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숙원' 푸나…LG, AI 반도체 개발

구본무 회장 '숙원' 푸나…LG, AI 반도체 개발

데일리임팩트 2023-06-07 22:49: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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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타워/사진=LG그룹
LG트윈타워/사진=LG그룹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LG그룹이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나선다. 

챗GPT 등 생성형 AI 출연으로 전세계 주요 기업들이 관련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LG그룹은 국내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과 손잡고 차세대 AI 반도체와 생성형 AI를 개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7일 LG AI연구원이 퓨리오사AI와 차세대 AI 반도체와 생성형 AI 관련 공동 연구·사업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LG AI연구원은 지난 2020년 설립된 전담조직이다. 

양사는 AI 반도체 연구 생태계를 구축한다. 기술 협력 로드맵을 마련하고 협업 범위를 넓혀 초거대 AI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차세대 AI 반도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퓨리오사AI는 내년 상반기 2세대 AI 칩인 레니게이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LG AI연구원은 퓨리오사AI가 개발 중인 2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를 활용해 기술 검증을 실시한다.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인 엑사원 기반의 생성형 AI 상용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퓨리오사AI는 초거대 AI 모델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AI 반도체 개발을 맡는다. 이를 위해 LG AI연구원의 평가와 검증을 설계·개발·양산 전 과정에 반영한다. 

신속한 상용화와 유기적 협업을 위해 LG AI연구원은 양측의 '가교'를 맡을 담당자를 지정했다. 암무형 어플라이드 AI 연구 그룹장(상무)이 퓨리오사AI와의 공동 연구·사업 모델 발굴을 맡게 된다. 임 상무는 현재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AI 모델 개발을 이끌고 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LG AI연구원과 협력해 AI 반도체와 생성형 AI 기술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양사는 인류의 삶에 도움이 되는 AI를 만들자는 비전을 공유, 강한 자생력을 갖춘 AI 기술 생태계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AI 연구 생태계 외연을 넓힘에 따라 기술 고도화가 탄력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AI 반도체와 생성형 AI 상용 서비스 개발에 본격 나서면서 AI 대중화를 선도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구광모 회장은 그룹의 DNA를 바꿀 시점에 도달했다고 판단, AI 역량 강화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 활용도를 높이는 '디지털 전환(DX)'만으로는 미래 산업 분야에서 추격자 신세를 면키 어려워서다. 

'AI 기술이 고객의 삶을 더 가치있도록 돕는다'는 신념 아래 그룹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AI를 점찍고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인재 확보·AI 연구개발에 2000억원, 초거대 AI 개발에만 약 1200억원을 투입했다. 2027년까지 기술 혁신과 인재 확보를 위해 AI·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3조6000억원을 더 투자한다. 

국내외 연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AI대학원을 세워 실무진 역량을 높이는 등 올해까지 1000명의 자체 전문인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지난해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 LG AI 리서치센터를 세웠고 미국 미시간대, 캐나다 토론토대, 서울대와 연구협력도 진행 중이다. AI 선행기술을 내재화함으로써 사업의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덕분에 경쟁사보다 진출은 늦었지만 빠르게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초거대 AI, 엑사원을 내놓은 데 이어 사업별 핵심역량을 강화할 AI 모델을 선보였다. AI 개발을 위한 서비스 플랫폼, 엑사원 유니버스와 상위 1% 전문가를 지향하는 디자인 플랫폼, 엑사원 아틀리에도 공개됐다.

AI 반도체와 생성형 AI 연구로 인해 LG그룹 내 AI 활용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초거대 AI는 원천기술이기에 산업 현장에 적용하려면 업종별 특성에 따라 추가적인 학습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시간과 자원이 투입돼야 한다. 기업의 부담이 큰 것"이라며 "활용범위를 넓히기 위해 AI를 경량화·최적화해야 하는데 반도체, 특화모델 등 자체 솔루션 역량을 갖추면 다양한 상용서비스를 신속하게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반도체가 최적화될수록 AI 서비스 경쟁력이 높아진다. AI 반도체로 불리는 신경망처리장치(NPU)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데다, 추론 성능 또한 높아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LG그룹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선 것을 두고 기술 고도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LG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 주도로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매각해야 했다. LG반도체는 이후 현대를 거쳐 SK의 품에 안기며 '하이닉스'로 승승장구한 터라 고(故0 구본무 선대회장에게 쓰린 기억으로 남았다. 

이미 전자 계열사를 이끄는 중심축, LG전자를 통해 AI 반도체 역량을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LG전자는 지난달 30일 캐나다 AI 컴퓨팅 설계기업인 텐스토렌트와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두 회사의 협업을 통해 개발되는 AI 반도체는 LG전자의 스마트TV와 차량용 전장부품, 데이터센터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해 5월에는 독일 시험·인증전문기관인 TUV라인란드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ISO 26262 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인증은 차량에 탑재되는 전기·전자 장치의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한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표준규격이다. 특히 D등급 부품을 개발할 수 있는 자동차안전무결성수준(ASIL)을 인정받았다. 완성차 업계가 요구하는 수준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을 내재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차량용 반도체와 AI 반도체는 향후 전망이 밝은 분야다. 자율주행을 탑재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수요가 늘 수밖에 없어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22년 450억달러(약 53조2300억원) 수준이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2030년 1100억달러(약 130조13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AI 반도체 역시 고성장이 예고됐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2028년까지 AI 시장이 연평균 약 40% 성장해 9970억77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만큼 AI 반도체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이 차량용과 AI 반도체 등 핵심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매출 증대에 기여할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화를 타진하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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