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 SVB 후폭풍 은행주보다 하락… PF우려·국내증시 부진이 발목

증권주, SVB 후폭풍 은행주보다 하락… PF우려·국내증시 부진이 발목

아주경제 2023-03-19 16:04:16 신고

[사진=EPA·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은행권 유동성 리스크에 증권주가 타격을 받고 있다. 3월 낙폭이 은행주보다 증권주가 더 큰 수준이다. 리스크 전이로 인한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와 해외증시 대비 부진하고 있는 국내증시 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3월 들어 644.70에서 600.47로 54.23포인트(8.28%) 하락했다.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를 시작으로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 등 글로벌 은행들이 급격한 통화긴축 정책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국내 은행주에 대한 투심이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은 증권주 낙폭이 은행주보다도 높다는 점이다. 'KRX 증권' 지수는 이달 들어 635.99에서 578.57로 57.42포인트(9.03%) 급감했다.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지수 가운데 낙폭 1위다. 코스피 증권 지수의 3월 낙폭도 -7.56%로 금융업(-5.22%) 낙폭을 상회했다.

당초 증권주는 은행발 유동성 리스크의 수혜업종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급격한 통화긴축이 은행권 유동성 리스크를 야기한 만큼 SVB와 CS의 유동성 위기가 오히려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높여 증시 거래대금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기대였다. 실제 채권시장에서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50bp(1bp=0.01%p)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실종되고 25bp 인상론이 대세를 이루는 중이다. 또 미국 물가쇼크로 소멸됐던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으로는 3월 FOMC에서 25bp 인상 전망이 절대적으로 높다"며 "시카고거래소그룹(CME) FedWatch 기준으로도 25bp 인상 확률이 62.0%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증권주가 부진하고 있는 배경에는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자리한다.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기조가 국내에 전이될 경우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일부 증권사에 유동성 위기가 발생, 대규모 부실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뱅크런 사태가 제때 수습되지 않을 경우 침체를 겪고 있는 부동산 경기 위축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신애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17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SVB 사태가 미국과 글로벌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전이되면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주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따"며 "중소형 은행들의 뱅크런 혹은 금리 리스크 관리 실패가 확산될 경우 미국 및 전세계 금융 불안정이 가중되면서 경기 둔화가 급격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런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우리나라 주택시장의 경기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부동산 민감도가 높은 4개 금융업종은 개별 사업장의 분양 저하 및 공사 중단이 심용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증권과 캐피탈,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업종은 산업환경과 2022년 대비 업황, 신용등급 방향성이 모두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증시 대비 부진하고 있는 국내증시도 증권주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SVB사태 이후 주가가 요동치기 시작했던 3월 9일부터 17일까지 코스피는 0.97%, 코스닥은 1.46% 하락했다. 반면 나스닥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며 2.58%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2월부터 12개월 연속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면서 누적 적자 규모는 600억 달러를 돌파했다"며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국내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 증권사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후퇴시키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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