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재무부, 가상화폐 규제 공개 의견 수렴서 발간

영국 재무부가 지난 2월 1일(현지시간) 가상화폐 규제 관련 공개 의견 수렴서를 발간했다. 협의서 발간은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정부 접근법의 확장을 의미한다는 게 영국 재무부의 입장이다.  
 

영국 재무부

가상화폐 규제 공개 의견 수렴서는 총 82페이지 분량으로 작성됐다. 오는 4월 30일까지 이어질 공개 의견 협의를 통해 영국 재무부는 현지 가상화폐 기업, 금융기관, 학계, 소비자 등 각계각층의 입장을 수렴할 예정이다. 
영국 재무부는 “적절한 규제와 안전장치가 있으면 특정 가상화폐 활동이 이용자에게 유의적이며 새로운 금융 서비스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정부의 관점은 기술의 잠재적 효익을 활용하며 유사한 금융 서비스 활동의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수렴서에서는 가상화폐 ‘현행 규제 환경’, ‘발행 및 공시’, ‘거래소’, ‘수탁’, ‘대출 플랫폼’ 등에 대한 규제 사항이 다뤄졌다.
예를 들어 ‘대출 플랫폼’은 ‘투자 위험 경고’, ‘자본 및 유동성 준비’, ‘명확한 계약 조건’ 등을 갖고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 내 관행인 ‘담보화’, ‘레버리지(차입)’ 등은 거래 상대방의 채무불이행 위험성을 증가시킨다는 게 영국 재무부의 견해다.
 

영국 재무부가 최근 가상화폐 규제 관련 공개 의견 수렴서를 공개했다(사진=영국 재무부)

영국 재무부는 “지난해 파산한 가상화폐 대출 업체인 셀시우스(Celsius)의 사업 모델의 경우에는 가상화폐 대출과 관련된 규제적 과제와 건전성 위험을 강조한 사례였다”라며 “소매 고객들로부터 법적 소유권을 양도받아 투자를 진행한 셀시우스의 사업 모델은 붕괴 후 개인 투자자들을 부실채권자로 만드는 결과를 나타냈다”라고 언급했다.
‘거래소’의 경우 ‘시장 실시간 데이터 제공’, ‘내부 통제 시스템 보유’, ‘투명한 운영 규칙’을 보유해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전통 금융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사업적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시장 조작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영국 재무부의 견해다.
영국 재무부는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관련 문제가 확산되면서 ‘자금세탁방지(AML)’ 이행 준수를 확인하며 소비자를 보호하는 문제가 대두됐다”라며 “각국에서는 ‘가상자산사업자’와 유사한 명칭으로 거래소 관련 사항을 다루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 재무부는 에프티엑스(FTX) 거래소 파산 사태 등을 가상화폐 시장 내 위험성으로 지목했다(사진=영국 재무부)

한편 유럽연합(EU)은 오는 2월로 예정했던 현지 가상화폐 입법안인 ‘미카(MiCA)’의 최종 표결을 4월로 연기했다. 400페이지 분량의 ‘미카’ 입법안을 유럽연합 내 24개 회원국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 지연됨에 따라 최종 표결이 늦어진 상태다.
‘미카’는 27개 회원국에서 발행자 및 제공 업체 등 가상화폐 사업자가 동일한 규칙을 통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자격 증명 형태의 ‘여권’을 부여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는 유럽연합의 ‘미카’ 제정을 두고 가상화폐 투자자를 위한 규제 도입이 가시권에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