 좋아한다. 한 장면을 소개하자면, 6.25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동식은 머리가 비상하지만 학교 다닐 돈이 없어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한다. 어느 날 동식이 몰래 들어간 학교에서 아이들은 캐럴을 부르고 있다. 그 모습을 한참 보다 나온 동식이 운동장 그네에 혼자 앉아 교실을 노려보며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항의하듯 고함치듯 부르는 장면. 그리고 그네의 쇠사슬을 꼭 잡은 너무도 작은 아이의 손.




자료집 『2024 체제전환운동포럼 : 우리의 대안을 조직하자』


올해 2월에 ‘2024 체제전환운동포럼’이 열렸다. 포럼 참가자에게는 다양한 시민단체가 작성한 두툼한 자료집이 제공되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이해하고 변화를 도모하는 데 중요한 여러 주제가 포함되었을 뿐 아니라 내용도 심도 깊어 소중한 자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포럼 측은 어렵게 만든 귀한 책자를 참가한 사람만 가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나누어 준다. 아래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료집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향후 포럼 발표도 유튜브에 업로드될 예정이라고 하니 혜택을 감사히 받아보자.





드라마 <박새~ 사십부터~>

나루세 토모카즈 감독 / 히라키 마리 각본

 

사실 나는 이미 한 차례 채널예스에서 오오쿠 아키코 감독의 일본 드라마 <박새~ 사십부터~>를 소개한 바 있다. 중복이라도 어쩌랴 올해도 나는 이 드라마에 빠져 있는데. 왓챠피디아의 코멘트를 보면 <박새~ 사십부터~>는 초반부의 강렬함에 비해 후반부는 김이 새는 전형적인 용두사미 드라마로 평가된다. 그러나 나는 훌륭한 불륜물인 초반부와 서사가 다소 파편화되고 여러 장르가 혼합되며 불륜 드라마 특유의 감정선이 무너지는 생뚱맞은 후반부라는, 두 요소의 콤비네이션이야 말로 이 드라마를 질리지 않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며 울면서 우리 박새 동지들에게 묻고 싶다. 그리고 감히 주장하건대 남자 주인공 이타가키 리히토는 일본의 티모시 샬라메, 아닌가요? 




『아빠의 어쩌면책』

팀 오브라이언 저/이승학 역 | 섬과달


컴퓨터 모니터 바로 뒤,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올려둔 책. 팀 오브라이언의 베트남전쟁 참전 경험을 담은 위대한 소설도 물론 좋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가 두 아들을 위해 쓴 에세이를 훨씬 자주 읽는다. 다른 일을 하다가도 괜히 책을 집어 들어 아무 페이지나 열어 한두 장 읽고는 다시 하던 일을 하는 식. 압도적인 작품보다 늘 더 좋아하는 것은 사실 이런 책이다.


아빠의 어쩌면책
아빠의 어쩌면책
팀 오브라이언 저 | 이승학 역
섬과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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