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 번? 응답하라 한국 야구!

미워도 다시 한 번? 응답하라 한국 야구!

데일리안 2023-04-02 08:4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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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악재 휩싸인 KBO리그, 11년 만에 개막전 전 구장 매진

잠실야구장 ⓒ 뉴시스 잠실야구장 ⓒ 뉴시스

“플레이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치욕, 성범죄와 뒷돈 요구 등 쏟아지는 악재 속에 펼쳐진 2023 KBO리그 개막전은 11년 만에 전 구장 매진 기록을 낳았다.

1일 전국 5개 구장에서 개막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에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10만 관중이 들어찼다. 잠실야구장 23,750명을 비롯해 수원 18,700명, 문학 23,000명, 고척돔 16,000명, 대구 24,000명 등 105,450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개막전 기준으로 전 구장 매진은 5개 구장 체제에서는 최초다.

개막 하루 전에도 KBO 야구회관이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을 만큼 지독한 악재에 휩싸였지만 그래도 개막전은 뜨거웠다.

개막전을 찾은 30대 남성팬은 “겨울부터 개막전을 기다려왔다. 미운 부분도 많지만 일단 개막전은 거를 수 없다”고 말했고, 20대 여성팬은 “기다림이 길어 왔다. 실망이 컸지만 그래도 ‘우리가 우리 야구를 지켜야한다’는 생각에 와서 더 응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제무대에서의 졸전,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하는 추태, 입에 담기 어려운 성범죄 등은 야구팬들로 하여금 실망을 넘어 분노하게 했지만 야구에 대한 원초적 애정과 ‘이대로 무너지게 둘 수 없다’는 의지가 맞물려 전 구장 개막전 매진이라는 최초 기록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KBO리그의 한 구단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서 팬들을 향해 ‘경기장에 와 주세요’라고 말하기도 민망했다. 하지만 묵묵히 땀을 흘리며 새 시즌을 준비했던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팬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개막전에 많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팬들이 개막이라는 흥에 취해 한국 야구에 느꼈던 실망과 분노를 잊은 것은 결코 아니다. 선수들의 새로운 다짐을 보며 ‘미워도 다시 한 번’을 가슴에 새기며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 날에 대한 뼈저린 자성과 수준 높은 경기력,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야구를 하지 못한다면 오랜 세월 쌓아왔던 미운정마저 싸늘하게 식어버릴 수 있다.

한국 야구는 지독한 암흑기를 겪어봤다. 그때의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다. 팬들이 경기장을 꽉 채우며 함성을 보낼 때, 그때의 고통을 생각하며 명경기로 응답해야 한다. 한국 야구는 아직 용서를 받은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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