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테스트는 누가 만들까?

MBTI 테스트는 누가 만들까?

바자 2023-05-27 00:00:01 신고

 
 ※ 케이테스트 ‘라벨스티커테스트’ 결과지에서 발췌함.
※ 케이테스트 ‘라벨스티커테스트’ 결과지에서 발췌함.
 
패션처럼, MBTI 테스트도 유행을 탄다. 얼마 전 지인들이 하나둘씩 자신의 SNS에 새로운 MBTI 검사 ‘라벨스티커 테스트’ 결과지를 공유하는 현상을 목격하고 깨달은 바다. 애당초 MBTI 신봉자이므로 곧바로 이 유행의 물결에 동참했다. 12개의 질문에 객관식의 답을 선택하면 되는 간단한 방식이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노는 중 시간은 벌써 저녁 10시다!”에 주어진 두 가지 옵션은 이렇다. “A) 이제 슬슬 집에 가고 싶어서 눈치 보는 중. B) 오늘 밤을 불태워야 함. 아무도 집에 못 감.” 놀랍게도 이 초간단 검사결과지로 팩트 폭행을 당하고야 말았다. ‘사람 만나는 건 좋은데 싫음’, ‘일단 알겠어’, ‘소심 조심’ 등 20가지의 키워드는 ‘나’라는 사람의 특징, 속마음, 그리고 습관처럼 내뱉는 말들을 모두 아우르고 있었다. 기존 MBTI 테스트처럼 단순히 성향이 어떤지를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비유적으로 귀엽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화제의 인터넷 심리테스트 ‘케이테스트’를 만든 김정빈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간단한 MBTI 테스트인 취향 분석 테스트가 인기다. 테스트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약 2년 전, 유튜브에서 심리테스트 관련 영상이 조회 수는 높은데 시장 참여자가 적다는 것을 발견했다. 즉시 콘텐츠를 기획했다. 당시 ‘마이어스-브릭스’ MBTI의 16가지 성격 유형을 엮은 ‘퍼스널 컬러 테스트’를 제작했는데, 3일 동안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을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덕분에 광고 문의가 들어오면서 수익 창출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하나의 비즈니스로 전환된 것이다. 2년 동안 꾸준히 제작하다 보니 어느덧 1백여 가지 테스트가 쌓였다.
테스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하다.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는가? 하나의 테스트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평균적으로 2주가량 소요된다. 주제와 제목 같은 경우는 모든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단체방에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기획자가 여러 후보 중에서 선택하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 주로 대중문화와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얻는다. 이를테면 ‘퍼스널 컬러 테스트: 나에게 어울리는 컬러는 무엇일까?’ ‘챗GPT 인공지능 성격 테스트: 인공지능 캐릭터로 알아보는 나의 성격은?’ ‘프로지복러 테스트: 난 얼마나 집순이/집돌이일까?’, ‘나와 어울리는 음료는 무엇일까?: 과연 나는 라떼일까?’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 모두 당시 사회상을 반영한 질문이다.
100문항이 넘어가는 기존 MBTI 테스트와 비교했을 때 질문 양이 현저히 적다. 정말로 12가지 문항만으로 무려 16가지 성격 유형을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MBTI 유형을 데이터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데이터화’한다는 건, 16가지 유형의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책, 유튜브, 등 다양한 콘텐츠를 참고한다. 물론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초반에는 심리상담가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최종적으로 검토할 때는 실제로 해당 MBTI를 갖춘 사람들을 수소문해 함께 대화를 나누고 성향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쳤다. 타 업체의 테스트보다 적중률이 높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스티커 레이아웃 형식인 ‘라벨스티커 테스트’가 SNS와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서 입소문을 탔다. 평소에 소품숍을 찾아다니고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스티커나 마스킹테이프를 좋아하는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였다. 키치한 스타일이나 하이틴 다이어리 꾸미기(다꾸)가 젊은 세대에서 유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 이런 뜨거운 반응이 놀랍지만은 않다.
앞서 선보인 테스트보다 효과적인 검사지를 기획하기 위해선 사람들의 피드백을 살피는 과정 또한 중요할 것 같다. 어떤 방식으로 유저들의 반응을 모니터링하는가? 구글 애널리틱스라는 분석 툴을 이용한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은 정확히 수치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MAU(Monthly Active Users)’를 이용해 한 달 동안 케이테스트 플랫폼에 방문하는 이용자를 추적한다. 케이테스트 평균 참여자 수는 5백만 명에서 1천만 명 사이다. 현재까지 반응이 가장 좋았던 ‘퍼스널 컬러 테스트’, ‘스마일 연애 테스트’, ‘라벨 스티커 테스트’는 모두 1천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각각의 유형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나 또한 ‘집순이집돌이’, ‘오늘 놀았으니까 이틀은 쉬어야지’ 등 ISFP의 성격을 완벽히 드러낸 표현들을 보고 무척이나 공감했다. 일상생활에서 지인들이 상황에 따라 자주 하는 말이나 습관을 틈틈이 메모한다. 혹은 각종 커뮤니티에 달린 댓글 등을 보면서 여러 상황에 대입해보기도 했다. 이를테면 ‘성격이 차갑다’를 여러 가지 표현방식으로 바꿀 수 있지 않나. ‘당연한 거 아닌가’, ‘내가 알아서 할게’, ‘간섭 좀 하지 마’, ‘왜 저럼 킹받네’, ‘I’m a genius’, ‘I’m so cool’이 같은 맥락인 것이다. 각 MBTI 성향별로 연애, 친구 각각 관계에서 대하는 태도를 분석해서 분류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왜 MBTI에 열광할까? MBTI 테스트는 실제와 약간 차이가 있더라도 자기 자신을 찾아나가는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자신과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공감대를 모을 수 있는 매개체이지 않나. 이야깃거리가 떨어졌을 때 흥미로운 소재가 된다는 점도 큰 매력인 것 같다.     
 


프리랜스 에디터/ 백세리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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