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바이에른 뮌헨, 인터 밀란 등 명문팀을 거치며 시즌당 10골도 수없이 기록해봤지만 EPL에서는 26번째 경기만에 드디어 첫 득점.
이반 페리시치(토트넘 훗스퍼)는 너무 늦게 터진 득점이라 그런지 머쓱해 했다. 하지만 토트넘 훗스퍼 동료들이 페리시치보다 더 기뻐해 줬고 손흥민이 가장 먼저 다가가 가장 가까이서 페리시치의 골에 기뻐해 줬다.
토트넘 훗스퍼는 19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2시 영국 사우스햄튼의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EPL 28라운드 사우스햄튼 원정경기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면서 전반 추가시간 1분 중원에서 오른쪽으로 오버래핑해 올라오는 페드로 포로를 향한 완벽한 스루패스를 줬고 포로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도움을 기록했다. 올시즌 리그 4번째 도움이자 EPL 통산 50번째 도움.
토트넘은 후반 20분 해리 케인의 헤딩골, 후반 29분 이반 페리시치의 골로 3-1까지 달아났으나 테오 월콧에게 추격골을 허용한뒤 후반 추가시간 PK 실점으로 끝내 3-3 무승부에 그쳤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친 결과였지만 분명 의미는 있었다. 두명의 선수가 EPL 무대에서 첫 골을 터뜨린 것. 선제골을 넣은 포로는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영입돼 EPL 5경기만에 데뷔골을 신고했다.
그리고 페리시치도 골을 넣었는데 EPL 26번째 경기만에 드디어 넣은 득점이었다. 이날 경기전까지 페리시치는 EPL에서 5도움만 기록했었다.
페리시치가 누구인가. 21살 때 벨기에 리그에서 22골을 넣고 독일 무대에 진출했고 볼프스부르크와 인터 밀란을 거치며 세 번의 리그 두자리숫자 득점 이상 시즌을 만들어냈다. 인터 밀란에서 무려 6시즌을 뛰었고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활약했다. 크로아티아 국가대표로 123경기나 나와 33골을 넣은 크로아티아 축구의 전설적인 선수.
이런 선수가 35세의 나이에 EPL 무대에 처음으로 발을 디뎌 26번째 경기만에 데뷔골을 넣었다. 그러다 보니 본인도 쑥스러운지 골을 넣고 방방 뛰며 기뻐하진 않았다.
머쓱해하는 페리시치에게 토트넘 동료들이 골을 더 기뻐해 줬다. 곧바로 페리시치를 모든 동료들이 감싸 머리를 치며 데뷔골을 축하해줬다. 그 속에 손흥민은 페리시치 바로 옆에서 가장 기뻐해 줬다.
손흥민은 동료들이 골 세리머니를 끝내고 돌아갈때까지 끝까지 남아 페리시치를 위해 가장 기뻐해준 사람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자연스레 두 선수간의 불화설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페리시치 영입 후 하필 왼쪽 윙백과 왼쪽 윙포워드로 동선이 겹쳐 두 선수 모두 부진했기에 설왕설래가 많았다. 일부 신뢰하지 못할 곳에서는 두 선수의 불화설을 조장했고 사이가 좋지 않다는 가짜뉴스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페리시치의 골 때 가장 기뻐해준 사람이 손흥민이었다는 점은 이런 의혹과 설들을 모두 날리기 충분했다.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