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우리가 소주를 찾을 때, 화나거나 힘들 때 찾지 않습니까? 저 역시도 빡칠 때, 술을 많이 찾습니다. 그래서 ‘빡치주’라고 이름을 지어봤습니다” - 드라마 ‘좋좋소’ 조충범 대사 中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았다는 ‘개빡치주’가 편의점에 진출했다. 재미 요소를 더한 독특한 이름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으나, “비속어를 제품명으로 선정한 것은 선을 넘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최근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빡치주’와 ‘개빡치주’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좋좋소’의 주인공 조충범의 대사를 통해 탄생했다.
이 제품은 ‘직장인들의 빡침을 위로하는 술’, ‘빡칠 때 찾는 술’이라는 의미를 담아 상품명을 정했다. 국내산 쌀과 물, 누룩으로만 만든 증류주다. 빡치주는 25도, 개빡치주는 40도다. 가격은 각각 1만5900원, 1만9900원이다.
다소 거침없는 제품명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긍정적으로 보는 소비자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독특한 네이밍은 필수다”, “위트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 정도로 불편하지 않다”, “기억에 확 남는다”, “취지가 공감된다”, “마셔보고 싶다” 등의 의견을 보였다.
반면, “드라마 팬을 위한 한정판까진 이해하지만 대중적으로 판매하기엔 저속하다”, “비속어로 상표 허가가 나온 게 의문”, “소비자 수준을 이 정도로 본다는 메시지”, “이러다 킹받주도 나오겠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상품이 아닌 마케팅에만 치우친 차별화에 소비자가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후죽순 협업이 쏟아져 결국 내리막길을 걸었던 수제 맥주 시장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던 수제 맥주 시장에서 실제 살아남은 제품은 몇 없다”며 “몇 년 전 ‘괄도네넴띤(팔도비빔면)’을 따라 하려다 뭇매를 맞은 마케팅도 있듯이 특이한 상품명도 지나치면 결국 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독특한 제품명은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빡치주와 개빡치주는 지난해 온라인으로 한정 판매를 진행했는데 3만병 모두 완판됐다. 최근 GS25가 쿠캣의 초성을 따 출시한 ‘ㅋㅋ만두’는 자체 냉동 간편식 판매 실적에서 ‘비비고’와 ‘고향만두’를 제치고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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