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자비 부담'에도…승마 각 종목 선발전 1위는 '일단 지원'

'1억원 자비 부담'에도…승마 각 종목 선발전 1위는 '일단 지원'

연합뉴스 2023-05-26 18:17: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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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마술 1위 남동헌 "일단 내고 기다리는 수밖에…"

김혁 "협회 결정 수긍한단 건 아냐…체육회·문체부 지원 절실"

지난해 전국체전 마장마술 금메달리스트 김혁 지난해 전국체전 마장마술 금메달리스트 김혁

[대한승마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대한승마협회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에 '최소 1억원 자비 부담' 조건을 고수하는 가운데 승마 세부 종목 간판급 선수들은 일단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5일까지 기존 대표 명단 9명보다 많은 인원이 아시안게임 참가 의향을 밝혔는데, 여기에는 선발전 각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선수들도 포함됐다.

지난해 4월 진행된 선발전에서 각 부문 1위는 마장마술 남동헌(광주광역시승마협회), 장애물 경기 임성노(경상북도승마협회), 종합마술 박수일(경기도승마협회)이었다.

아시안게임 참가 의향서 제출 마감을 지난 19일로 지정했던 협회는 대한체육회와 협의 후 25일로 연장했다.

임성노·박수일과 달리 19일에는 지원하지 않았던 남동헌은 이번에는 '자비 부담 조건'을 감수하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다.

남동헌은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에 지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후 상황이 변했을 때 출전권을 아예 얻지 못할까 봐 불안했다. 일단 지원한 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류 한 장 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더 억울하다. 승마 선수들이 다 부자라는 통념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나도 회사원이라 1억원을 바로 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해 전국체전 마장마술 금메달리스트이자 선발전에서 남동헌에 이어 2위로 항저우행 티켓을 잡았던 김혁(경상남도승마협회)도 지난주와 달리 출전 의사를 밝혔다.

김혁도 "지원하지 않으면 출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서 어쩔 수 없었다"며 "협회의 조치에 완전히 수긍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서영 대한승마협회 회장이 그린 만화 박서영 대한승마협회 회장이 그린 만화

[박서영 대한승마협회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2013년 전국체전에서 고교생 신분으로는 최초로 마장마술 금메달을 딴 김혁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출전하지 못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동메달에 그쳤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벼르던 김혁은 지난해 4월 선발전부터 10월 전국체전까지 6개월간 공식전도 소화하지 않았다. 말을 아끼기 위해서다.

김혁은 "1억원이라는 게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지 않나. 이 대회를 5년이나 기다렸는데 포기할 수 없었다"며 "협회, 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에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종합마술에서 국제승마연맹(FEI)이 인정하는 최소 참가 자격(MER)을 유일하게 획득해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낸 박수일도 "1억원이 부담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하지만 운동선수는 목표에 매진해야 하는데, 상황이 어렵다고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협회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말 수송비 등 경비로 최소 1억원을 스스로 부담하는 선수들을 아시안게임 출전 명단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아시안게임 조직위가 말의 항공 수송을 독일 대행사에 일임, 유럽-항저우 간 노선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경비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의 2배가 넘는 13억원까지 늘어난 게 이유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선수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협회는 재정난 속 다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박서영 회장은 직접 그렸다는 만화를 지난 21일 소셜미디어에 공개하고는 "이런 결정을 내리게 돼 죄송하다"며 "선수들은 한국 승마의 꿈이고 미래지만 협회는 현실을 지탱하기도 벅차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최종 의사를 확인한 협회는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이달 말까지 최종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인터뷰하는 박서영 회장 인터뷰하는 박서영 회장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박서영 대한승마협회 회장이 지난 2월 1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2.13 pual07@yna.co.kr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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