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도 불구하고 롯데 자이언츠의 재계약 협상테이블은 그렇게 춥지 않았다. 전력 외로 분류된 선수들이 떠난 영향도 있겠으나, 전체적으로 칼바람을 맞은 이가 없었다.
롯데는 2023시즌 재계약 대상자 60명 전원과 연봉 계약을 마치고 1일 김해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 장소인 괌으로 출국했다.
연봉 재계약과 관련해 잡음 없이 잘 마무리하고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롯데에 긍정적이다. 성적은 부진했으나 협상 온도는 나름 따뜻했다.
뉴스1에 따르면 지난해 초반 2위까지 오르며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던 롯데는 곧바로 부진의 터널에 갇히며 64승4무76패로 8위에 그쳤다. 2018년부터 5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다.
롯데가 최근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만큼 재계약 협상테이블 분위기가 좋을 순 없었다. 롯데 구단은 10만원 단위로 선수들의 연봉을 책정할 정도로 깐깐하게 나왔다. 프로야구단이 일반적으로 선수들과 연봉 협상을 할 때 100만원 단위로 줄다리기를 해왔던 것과는 달랐다.
팀 내 최다인상 금액은 1억8100만원에서 2억4860만원이 된 구승민의 6760만원으로, 7000만원이 채 안 됐다. 다른 구단의 경우 고과 1위 선수에게 1억원 넘게 연봉을 올려준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챙겨줄 선수들은 확실히 대우를 해줬다. 지난해 9승(9패)을 거둔 이인복(1억4500만원)과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은 나균안(1억900만원)은 각각 6000만원, 5100만원이 인상돼 억대 연봉자가 됐다.
또 전체적으로 삭감 대상자도 적었다. 연봉이 깎인 선수는 김원중(2억7800만원→2억5200만원)과 김재유(6000만원→4000만원), 문경찬(9000만원→7200만원), 최영환(4700만원→4000만원), 정성종(4100만원→3600만원), 배성근(4200만원→4000만원) 등 6명뿐이다. 재계약 대상자 60명 중 10%에 불과한 수치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가장 많은 2600만원이 삭감됐고, 그 다음으로 김재유와 문경찬이 각각 2000만원, 1800만원이 깎였다.
아쉬운 팀 성적에도 삭감자가 많지 않은 데에는 몇 가지 이유는 있다. 우선 전준우와 안치홍, 정훈 등 주축 선수들은 FA 계약이 남아 있는 데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일부 선수들을 선수단 정리 작업을 통해 방출했다.
무엇보다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선수단에 힘을 불어넣는 인상이 짙다. 롯데는 이대호가 은퇴한 뒤 첫 시즌을 준비하면서 거액을 투자했다. 포수 유강남(4년 80억원)과 내야수 노진혁(4년 50억원), 투수 한현희(3+1년 40억원) 등 외부 프리에이전트(FA) 3명을 영입하면서 보상금 포함 182억7000만원을 썼고, 병역을 1년 미룬 토종 에이스 박세웅과도 5년 90억원 조건으로 비FA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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