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올라탄 삼성D…차량용 OLED '가속 페달'

페라리 올라탄 삼성D…차량용 OLED '가속 페달'

데일리임팩트 2023-04-11 21:50: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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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와 페라리의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최주선(오른쪽)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CE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략에 속도를 올린다. 세계적인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를 우군으로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주로 스텔란티스·페라리와의 동맹이 공고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삼성의 전자계열사들은 전장사업을 강화하면서 스텔란티스·페라리와 협력하고 있어서다. 특히 그룹의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장을 차세대 동력으로 점찍고, 육성 의지를 피력 중이다. 전폭적인 지원 아래 삼성이 공격적으로 전장사업을 키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슈퍼카 브랜드와 OLED 동맹

11일 삼성디스플레이는 페라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페라리의 차세대 자동차 모델에 탑재될 디스플레이 솔루션 개발을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또, 페라리의 디지털 전환도 지원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자사의 OLED는 가볍고 슬림한 구조와 얇은 베젤로 디자인 확장성이 뛰어나고 완벽한 블랙과 깊은 명암 표현이 가능하다"며 "특히 OLED의 저전력 특성은 자동차의 효율을 증가시켜 더욱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차량용 OLED 공급처를 꾸준히 늘려갈 방침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페라리를 비롯해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협력, 자동차용 OLED 사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 등으로 차량이 이동수단에서 다목적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탑재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평균판매단가(ASP)와 마진이 높아 수익성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저전력 고화질의 OLED는 고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전 세계 차량용 OLED 패널 시장 매출이 올해 2억6960만달러에서 2029년 13억9041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26%에 이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잠재력이 큰 차량용 OLED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17년 아우디 A8, 2018년 아우디 전기차인 e-트론 공급사로 선정됐던 삼성디스플레이는  2021년 현대차의 아이오닉5, 2022년 BMW 미니 에이스맨에 차량용 OLED를 공급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차량용 OLED 점유율은 42.7%로 껑충 뛰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요 발굴을 통해 가속 페달을 밟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3에서 뉴 디지털 콕핏을 처음 공개했다. 이 제품은 좌우가 700R로 구부러지는 34인치 벤더블 디스플레이에 15.6인치 패널을 결합, 운전자가 주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CES 2023에서 공개한 뉴 디지털 콕핏.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폰도 불안" 中 업체 맹추격

삼성디스플레이가 차량용 OLED를 키우는 이유는 OLED 사업 구조 재편의 일환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의 90% 가량은 중소형 OLED에서 나온다. 여기에는 스마트폰 OLED의 힘이 컸다. 2007년 세계 최초 양산에 성공한 뒤 6세대까지 내놓으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OLED 시장을 주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주 체제에 최근 이상 기류가 감지된다. 지난해 9인치 이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AMOLED) 시장 점유율은 61%에서 56%로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업체들은 약진했다. BOE는 12%를 기록, LG디스플레이를 꺾고 2위에 올라섰다. 비전옥스와 에버디스플레이도 각각 6%, 5%의 시장을 가져갔다. 

특히 고사양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플렉서블 OLED에서 중국업체들이 매섭게 따라붙고 있다. 스톤파트너스의 분석 결과, 올 1분기 모바일 플렉시블 OLED 시장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 44.3%, BOE 27.3%다. 전년 동기 대비 삼성디스플레이는 13.7% 줄어든 데 반해 BOE는 81.4%나 늘었다. 티엔마(9.4%), CSOT(5.3%), 비전옥스(3.3%) 등도 다른 중국 업체들도 순위권에 들었다. 그 결과, 1분기 중국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이 45.3%에 달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 우위 구도가 무너질 가능성이 낮다.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기술을 적용한 AMOLED 패널을 만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중국업체들은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나 중저가 시장을 시작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을 조금씩 가져가고 있어,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모바일 플렉서블 OLED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부터 50% 밑으로 떨어졌다.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먹혀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샤오미, 오포, 비보, 레노버, 화웨이 등은 중국산 AMOLED를 쓴다. 이들 업체는 전 세계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다.  

스톤파트너스도 "스마트폰 업체들이 20달러 전후 중국 플렉시블 OLED 패널 채택을 늘리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시블 OLED 시장에서 연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협력관계지만, 시장 내에선 경쟁해야 하는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사업을 확대하는 것도 부담이다. LG디스플레이는 패널 소형화 추세에 따라 30%대인 중소형 매출을 70%까지 늘랄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 확장과 별도로 중소형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최근 4조1000억원을 투자, 2026년까지 세계 최초로 8.5세대 IT용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중국 텐진에 위치한 삼성전기사업장을 방문해 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전장'에 꽂힌 이재용, 세일즈 나서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접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를 새 동력으로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삼성디스플레이만으로는 녹록치 않은 싸움"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잡고 있다. 업계 유일의 플라스틱 OLED(P-OLED)로 초대형·저전력·초고휘도를 구현한다. 지난해 점유율도 50.0%였다.

올해부턴 차량용 OLED 제품군 다각화에 전력한다. 삼성디스플레이를 향한 견제다. 

유기발광층을 2개층으로 쌓아 휘도와 수명을 개선한 탠덤 OLED를 P-OLED에 적용했고, 두께가 20% 얇은 유리 기판을 사용, 가격대를 낮춘 어드밴스트 씬 OLEDO를 추가했다. 또 30인치대 P-OLED 상용화를 시작으로 향후 대시보드 전면을 모두 채울 수 있는 50인치대까지 크기를 확대한다.

회사가 보유한 OLED 제품을 차량용으로 개발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2025년 이후 투명 OLED, 2026년 이후 슬라이더블 OLED를 적용하기로 했다. 차량용 OLED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전자 계열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키울 것으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은 전장사업 포트폴리오를 촘촘하게 구축 중이다. 삼성전자는 첨단 운전자지원 시스템(ADAS)용 시스템온칩(SoC)·통신 칩·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전력관리반도체·오토모티브 메모리를 만들고 있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카메라모듈·반도체기판을 생산 중이고,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양산한다. 하만은 디지털 콕핏·텔레매틱스·오디오 등의 제품군을 갖고 있다. 

차량용 OLED를 포함한 전장사업은 이재용 회장이 공들이는 사업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중국 출장에서 삼성전기 톈진 사업장을 직접 점검했다. 이 사업장에서는 IT·전장용 MLCC와 카메라 모듈이 만들어진다.

이에 통신 네트워크 장비 계약을 따냈던 것처럼 이 회장이 전장 세일즈에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협력 대상으로는 엑소르그룹이 0순위로 거론된다. 엑소르 그룹 계열사, 스텔란티스·페라리를 이끄는 존 엘칸 회장은 이 회장과 친분이 두텁다. 이 회장은 엘칸 회장의 요청으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엑소르 사외이사를 맡았다. 

삼성의 전자계열사들과 엑스르 계열사 간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하만은 페라리에 드라이빙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함께 4조원을 투자,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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