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인식에 기여하는 행위"…미디어아트 작가 페터 바이벨展

"예술은 인식에 기여하는 행위"…미디어아트 작가 페터 바이벨展

연합뉴스 2023-02-02 16:54:52 신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독일 ZKM 교류전…대표작 70여점 소개

미디어 개념미술작가 페터 바이벨 전시 간담회 미디어 개념미술작가 페터 바이벨 전시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전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미디어 개념미술작가 페터 바이벨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회고전은 오는 5월 14일까지 개최한다. 2023.2.2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오스트리아의 미디어 개념미술작가 페터 바이벨(79)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볼 수 있는 전시가 3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바이벨은 1960년대부터 큐레이터, 이론가로도 활동하며 미디어아트 발전에 영향을 미친 작가로 평가된다.

바이벨은 전시 개막에 앞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상 인사를 통해 "예술이 작가의 행위이기도 하고 관객의 참여행위이기도 함을 보여주는 전시"라면서 "이 행위는 단순히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에 기여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디어와 미디어 아트는 단순히 이미지도, 이미지를 재현하는 매체도 아니라 생산의 수단"이라면서 "미디어는 우리 감각기관의 연장이자 인공적 감각기관으로 이를 이용해 세상을 받아들이고 또 세상을 생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페터 바이벨 작가, 영상으로 인사 페터 바이벨 작가, 영상으로 인사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전시 간담회에서 작가의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2023.2.2 mjkang@yna.co.kr

전시는 1960∼1970년대 행위예술 기록물부터 최근의 관객 참여형 인터랙티브 작품까지 작가의 대표작 70여점을 소개한다.

초기작 중에는 오늘날 기계문명을 예견한 듯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1967년작 '여자로서의 자화상'은 바이벨이 자신의 눈이나 입을 신문이나 광고 사진으로 덮은 채 등장해 자신의 모습을 여러 형태로 바꿔서 보여주는 작품이다. 오늘날 각종 사진 앱에서 증강현실(AR)을 이용해 자신의 사진(셀피)을 여러 형태로 변화시키는 것과 유사하다.

역시 1967년에 만든 '인포메이션 유닛'은 전기 면도기 크기의 라디오가 카메라, 휴대용 소형 무선 송수신기, 스피커, 비디오 카메라, 텔레비전, 전화기 등 기능을 담고 있다는 상상을 담아 만든 일종의 몽타주로, 오늘날 스마트폰으로 현실화했다.

베른트 린터만, 페터 바이벨, YOURCODE, 2017,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른트 린터만, 페터 바이벨, YOURCODE, 2017,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관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인터랙티브 작품도 흥미롭다.

1973년작 '관찰을 관찰하기: 불확실성'은 관찰과 인식이라는 행위 사이의 한계를 표현하는 작품이다. 삼각 대형으로 설치된 3개의 카메라와 3개의 모니터 사이에 관객이 들어가는 순간 카메라가 관객의 모습을 촬영한다. 관객은 모니터에서 촬영된 자신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지만 3대의 모니터에서 보이는 것은 오직 자신의 뒤통수뿐, 어떤 각도로 움직여도 정면이나 얼굴을 볼 수 없다.

또 다른 인터랙티브 작품 'YOU:R:CODE'는 스크린 앞에 선 관객의 신체를 스캔해 키와 나이, 머리 색깔, 마스크 착용 유무 등을 바로 분석하고 바코드로도 표현해 보여준다. 이 작품은 제목을 '당신의 코드'(Your code)나 '당신은 코드다'(You are code) 중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우리는 코드로 구성돼 있다'거나 '다양한 디지털 코드로 변환될 수 있다'는 다른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페터 바이벨 한국 첫 회고전 페터 바이벨 한국 첫 회고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전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미디어 개념미술작가 페터 바이벨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회고전은 오는 5월 14일까지 개최한다. 2023.2.2 mjkang@yna.co.kr

평소 세미나 공간 등으로 쓰이는 다원공간에는 대표작 '다원성의 선율'이 놓였다. 바퀴에 기반을 둔 산업혁명부터 데이터 기반의 후기 산업정보혁명에 이르기까지 2세기 동안 이뤄진 세계의 기술 전환을 보여주는 이미지들을 천장에 매달린 11개 대형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ZKM)과 국립현대미술관의 교류전으로, ZKM에서는 개념미술가 김순기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는 5월14일까지. 유료 관람.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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