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에 대사관을 30년 만에 다시 연 까닭

美가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에 대사관을 30년 만에 다시 연 까닭

데일리안 2023-02-02 18:3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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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제도, 태평양지역 전략 요충지…중국과 안보협정체결 등이 배경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 전경. ⓒ AP/연합뉴스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 전경. ⓒ AP/연합뉴스

미국이 남태평양 도서국 솔로몬제도에 대사관을 재개설했다. 1993년 대사관을 폐쇄한지 30년 만이다. 중국이 남태평양 지역에 영향력을 넓혀가자 당황한 미국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대사관을 열고 각종 지원책을 쏟아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에 미국 대사관을 개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옛 영사관 자리에 임시로 설치되는 대사관에 우선 2명의 외교관과 5명의 현지 직원이 업무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대사관 개관이 “양국 관계를 새롭게 하는 상징이자, 양국 관계와 인도태평양지역 파트너십, 솔로몬제도 사람들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무부는 성명에서 경제개발, 코로나19 등 전염병 퇴치, 기후변화 문제해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사관 재개설 이유에 대해 “중국이 비용이 많이 드는 인프라를 위한 차관제공 등과 같은 터무니없는 약속을 하는 익숙한 방식을 활용해 공격적으로 솔로몬제도의 정치 및 비즈니스 엘리트들과 교류를 모색하면서 미국과 솔로몬제도 간 유대가 약해지고 있다”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국무부는 이어 “중국의 증대하는 영향력에 대한 무게추를 효과적으로 제공하고 이 지역의 중요성에 상응하는 우리의 관여를 심화하기 위해 미국이 외교적으로 영구적으로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중국이 솔로몬제도에서 완전히 자리잡기 전인 지금이 기회”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대사관을 다시 개설한 것은 지난해 솔로몬제도 대사관을 추진한다고 밝힌 지 1년 만이다. 30년간 대사관이 없었던 이곳에 부랴부랴 대사관을 개설한 것은 이 지역이 미국 군사·안보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솔로몬제도가 위치한 남태평양에는 ‘남부수역’(Southern Waters)이라고 불리는 14개 섬나라들이 있는데, 파푸아뉴기니(1014만명)를 제외하면 대부분 인구 100만명 이하의 소국들이다. 900여개 섬으로 이뤄진 솔로몬제도 역시 인구 70만명 안팎의 소국이다.

다만 이들의 지정학적 위치가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강대국이 해상 패권을 놓고 다투는 무대가 돼왔다. 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군과 미·영 연합군이 격전을 벌였다. 이 지역은 호주와 뉴질랜드로 가는 비행편과 화물선이 반드시 지나게 되는 길목인 데다 미국령 괌과 사이판, 하와이 방어선 구축에도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을 방치하고 있던 미국은 솔로몬제도가 지난해 중국과 안보협정을 체결하자 안보위협을 느껴 대사관 재개설을 추진한 것이다.

중국이 20여년 간 남태평양 국가들에 군사·인프라 시설 구축 등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상당수 지역에 친중기류가 형성됐다. 지난달 10일에는 파푸아뉴기니가 대만에 있는 무역사무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지역에서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는 곳은 마셜제도, 팔라우, 투발루 등 4개곳 뿐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워싱턴에서 특별 정상회담을 열어 12명의 남태평양 지도자들을 초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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