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웅래 회장 "가보지 않은 인생의길, 도전과 끈기로 완주 보여주고파"

[인터뷰] 조웅래 회장 "가보지 않은 인생의길, 도전과 끈기로 완주 보여주고파"

중도일보 2023-02-02 09:50:49 신고

3줄요약
20230201-조웅래 회장2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뭐 인생도 답사해봤나?"

5200km가 넘는 대장정의 일정을 시작하면서 답사조차 하지 않았다. 가보지 않은 길인 만큼 미리 확인한 후 뛰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은 이렇게 답한다.

'5228km, 421일, 총 166회.' 조웅래 회장의 전국 마라톤 여정을 단순 수치로 나열하면 이렇다. 조웅래 회장의 전국 최초 대한민국 국토 경계 한 바퀴의 첫걸음은 가족들과 직원들에게 사기를 복 돋아 주기 위한 목표 하나로 시작됐다. 마지막 걸음을 위해 총 166회의 구슬땀을 흘렸고, 421일이라는 기간이 소요됐다. 5228km를 종주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길이었으나, 조웅래 회장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뛰고, 또 뛰었다. 이러한 여정은 한국기록원에 최초, 최단시간 대한민국 국토 경계 한 바퀴로 기록됐다.

조웅래 회장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노력'과 '끈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멈추고, 활발하게 진행하던 사업 또한 주춤해졌다. 그래서 뛰기로 했다. 평소 운동으로 활력을 얻던 조웅래 회장은 침체한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이런 상황에서도 끈기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421일이라는 긴 여정 동안 단 한 번도 포기하고 싶었던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조웅래 회장은 "덥다고 밥 안 먹나? 춥다고 잠 안 자나? 포기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하지 않는다. 여러 핑계가 모여 포기를 하게 되는데, 한 가지의 핑계를 대기 시작하면 수많은 핑계가 생기게 된다"며 "마라톤 여정 도전했으면 해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도전했고, 끈기 있게 이뤄냈다. 이런 희망을 가족들이나 직원들에게 보여주면서 전달하고 싶었고,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작을 수도 있는 혹은 클 수도 있는 산에 부딪히게 된다.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면 그걸 발판 삼아 또 다른 위기도 극복해 나간다.

조웅래 회장의 마라톤 일정에도 수많은 언덕이 존재했다.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폭염엔 새벽 4시부터 뛰어도 땀이 줄줄 흘렀다. 겨울에 찾은 강원도는 말 그대도 첩첩산중이었다. 강원도 양구에서 1000m의 고지가 넘는 산도 달렸다. 봄, 여름, 가을, 겨울까지 4계절 동안 달린 조웅래 회장은 "사계절 내내 달리는 걸 내가 해냈다"며 "난 이제 혼자서도 잘 노는데, 최후의 노후대책을 해놓은 셈이다. 이젠 내가 이걸 해냈는데 뭐든 못하겠냐는 마음이 가장 크게 든다"고 이번 마라톤에서 얻은 성과는 '할 수 있다'는 마음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지방에 있는 기업들 모두 어려운 상황인데, 이럴 땐 제품을 새로 개발한다든지 하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목표가 정해졌다고 해서 순탄할 수만은 없다. 무슨 언덕이 나올지도 모르고, 어떠한 속도로 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코로나가 생길 줄 누군들 알았겠느냐"라며 "인생살이도 똑같다. 우리가 앞을 어떻게 내다 볼 수 있겠냐. 서두른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며 결국 꾸준하게 같은 속도로 노력해 나간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라톤은 23년, 황톳길 조성은 18년. 조웅래 회장은 한번 시작하면 꾸준히 해 나간다. 누군가는 다양한 시도를 하는 조웅래 회장을 괴짜라고 하기도 하고, 큰 성과가 없는 일을 왜 하느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웅래 회장은 "가치 있는 일을 꾸준히 하면 누군가는 알아주게 돼 있다"고 답한다.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해내는 일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고 하는 조웅래 회장은 앞으로도 지속 가치 있는 일을 보여줄 수 있는 여정을 걸어나갈 예정이다.

20230201-조웅래 회장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다음은 일문일답.



-대한민국 국토 경계 마라톤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건지 궁금하다.

▲코로나 영향이 제일 크다. 일상이 멈추고 많은 상황이 바뀌었다. 소주 매출도 많이 줄게 되고 10년 이상 투자했던 사업도 접어야 하는 일도 생겼다. 해외 사업도 왕래를 할 수 없으니 멈춰있는 상황이고, 외부 강연도 멈추니까 무기력해지기도 했다. 나는 보통 에너지를 운동해서 얻는 편이다. 그래서 결심하게 됐다. 뛰어보자고 마음 먹었다.



-뛰다가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을 때도 있을 거 같은데.

▲마라톤 여정을 중단하고 싶다고 느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여정을 기록하고 싶고,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자식뿐만 아니라 직원들한테도 이런 상황에서도 끈기를 가지고 해나가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 하는데 포기가 한 번에 되는 것도 아니다. 여러 개의 핑계가 모여서 포기가 된다. 마라톤을 할 때 35km 정도를 뛰면 한계가 온다. 하지만 나는 40km 다 돼 가면 오히려 힘이 난다. 오늘도 내가 약속한 거리를 뛰어가는구나 하는 마음에서 말이다. 그때는 내가 항상 자랑스럽다.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냈기에.



-마라톤 일정을 끝내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자신감을 얻었다. "야 이걸 내가 4계절 내가 다 했는데 뭐든 못하겠냐"라는 마음이 든다. 자연을 벗 삼아 혼자서 잘 놀았다. 최후의 노후대책을 마련해 놓은 셈이다. 그리고 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도전해 끈기 있게 이뤄냈다는 모습을 통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남긴 것을 두 단어로 이야기하자면 '도전'과 '끈기'다. 개인적으로는 자기 관리 성과를 얻은 것 같다. 부상 없이 꾸준하게 뛴다는 게 중요한데 이를 잘 해냈다고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라 마라톤 일정을 끝내고 나서 여정을 생각해 보니, 마라톤은 인생인 것 같다.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처럼 한번 시작한 후로는 계속 뛰었다. 수많은 언덕이 있었는데도 뛰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살면서 크든 작든 산을 만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걸 극복하면 또 다른 걸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주저하게 되면 나중에 산을 만났을 때 무서울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 내가 직원들에게 '도전해라, 끈기를 가져라'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도전하고 끈기를 가지고 이뤄낸다면 결국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지방에 있는 기업들 모두 다 어려운 상황이다. 제품을 새로 개발한다든지 하는 돌파구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목표가 저기에 있어도 가다 보면 무슨 언덕이 나올지 어떠한 변수가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게다가 내가 아무리 빨리 가고 싶다고 해서 빨리 갈 수가 없다. 코로나19가 생길 줄 어떻게 알았겠느냐. 그런 상황에서도 시원하게 뭔가 해 나간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 마라톤에서도 지형이나 기후조건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도 답사도 안 했다. 인생살이도 똑같다. 우리가 어떻게 앞으로 내다볼 수 있겠느냐. 꾸준하게 해 나간다는 게 중요하다.



-뛰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 같은데,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대한민국 국토 경계 한 바퀴를 뛰면 풍경이 전부 다 다르다. 눈이 쉴 틈이 없다. 공기도 지역마다 다르다. 귀도 마찬가지다. 파도 소리부터 해서 새 소리까지. 다양한 소리가 들린다. 오감이 살아 움직이는데 엉뚱한 생각을 할 틈이 없다. 좋은 풍경을 보고, 좋은 공기를 마시고, 자연의 소리를 들으니 자연스럽게 힐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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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쉽지 않은 부분인데, 지역 상생을 위해 많은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요즘 감사하게도 주위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는 게 어떤 걸 포기하지 않았다는 거다. "당신네 회사는 뭘 하더라도 꾸준히 하네?"라는 말을 한다. 계족산 황톳길 사업도 17~18년인가를 연간 10억 이상 투자하며 꾸준히 해나갔다.

마라톤을 할 때도 폭염, 폭우, 폭설이 와도 뛰었다. 꾸준하게 해나갔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궂은 날씨에 뛰는 나를 보고 '애잔하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난 충분히 즐기고 있었다. 눈이 올 때 달리면 사각사각 들리는 눈 밟는 소리가 날 즐겁게 했고, 한여름에 더울지언정 드넓게 펼쳐진 자연을 바라보면 그렇게 눈이 즐거웠다.

어떤 사업도 마찬가지다. 내가 즐겁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알아준다.



-젊은 친구들한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라톤은 경쟁 상대가 있는 게 아니니 잘할 이유가 없다. 빨리 뛸 필요도 없다. 경쟁 상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상을 주는 것도 아니니 언덕이 있으면 조금 천천히 뛰는 것처럼 내 페이스로만 하면 된다.

내 페이스대로 뛰고,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게 진짜다. 젊은 친구들에게도 자기가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얘기하고 싶다. 잘할 수 있는 건 사실 힘들다. 항상 강박관념이 있어야 하고, 경쟁 관계에 놓여 있어야 한다. 나 혼자 내 인생을 남과 비교하면서 살 필요 없다. 나답게 살고, 나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우리 직원이 그러더라 나한테 김정호가 걸어서 대동여지도를 만들었는데, 당신은 뛰어서 '대동 런지도'를 만들었다. 누가 가지 않는 길을 최초로 간다는 도전을 했다. 젊은 친구들에게도 도전하고 끈기를 가지는 모습을 통해 많은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한다.


대담=박태구 경제부장(부국장), 정리=김소희 기자, 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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