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지휘하는 흥국생명은 지난 15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전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정규리그 1위 타이틀을 가져왔다. 흥국생명은 승점 79점(26승 9패)을 기록하며, 19일 경기에 관계없이 2018-19시즌 이후 4년 만에 1위에 올랐다.
19일 홈에서 열리는 현대건설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김연경은 이전에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현대건설전인데 그전에 1위를 확정 짓고 싶다”라고 했었다. 김연경의 바람대로 여유 있게 현대건설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전 “내가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현대건설과 경기다. 주전뿐만 아니라 비주전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날 경기 주전 대부분이 제외됐다. 김연경, 김나희, 김해란, 이원정, 김미연 등이 모두 몸을 푸는 대신 선수들의 연습을 도와줬다.
이날 김연경,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를 대신해 공격을 책임진 선수는 박현주였다. 박현주는 이날 시원시원한 공격을 보여줬다. 주 포지션은 아웃사이드 히터지만, 이날은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섰다.
1세트 4점, 범실 4개로 다소 부진했지만 2세트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2세트 양 팀 최다 6점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하며 팀에 힘을 준 것. 2세트 16-24에서 시원한 공격으로 이날 경기 10점을 채웠다. 박현주가 10점 이상을 기록한 건 올 시즌 처음이며, 마지막 10점 이상 경기는 데뷔 시즌이었던 2019-20시즌으로 2020년 2월 16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 기록한 14점이 마지막이었다.
박현주의 기세는 여기서 꺾이지 않았다. 3세트에 더 강력했다. 8점을 올렸다. 범실은 없었다. 특히 12-11에서는 자신의 장기, 서브로 득점을 올렸다. 전위뿐만 아니라 후위도 문제없었다. 날카로운 각 있는 공격으로 상대 수비 혼을 뺐다. 공격 성공률이 63%에 달했다.
그리고 박현주는 7-3에서 꿈에 그리던 기록을 세웠다. 후위 공격을 성공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20점 고지를 밟았다. 박현주의 득점이 나오자 아본단자 감독도 화끈한 세리머니를 보였다. 10-9에서는 서가은의 공격을 블로킹했다. 상대 추격이 거셌던 20-19에서는 밀어넣기 득점으로 상대 혼을 뺐다. 결국 자신의 손으로 경기까지 끝낸 박현주다.
이날 박현주는 김다은과 함께 양 팀 최다인 블로킹 2개, 서브 1개 포함 25점에 공격 성공률 41%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더했다. 블로킹 1개, 서브 2개만 더했다면 개인 첫 트리플크라운 기록을 세웠을지도 모른다. 몸을 날리는 호수비도 박현주의 가치를 높였다.
박현주는 2019-20시즌 신인왕이다. 데뷔 시즌에 25경기 103점을 기록하며, V-리그 여자부 첫 2라운더 출신 신인왕 타이틀을 가져왔다. 이후 잠시 주춤했다. 2020-21시즌 28경기 13점, 2021-22시즌 12경기 27점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도 이날 경기 제외, 15경기 6점뿐이었다.
그러나 이날의 경기는 박현주에게 있어 분명 의미 있는 경기다. 그는 성장의 길을 걷고 있다. 박현주는 경기 후 “스타팅으로 오랜만에 경기에 들어가 떨렸는데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이겨서 좋다”라고 미소 지었다.
[인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