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상위권’ 롯데 자이언츠. 최근 롯데의 5년간(7위-10위-7위-8위-8위) 성적을 봤을 때 매우 어색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매서운 ‘기세’의 롯데가 고급야구를 펼치며 순위표 상단에 있는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롯데는 26일 오후 6시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5승(15패)째를 올린 롯데는 1위 LG 트윈스와 2경기 차를 유지한 채 3위를 지켰다.
이날 롯데는 '고급야구'를 선보였다. 선발투수가 이닝을 길게 끌어주고 타선은 필요한 득점을 올렸다. 불펜투수들은 경기 후반을 안정적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벤치도 묘수로 팀승리에 보탬이 됐다.
먼저 선발투수로 나선 스트레일리가 6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1회말 선두타자 김준완에게 안타를 맞은 스트레일리는 이후 5회말 이지영에게 안타를 내주기 전까지 무려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치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타선은 많은 득점은 아니지만 적재적소에 필요한 점수를 올렸다. 특히 선취점의 과정이 돋보였다. 0-0으로 맞선 5회초 무사 2루에서 한동희가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 선취점을 내기 위해 '거포' 한동희에게 이례적으로 번트 사인을 낸 것. 결국 2사 후 박승욱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작렬하며 롯데가 득점을 올렸다. 이어 7회초에 한동희와 유강남의 연속 안타로 손쉽게 추가점을 낸 롯데다.
승기를 잡자 롯데는 ‘철벽 불펜’을 가동했다. 우완 불펜투수 김상수와 구승민을 내보내 7~8회 승부처를 막았다. 마지막 9회말은 우완 마무리 김원중이 등판해 키움 타선을 봉쇄했다.
올 시즌 롯데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4월을 1위(14승8패)로 마친 데 이어 5월도 11승7패를 기록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5월에 치른 3연전 6번 중 4번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을 정도로 흐름도 좋다.
투타 조화가 맞아 떨어졌다. 4월 평균자책점 리그 최하위(5.03)로 부진했던 선발진이 5월 극적인 반전을 일구며 이날 경기 전까지 5월 평균자책점 2.63으로 리그 선두에 등극했다. 김원중, 구승민, 김상수, 김진욱을 중심으로 한 기존 불펜진도 여전히 건재하다.
타선도 폭발적이진 않아도 승부처에서 응집력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필요한 점수를 냈다. 올 시즌 롯데 타선의 WPA(승리확률 기여도)는 2.60으로 리그 2위다. 팀 타율 5위(0.255), 팀 홈런 최하위(16개)에도 롯데가 승리하는 이유다. 득점권이나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터지는 한 방이 롯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여기에 벤치의 세밀한 작전도 힘을 보탰다. ‘뛰는 야구’를 안착시킨 롯데는 올 시즌 발 빠른 주자들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작전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더블스틸 작전과 점수를 짜내기 위해 시도하는 스퀴즈 번트 작전이 대표적. 지난 25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더블스틸로 점수를 낸 바 있다.
‘기세’를 타며 상위권에 안착한 롯데. 올 시즌 롯데가 보여준 야구는 고급야구다. 지금까지는 상위권이 확실한 경기력인 롯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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