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저평가, 오히려 주주행동주의 투자 기회...상속세율 낮춰야"

"한국 증시 저평가, 오히려 주주행동주의 투자 기회...상속세율 낮춰야"

아시아타임즈 2023-09-19 23:30:01 신고

[아시아타임즈=김지호 기자] 국내 증시의 저평가 현상이 지겹도록 계속되는 가운데, 오히려 주주행동주의 관점에서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1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한국투자의 힘 투자세미나'에서 첫 번째 연사로 나서 "우리나라는 상장기업이 비상장기업에 비해 기업 가치가 더 낮은 특이한 구조로 좋은 기업을 싸게 사는데 집중하면 그 차이 만큼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는 취약한 기업 거버넌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과 높은 배당소득세율 문제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와 달리 국내 상법 제382조의3이나 판례가 이사의 수탁자 의무를 '주주'가 아닌 '회사'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어 이사들이 대주주 이익만을 위해 일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image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19일 '한국투자의 힘'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회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상속세율 평균은 27.1%지만 우리나라는 시가 기준으로 최대 60%에 달한다. 또한 배당소득세율 역시 OECD 회원국 평균이 28.3%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50%에 달한다. 한국증시의 주주환원율은 18%로 중국(33%)는 물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49%)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에 좋은 회사들이 많은 이유는 거버넌스가 잘 되고 있어 자본시장이 자동으로 돌아가고 이런 신뢰를 기반으로 자본조달 비용이 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에서 경쟁을 하는데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자본 조달 비용이 너무 비싼데,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이제 자본시장이 정상화돼야 한다"며 "우리나라와 산업구조가 비슷한 대만 같은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배 정도 되는데, 집중투표제가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고 거버넌스가 상당히 똑바로 돌아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증시에서 자금 조달을 못 하는데, 문제가 생기면 세금으로 다시 도와줘야 한다"며 "국내 주식 10% 후반대의 비중인 국민연금도 PBR이 2배로만 가치를 늘려도 연금 고갈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강제로 누구를 힘들게 하지 않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딜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주주들도 손해보지 않게 세금제도 등을 합리화하고 이사회의 주주에 대한 의무도 강화를 해서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일본과 같이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일본은 도쿄거래소와 금융당국이 나서 PBR 1배 이하 상장기업들에 저평가 원인 해소 등을 요구하며 압박해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가져왔다.

이 대표는 "일본과 우리나라는 법 체계가 비슷하다"며 "일본도 해서 증시의 르네상스가 일어났고 경제가 좀 성장을 덜하더라도 주식시장은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발표에 나선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3부장 역시  "미국은 1980년대에 행동주의 펀드와 일반주주들의 주주제안이 시작된 이후 1990년대 주주환원이 본격화됐고, 현재까지 기업 주가에 있어서 주주환원이 핵심 요소"라며 "정부의 금융시장 선진화 정책 및 기업 세대교체 시점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향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부장은 특히 "기업들의 지배구조 및 주주환원 기조 변화는 기업가치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는 중견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의 주주환원 변화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국내 유일 액티브 ETF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면서 기업의 주주환원 및 지배구조 변화에 관심 많은 이들에게 적합하다"고 언급했다.

IT산업에 대한 발표를 맡은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올 상반기에는 인공지능(AI)과 메모리 사이클의 바닥이 중첩되면서 반도체주가 급등했지만, 하반기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스마트폰과 PC, 일반 서버의 수요가 회복되며 전공정 관련주의 키 맞추기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메모리 반도체는 범용이고 시스템 반도체는 주문형으로, 메모리 반도체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크다"며 "당연히 대만 TSMC에 비해 국내 업체들이 디스카운트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주문형 메모리로 사실상 이 시장에서 이 정도 규모의 주문형 메모리 시장이 생긴 것은 처음"이라며 "HBM시장은 향후 연평균 성장률이 80% 정도로 추정돼 비중이 높아질 수록 멀티플(주가 배수) 리레이팅(재평가)를 해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곽찬 주식리서치부 수석은 "보조금 축소와 충전 인프라 문제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단기 위축 현상을 나타내며 국내 관련 기업의 단기 목표치는 하향된 반면, 국내 반도체 공급망 관리(SCM) 기업의 가동률은 상승이 전망된다”며 “하반기 DDR5 생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 충족을 위한 부품 구매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투자테크펀드는 2분기 말부터 2차전지 비중을 축소한 반면, 국내 반도체 SCM 기업 비중은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세상이 테크 기업들이 지배하는 세계로 바뀌었고 테크 기업들이 기술 발전을 이어가는데 반드시 없어서는 안 되는 게 반도체 산업"이라며 "모든 테크 산업은 반도체 없이 돌아갈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주된 요인은 상속세"라며 "박탈적인 상속세에 대한 세제적인  개선이 있어야 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도가 바뀌지 않더라도 메리츠금융그룹과 같이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추가로 주가가 상승하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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