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장항준 "CG와 대역, 신파 없이 롱테이크와 초고속 촬영으로 만든 영화" [인터뷰M]

'리바운드' 장항준 "CG와 대역, 신파 없이 롱테이크와 초고속 촬영으로 만든 영화" [인터뷰M]

iMBC 연예 2023-04-01 23:00:00 신고

영화 '기억의 밤' 이후 6년 만에 돌아온 장항준 감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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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를 사랑하는 열정과 패기로,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청춘의 성장 담을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그리며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장항준 감독의 신작 '리바운드'는 그는 2012년도 실제로 있었던 고등학교 농구팀의 이야기를 담았다.


2012년에 있었던 제37회 대한 농구 협회장기 결승에서 부산 중앙고의 농구부는 기적과 같은 성과를 일궈냈다. 천기범, 배규혁, 정강호, 홍순규, 허재윤, 정진욱. 이 단 6명의 선수로 꾸려진 부산 중앙고의 농구팀은 존폐 위기에서 겨우겨우 중학교 시절 벤치 멤버였던 선수와 길거리농구 출신의 선수들로 팀을 꾸려 쟁쟁한 팀과 경쟁해 준우승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이끌었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일이 실제에서 벌어졌고, 장항준 감독은 이 이야기를 '리바운드'라는 영화로 문화 팬들에게 알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기에 실존 인물과의 싱크로율을 염두에 두고 배우들을 캐스팅했다는 장항준 감독은 안재홍에 대해 "평범함 속의 독특함이 있는 배우다. 그가 보여주는 보편적인 우리의 모습을 평소에도 좋아했고 언젠가 꼭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서 캐스팅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안재홍에게 시나리오를 주고 3일 만에 연락받았다는 장항준 감독은 "이 시나리오를 자기에게 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같이 만나 술을 마시는데 캐릭터에 대한 연출의 목표도 이야기하기 전에 둘이 동시에 '살을 찌워야 하지 않겠나'라는 말을 했다. 그때 안재홍이 '멜로가 체질'을 찍은 직후라 살이 쪽 빠져 있었는데, 일주일 만에 10kg을 찌워서 왔더라. 리얼리티가 가장 큰 목표였기에 어떤 캐릭터도 실제 인물과 키, 체중, 생김새, 의상, 스타일이 당시와 같아야 했었다. 그런데 안재홍이 딱 그렇게 만들어서 왔다."라며 감독의 의도에 맞추기 위해 안재홍이 많은 노력을 했음을 알렸다.


촬영 전부터 안재홍은 장항준 감독과 함께 강양현 코치와 자주 만나고 친하게 지내며 강양현 코치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고 한다. "강양현 코치만의 독특한 어법이 있다. 그리고 코칭 할 때의 특유의 자세가 있는데 그걸 안재홍이 정말 연구를 많이 하더라. 둘이 키도 거의 비슷했는데 강양현이라는 인물에 장항준을 집어넣고, 그걸 안재홍이 품어서 영화 속 '강양현'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했다."라며 너무 간절하고 진실되어 웃펐던 장면을 선보인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작품 속 농구선수를 연기한 배우들도 400여 명이나 오디션을 봤다고 한다. 장 감독은 "대한민국의 젊은 배우들은 다 만났던 거 같다. 거의 한 달을 걸려 오디션을 봤는데 캐스팅의 지향점은 '너무 유명하지 않은 배우'였다. 중앙고 선수로 안 보이고 배우로 보이길 바랐는데 이 부분은 연출로서는 모험이었다. 아무래도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할 때는 유명 배우의 영향도 있을 텐데 저는 리얼리티와 진정성이 더 중요하다 생각했다."라며 그렇게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 등이 캐스팅되었다고 했다.


장 감독이 캐스팅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처음 만났을 때의 이미 지나 태도라고 한다. 선수 역할을 할 배우들은 모두 농구 실력도 테스트를 거쳐 캐스팅했지만 유독 이신영의 경우 농구를 전혀 하지 못하는데도 캐스팅이 되었다. 장 감독은 "가장 기준에 안 맞는 배우였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강아지 같은 순박함과 정직한 눈빛이 마음에 들었다. 리딩을 시켰더니 리딩도 곧잘 하고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데도 오버하지 않고 담백하고 담담한 연기를 하더라. 그런데 농구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 농구를 제일 잘 해야 하는 캐릭터라 고민이 많이 됐다. 그래서 다시 불러 '당신과 너무 일하고 싶은데 농구 흉내를 낼 수 있겠냐?' 했더니 해보겠다고 하고, 일주일 동안 매일 레슨받고 개인 연습을 해서 영상을 보내오는데 조금씩 폼이 살아나더라. 농구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니까 헛된 희망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촬영이 끝나고 나서 내가 이신영에게 노력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너무 자세가 좋은 친구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신영이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지만 그의 성장과정을 몇 달 동안 기대하며 지켜보는 장 감독의 심경은 여간 복잡한 게 아니었다. 장 감독은 "처음에는 CG를 써볼까도 생각했고, 대역을 쓰고 얼굴은 딥페이크로 어떻게 해볼까 생각도 했었다. 그렇게 될 경우 돈도 걱정이었지만 다른 배우들과의 조화도 걱정이 되었다. 다들 진짜로 경기를 뛰며 촬영하는데 이신영의 분량만 잠깐씩 타이트 샷으로 보이면 현장에서 같이 고생한 배우들 사이에서 이신영의 마음이 얼마나 안 좋겠나. 그래서 조금만 더 지켜보자고 했었는데 점점 실력이 나아지고 드리블하는 걸 보니 이 정도면 딥페이크를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실제 완성본 중 대역배우가 등장한 신은 3~4개밖에 없고 딥페이크도 1초 미만으로 아주 잠깐 한 번만 썼다."라며 영화적 완성도 뿐 아니라 배우의 마음까지 헤아리며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며 연출했음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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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완벽한 캐스팅을 마무리 한 장항준 감독은 선수 역할을 할 배우들을 실제 선수처럼 합숙시키며 연습을 시켰다고 한다. 현재 강양현 코치가 감독으로 몸담고 있는 조선대학교 농구팀의 코치와 선수진이 트레이닝과 경기 장면의 촬영 현장을 지키며 자문을 했다고 밝히며 "몇 달 동안 체육관을 잡고 합숙하며 연습해서 합을 계속 만들었다. 농구 시합 장면도 합으로 짜서 안양고 전은 20합, 용산고 전은 30합 이런 식으로 어떻게 할지 정하며 만들었다. 그런데 그 합이라는 게 한번 이쪽 골대에서 저쪽 골대로 왔다 갔다 하는 게 15초면 끝이 난다. 굉장히 빠른 스피드여서 합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짜야 했다."라며 실제 경기를 방불케 하는 많은 장면들을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 만들어 냈음을 알렸다.


농구 경기 장면을 영화로 만드는 건 액션 합만 어려운 게 아니었다. 장 감독은 "영화의 절반이 경기 장면인데 워낙 빠르고 순식간이어서 배우들이 동작 합을 맞추고 나면 카메라 감독들이 동작에 맞춰 카메라 포지션도 맞춰야 해서 힘들고 정교하게 작업했다. 촬영도 초고속으로 했다. 보통 1초에 24프레임인데 우리 영화는 모든 경기 장면을 800프레임으로 찍었다. 그랬기에 장면별 완급 조절을 해서 리얼하게 경기를 보여줄 수 있었다. 최대한 cg를 쓰지 않고 대역을 쓰지 않는 게 목표여서 대부분 실제 배우들이 농구를 했으며 컷을 끊지 않고 롱테이크로 거의 이뤄졌다. 생각해 보니 야구영화, 축구 영화는 있어도 한국에 농구 영화는 없었다. 왜 안 나왔는지 해보니 알겠더라. 이래서 다들 안 만들었구나 싶었다. 그런데 촬영감독부터 스태프들이 다들 농구를 좋아해서 그 애정 때문에 만들 수 있었다."라며 많은 이들의 애정이 바탕이 되어 고된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촬영 전 몇 개개 월간 농구 연습을 하고, 촬영을 하는 몇 개월의 기간에도 계속해서 농구 연습을 해온 배우들이었기에 "나중에는 안 들어가야 하는 골도 들어가고, 넘어지며 놓쳐야 하는 볼인데도 받아내더라. 3점 슛은 저 멀리서 그냥 던져도 쑥쑥 들어가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라며 현장의 에피소드를 전하며 배우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장항준 감독이었다.


"'리바운드'는 온전히 농구가 살아있는 영화"라는 장항준 감독은 "억지로 극적으로 만들려는 장치를 넣지는 않았다. 최대한 담백하게 만드는 게 목표였다. 배우들이 후반에 눈물이 그렁거리고 했는데 그때마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다. 몸으로 뛰는 사람 중 실제 경기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없다."라며 신파의 느낌은 최대한 주지 않으려 했음을 이야기했다.


장항준 감독은 "이 영화는 저한테 피가 끓게 만드는 영화다. 저는 원래 유행을 안 좋아한다. 모두가 뭘 할 때도 저는 하지 않는 청개구리 성향이 있다. 그게 저는 항상 좋았다. '싸인'이라는 드라마를 할 때도 당시에는 장르극이 없어서 편성이 안 될 때였는데 갑자기 편성이 펑크 나서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러고 나니 본격적인 장르극 시대가 온 것. 저는 대중이 원하는 걸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걸 대중에게 선보이는 쪽이다. 나의 취향과 기호를 선보여 대중의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게 저의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있으면 그게 대중에게 어필하는 거 같다."라며 이 영화가 어떤 의미인지, 대중영화감독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를 밝혔다.


2012년 전국 고교농구 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리바운드'는 4월 5일 개봉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미디어랩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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