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적자' 장기화에 경제 성장률 전망도 하향... “수출 품목 및 시장 다변화 필요”

'무역수지 적자' 장기화에 경제 성장률 전망도 하향... “수출 품목 및 시장 다변화 필요”

폴리뉴스 2023-02-02 18:55:09 신고

무역수지 적자 지속 / 사진=연합뉴스
무역수지 적자 지속 /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1월 무역수지 적자액이 100억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역대 최대 적자폭을 기록했다. 적자 기간도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적자 기간이 더 길어 질 경우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연간 경제 성장률 조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무역 수지 적자는 반도체 수출 감소가 원인으로 꼽히면서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 1월 무역수지 적자 127억달러.. 11개월째 적자 지속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462억7000만달러, 수입은 589억6000만달러로 126억9000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월간 기준 최대 적자였던 지난해 8월(94억3500만달러)보다 심각한 수준이며, 관세청 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11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장기간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는 원인은 크게 ▲에너지가격 상승 ▲반도체 수출 감소 ▲대중국 무역 적자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에너지 수입액이 월 157.9억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26.8%를 차지했다. 최근 10년(2013~2022년)간 1월 평균 에너지수입액이 103억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지난 1월 수입액은 상당히 큰 규모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에너지 수입액에 비해서는 4억 달러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1월 에너지 수입액은 20년 97.5억 달러에서 이듬해 68.8억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61.7억으로 급등한 바 있다.

◆ 수출 4개월째 감소세.. 반도체 수출 감소가 타격

가장 큰 문제는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 수출은 지난해 대비 16.6%나 감소했다. 지난해 1월 수출(554억6000만달러)이 역대 1월 중 최고실적을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4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자동차(21.9%), 석유제품(12.2%), 무선통신(17.9%), 이차전지(0.5%) 등은 증가했으나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무려 44.5% 감소한 것이 타격이 컸다.

이는 2009년 1월(46.9%) 이후 역대 두번째 감소폭이다. 여기에 석유화학(-25.0%), 디스플레이(-36.0%), 철강(-25.9%), 가전(-19.9%) 등도 수출 감소세에 영향을 주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반도체 수출 회복에 총력을 쏟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23년 재정경제금융관 회의'에서 "반도체는 모든 산업을 움직이게 하는 생명수"라며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공제율 확대 등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 주력 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 지난해 대(對)중국 무역수지 적자.. 올해 지속 될 수도

국가별로 보면 중국 수출액이 전년 대비 31.9% 감소했으며, 아세안 지역도 베트남을 중심으로 19.8% 줄었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 감소폭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1~3월 1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가 4월 3.4%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후 5월 1.3% 상승하며 반등하는 듯했으나 6월 재차 0.8% 감소로 돌아선 이후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중이다.

감소 폭도 ▲6월 -0.8% ▲7월 -2.7% ▲8월 -5.3% ▲9월 -6.7% ▲10월 -15.7% ▲11월 -25.5% ▲12월 –27.0% ▲2023년 1월 31.9% 로 갈수록 커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중국과 수교 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대중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의 인위적인 코로나 억제 정책으로 수출이 줄어든 점도 있으나 국제 정세의 변화도 수출 감소의 원인이 됐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심해지자 중국이 자립형 경제 구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탈중국’을 선언하고 대립각을 세운 것도 수출 감소에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이다. 즉,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더라도 이전 수준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 수출 품목 및 시장 다변화 필요성 커져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반도체가 중심인 수출 품목을 다변화하고,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 개척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강내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최근 대중국 무역적자 요인 분석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대중국 수출구조 상 중국 내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며 "향후 중국 경기가 회복돼도 대중국 수출이 과거와 같이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대중 무역수지 흑자 폭을 빠르게 넓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도 중소기업의 수출 기여도 향상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중소기업 수출지원 방안’을 공개했다.

핵심 내용은 ▲수출기업 물류지원을 위한 수출바우처 확대 ▲항공 수출 중소기업 전용 물류센터 구축 ▲온라인 수출 위한 B2B플랫폼(고비즈코리아) 지원 등이 언급됐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중소기업 수출액(1175억달러)을 오는 2027년까지 1500억 달러 수준으로 높이고, 중소기업의 수출 기여도를 2027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방산·원전·인프라스트럭처 수출 지원책도 공개했다. 방산·원전·인프라의 수출 금융 지원 목표를 작년 9조3000억원에서 올해 20조원 플러스 알파(α)로 2배 이상 늘리고, 참여 기업에 대해 신속 무역보증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산업부 이창양 장관은 "대규모 무역적자는 우리 경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관련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하겠다"며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당면한 수출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보유한 모든 지원역량을 결집하고 수출지원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무역수지 적자 지속 시 경제성장률도 추가 하향 조정

하지만 당분간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2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등과 함께 진행한 '연구기관 수출간담회'에서 대부분의 연구기관은 세계 경제 둔화와 반도체 산업 경기 악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통화 긴축 기조 등으로 수출 경제 활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발 더 나아가 수출 감소가 지속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수출 증가세의 둔화로 올해 1.8%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민간 소비도 지난해 4.7%에서 3.1%로 부진하면서 경기 둔화를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을 2.7%에서 2.9%로 올리면서 한국은 2.0%에서 1.7%로 낮췄다.

중국의 '위드 코로나' 조치로 세계 경제가 반등의 계기를 잡은 상황에서 IMF가 유독 한국만 뒤처질 것으로 예상한 것은 무역수지 적자 등 구조적 취약성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부총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반적인 금융 여건의 긴축, 전 세계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올해 말까지 소비 쪽에 조금 영향을 줄 것 같다"며 "무역수지가 악화하고 대외 쪽 수요가 줄어든 점, 주택 부문의 둔화 등에서 취약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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