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최현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700억 원' 자동차가 화제다.
지난 13일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 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4년 반 만에 열린 북·러 정상회담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약 1,000km 떨어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진행됐다. 이날은 정상회담 소식 외에도 푸틴이 직접 타고 온 자동차를 김정은에게 소개해 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푸틴의 자동차는 러시아의 고급차 브랜드 '아우루스'가 제작한 세나트 리무진으로 알려졌다. 미국 대통령 의전 차량인 '캐딜락 원'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동차다. 2018년 푸틴의 대통령 4선 취임식에서 처음 사용된 이후 국빈 방문 등 중요한 행사마다 운행했다. 모스크바 국립 자동차 연구소가 차량 설계를 담당했다.
차량의 전면은 전면을 가득 채우는 세로형 그릴이 시선을 끈다. 과거 소련 시절 국가원수 의전차량인 ’ZiS-110‘의 세로 그릴을 오마주 했다. 동일한 형태의 세로형의 전면 그릴을 사용한 롤스로이스 팬텀과 비교해 무게감과 웅장함이 더해졌다. 측면은 길게 연장된 B 필러가 특징이다. 길게 솟은 필러로 널찍한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트렁크로 떨어지는 루프라인은 전형적인 대형 세단의 모습이다.
실내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리얼 우드를 적용했다. 또한 손에 닿는 모든 부분을 고급 가죽으로 마감했다. 핸들에는 러시아의 국장을 넣어 러시아 의전차량임을 드러낸다.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에는 방음 기능을 제공하는 파티션이 설치되어 있다.
세나트 리무진의 최대 특징은 바로 안전성이다. 방탄 차체는 폭탄과 화학무기 공격에도 강한 저항을 갖는다. 심지어는 차가 물에 완전히 잠기더라도 일시적인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는 손상에도 장기간 주행이 가능하며, 차체를 구성하는 모든 창문은 6cm 두께의 강화유리로 구성됐다. 화생방 공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하는 공기 압축 시스템, 야간 투시경 카메라, 탈출용 비상구 등을 갖추고 있다.
주행 중 피할 수 없는 충돌을 앞두고 있는 경우, 조수석 시트는 자동으로 안전한 위치로 이동된다. 이 상황에서는 모든 안전벨트가 자동으로 조여지는 동시에 모든 문과 창문을 잠근다. 러시아 인공위성들과 연결된 내부 통신 시스템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교신이 가능하도록 했다.
세나트의 길이는 7,010mm, 무게는 7,200kg에 달한다. 자세한 제원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850마력 V12 터보차저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차량의 가격은 124억 루블(1,700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우르스 세나트의 일반 대중 판매용 버전은 2019년 3월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공개됐다. 롤스로이스 팬텀 LWB보다 큰 크기로 주목을 받았다. 2021년 첫 생산이 시작되었다는 보도도 있었으나, 이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현재는 생산이 중단됐다.
chj@autotribune.co.kr
Copyright ⓒ 오토트리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