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1월, SK·삼성 12월 임원인사 예정
불확실한 경영환경 ‘안적 속 쇄신’ 추구 전망
[아시아타임즈=조광현 기자] 연말 인사 시즌이 돌아왔다. 장기화되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인한 소비 부진이 계속되면서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올해를 넘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재계는 공통적으로 ‘안정 속 쇄신’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서든데스’(돌연사)란 말이 나올 정도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그룹 조직은 유지하면서 계열사 CEO를 교체하는 방식을 선택할지 재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주요 그룹들은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연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특히 30대 그룹의 사내 이사급 경영진 중 내년 상반기 중 임기 만료를 앞둔 임원 수가 1087명이에 달하고, 이 가운데 최고경영자(CEO)에 해당하는 대표이사만 525명으로 조사되는 등 인적 쇄신에 대한 전망이 흘러나온다.
우선 지난해 12월 5~6일 사장단·임원 인사를 단행한 삼성그룹은 예년과 비슷한 시기인 12월 초 인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첫해였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이 부진하면서 임원 승진 폭이 줄어들 것이란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이었던 지난 2021년 214명을 승진시켰다. 다만, 지난해 승진 임원 숫자가 187명으로 줄었고, 올해는 이보다 더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를 이끄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계현 DS(반도체) 부문 사장은 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회장의 임기는 2026년 3월, 경계현 사장은 2025년 3월이다. 또 그룹 컨트롤타워가 다시 만들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경영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SK그룹의 인사는 12월 초 단행될 예정이다.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 직후인 11월 말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예년과 마찬가지로 12월 초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올해 인적 쇄신의 폭이 그 어떤 그룹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SK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2016년 이후 7년 만에 ‘서든 데스(돌연사)’를 다시 꺼내 들었다.
이에 따라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SK스퀘어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네 명의 그룹 부회장단 교체 여부가 주목받는다. 부회장단이 교체될 경우 후임으로는 박성하 SK스퀘어 사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장용호 SK실트론 사장 등이 거론된다.
LG그룹은 11월 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임원 인사는 지난해와 비슷한 지속가능한 성장, 미래설계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계열사 CEO 중에서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배두용 LG전자 대표이사 부사장 등이 내년 3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다만, 이들 모두 올해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 만큼, 연임 가능성은 크다는 관측이다.
동시에 지난해 1월 LG전자 대표로 취임한 조주완 사장과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역시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유력한 부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롯데그룹은 다음 달 초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관심사는 경영 수업에 속도를 내는 롯데가 3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거취다.
앞서 재계서는 신 상무가 화학분야에서 그룹의 핵심축인 유통 부문으로 진출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침체 여건 속에서 고전하는 유통 부문보다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신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정기 인사를 발표한 기업들 역시 이러한 기조를 보였다. 그러면서 오너 3세들의 승진이 눈에 띄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 이규석 부사장과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서강현 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 인사하고,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에 이 사장을, 현대제철 대표이사에 서 사장을 선임했다.이번 인사는 사업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리더를 주요 그룹사의 신임 대표이사로 전진 배치해, 성과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미래 핵심 전략 수립 및 실행을 가속화한 것이 특징이다.
LX홀딩스는 올해 인사에서 지난해 3월부터 구본준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경영을 책임져온 노진서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했다.
HD현대그룹은 HD현대인프라코어 오승현 대표이사 부사장과 HD현대중공업 강영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그러면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화그룹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전무)도 올해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S그룹 오너가 3세 구동휘 LS일렉트릭 비전경영총괄 대표(부사장)는 LS MnM의 COO로 자리를 옮겼다. 구 부사장은 ㈜LS, E1, LS일렉트릭 등을 두루 거치며 미래 성장 사업을 이끌어 온 차세대 경영자로 평가된다.
재계 관계자는 “인사를 앞두고 여러 하마평이 나오고는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며 “대상자 모두 숨을 죽이고 인사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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