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소희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이 전세계적 석유 수요 증가로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내 3대 은행인 씨티그룹은 내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로 하락할 것으로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3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하이탐 알가이스 사무총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하루 평균 석유 수요가 240만배럴 가량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고유가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 판단했다. 최근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생산량 조절 속에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때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았던 원유 가격은 올해 5월 70달러(약 9만4500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자발적인 감산 정책 여파로 지난 3분기 유가는 28% 상승했다.
◇OPEC 사무총장 "투자 부족, 에너지안보 위협"=알가이스 사무총장은 유가의 고공행진 가능성이 높다면서 "2045년까지 석유산업에 최소 12조 달러(약 1경6300조 원)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과소 투자가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 산업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가가 100달러까지 갈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OPEC는 전망 가격을 내놓지 않았다"면서도 "가장 주목할만한 투자 부족을 비롯해 이 가격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들은 한동안 존재해왔고 계속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씨티그룹 "4분기 들어 하락세 전망"=반면 에드워드 모스 씨티그룹 원자재리서치부문 글로벌본부장은 이날 4분기 전망 보고서에서 "브렌트유에 대해 올해 4분기 평균 82달러, 내년 평균 74달러로 약세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씨티그룹은 100달러대가 지속 불가능하다면서도 단기간에 이 가격을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와 RBC캐피탈도 향후 12개월내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유가는 4분기 들어 하락세로 돌아서고 2024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는 게 씨티그룹의 관측이다.
씨티그룹은 이에 대한 근거로 △미국과 브라질, 캐나다, 가이아나 같은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비(非)회원국의 생산량이 늘고 있고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수출이 증가한 점을 들었다. 아울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80달러대로 내려가 강세론은 힘을 잃었다는 판단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11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88.82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97달러(-2.17%) 하락했다.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49달러(-1.62%) 내린 배럴당 90.71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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