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달러 환율 이미지. ⓒ연합뉴스
원화 환율 변화율이 최근 들어 다른 통화 대비 높은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는 등 국내 요인에 일부 기인한 것이란 설명이 나온다.
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3년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최근 환율 변동성과 변화율의 국제 비교 및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글로벌 금융위기(GFC) 이후 원화 환율 변동성은 장기평균(지난 2010년 1월부터 올해 4월·0.5%포인트)을 중심으로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시작한 지난해 3월 이후 장기평균을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화 환율 변동성의 장기평균(0.5%p)은 주요 34개국 평균치(0.62%p)와 중간값(0.58%p)보다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대부분의 선진국과 남미 신흥국들보다 변동성이 낮지만 중국, 대만, 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총 31개국)을 대상으로 패널분석을 수행한 결과, 금융 개방도와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높을수록, 환율제도가 유연할수록, 달러화 유동성이 낮을수록 환율 변동성은 확대됐다.
이는 환율 변동성이 금융 개방도가 높은 선진국에서 상대적으로 큰 반면, 자본 통제가 강하고 경직적인 환율 제도를 채택한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작게 나타난다는 경험적 사실에 부합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달러화 강세를 유발한 이벤트 기간 중 주요국 통화의 환율 변화율을 비교해 보면 원화의 변화율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여기서 말하는 이벤트는 ▲유로지역 재정위기(2011년 8월 29일부터 2012년 7월 24일까지) ▲미 통화정책 정상화(2014년 7월 1일부터 2015년 3월 13일까지) ▲미·중 무역분쟁(2018년 4월 16일부터 2018년 8월 14일까지) 등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이후부터 올해 초까지 미 달러화가 강세와 약세를 오가는 과정에서 원화의 환율 변화율(절댓값 기준)은 다른 통화의 평균치를 상당 폭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월 중에는 원화 환율 절하율이 타 통화 평균치를 두 배 이상 상회하면서, 34개국 중 가장 높은 절하율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중 예상치 못한 원화 환율 상승 폭의 40%가량은 무역수지 충격으로 설명됐으며, 미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 예상도 절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한은은 판단했다.
실제 올해 초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한 태국, 남아공, 아르헨티나, 러시아 등도 2월 미 달러화 강세 국면에서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절하됐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화 환율 변동성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왔으며, 동아시아 국가보다는 높지만, 여타 국가들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우리나라가 동아시아 국가에 비해 금융 개방도 및 환율 제도의 유연성이 높고, 선진국보다는 금융 개방도가 낮은 데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원화 환율 변화율도 글로벌 이벤트 기간 중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여왔지만, 최근 들어 여타 통화에 비해 높은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무역수지 적자 지속 등 국내 요인에 일부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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