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한스경제 이정인 기자] “정용진(55) 구단주가 성적과 육성을 모두 잡으라는 어려운 숙제를 주셨다. 제 경험을 잘 활용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
이숭용(52) SSG 랜더스 신임 감독은 21일 인천 연수구 홀리데이 인 인천 송도 호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성적과 선수 육성을 다잡겠다고 다짐했다.
SSG는 17일 제9대 감독에 이숭용 전 KT 위즈 육성총괄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2년 총액 9억 원(계약금 3억 원·연봉 3억 원)이다.
경희대 졸업 후 1994년 2차 지명 전체 1번으로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한 이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와 히어로즈를 거쳐 2011년까지 18시즌 동안 2001경기에 출전했다. 현대 왕조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총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또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춰 선수 시절 5년간 팀의 주장을 맡았다. 은퇴 후에는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다 KT에서 타격코치, 단장, 육성총괄 등 현장과 프런트의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SSG 구단은 "이 감독이 개방적 소통과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번트형 리더십'을 갖췄으며 특히 선수 중심의 사고와 강한 신뢰 관계를 형성해 하나된 팀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로 판단했다"며 "코치, 프런트 경험을 바탕으로 육성 시스템 및 KBO 야구 트렌드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보유했다. 시즌 운영 통찰력을 겸비해 단기간 내 구단의 지향점에 도달할 수 있는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 감독은 취임식에 참석해 SSG 제9대 사령탑으로 공식 부임했다. 취임식에는 민경삼(60) SSG 대표이사와 김성용(53) 단장이 자리했고, 선수단 대표로는 최정(36), 김광현(35), 노경은(39), 오태곤(32)이 참석했다. 민경삼 대표이사는 김 감독에게 흰색 홈 유니폼을 전달했고, 김성용 단장과 오태곤은 꽃다발로 새 감독을 환영했다. 이 감독은 취임식 후 기자회견에서 “야구 선수 출신이라면 누구나 감독을 꿈꾼다고 생각한다.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SSG 관계자분들에게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더욱 뜻깊은 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인천으로 돌아와서 감독 생활을 하게 된 점이다. 인천 팬들을 다시 만나게 돼서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감독 앞에 놓인 핵심 과제는 세대교체다. SSG는 올해 선수단 평균 연령이 28.9세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더뎠고, 베테랑 의존도는 높았다. SSG가 계약 기간이 2년 남은 김원형(51) 전 감독을 경질하며 내세운 명분도 세대교체다. 이 감독은 이날 구체적인 목표를 언급하는 대신 육성과 신구조화를 강조했다.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현재 베테랑이 주축인데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야 한다”며 “단장을 하면서 느낀 점은 결국 젊은 선수들을 1군에서 기용해야 육성이 된다는 것이다. 가능성 있는 어린 선수들이 1군에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하겠다. 손시헌(43) 2군 감독과도 자주 소통할 생각이다. 제로베이스에서 선수들을 보겠다. 열심히 하고 절박한 선수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또 2군에서 추천하는 선수도 적극적으로 쓸 계획이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원 팀’ 정신과 프로의식을 강조했다. “선수 시절부터 원 팀 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팀에 해를 끼치는 선수에겐 무서운 선배가 될 것이다. 또 프로 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야구장에 나오면 선후배 관계보다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보 감독’인 이 감독은 전 동료 이강철(57) KT 감독, 염경엽(55) LG 감독과 지략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이숭용 감독과 이강철 감독은 KT에서 단장과 감독으로 호흡을 맞췄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 시절 이 감독과 룸메이트를 했을 정도로 절친한 사이다. 이숭용 감독은 “이강철 감독님과 염경엽 감독님은 팀을 우승으로 이끈 감독이다. 저는 초짜 감독이지만 그라운드에선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 감독은 등번호 71번을 달고 선수단을 지휘한다. 등번호로 71번을 택한 이유를 묻는 말에 “제가 1971년생이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71번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팬들에게 "우리 랜더스 더 많이 사랑해 주시면 보답할 수 있게끔 활기찬 야구, 열심히 뛰는 야구, 많이 이길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 많이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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