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주축 '민주당의 길' 출범…"'비명' 아닌 '비전'모임" 결집 시각 차단

비명계 주축 '민주당의 길' 출범…"'비명' 아닌 '비전'모임" 결집 시각 차단

데일리안 2023-02-01 02:00:00 신고

3줄요약

이원욱·김종민·박용진·조응천 등 참석

"민주당 미래 고민 모임"…확대 해석 경계

이재명도 축사서 "이런 자리 많을수록 좋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주당의 길'이 31일 출범했다. 정치권에서는 비명계가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우려해 결집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많다. 하지만 이들은 '비명 모임'이 아니라 '비전 모임'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민주당의 길'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식 출범식과 1차 토론을 개최했다. 토론의 주제는 '민심으로 보는 민주당의 길'로, 당 지지율 전략 등을 논의했다. 발제는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조원씨앤아이의 김봉신 부대표가 맡았다.

이 모임의 핵심 멤버인 김종민 의원은 행사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발제자가) 여론조사 전문가니까 촛불 정권 수립 이후 4년 정도 추이를 설명하면서 나름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대한 질문도 했다"며 "2018년과 2022년 4년 동안 민주당 호감도가 2018년에는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에 비해서 2배 정도 높았는데 지금은 비슷했다. 거꾸로 비호감도 두배 높아졌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어 "지지율도 지지율인데 호감도 변화가 크다는 게 민주당에서 고민해야 할 숙제"라며 "민심 변화의 원인은 최근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서, 전임 정부가 했던 정책도 수사 대상이 되면서 과잉 수사 이어지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본다. 지난 정부 때 부동산 정책 관리 문제도 있었는데 이런 부분도 여전히 아직 개선된 게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민주당이 야당인데 야당답지 못한 민생 행보를 하고 있다, 야당일 때 중요한 건 현장을 가는 것인데 민생 현장에 소통하고 달려가는 야당이 안 보인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지금도 민생 문제에 의례적인 접근을 하지 말고 정말 문제 있는 곳, 갈등 있는 곳에 진심으로 다가가고 소통하는 현장 중심의 민생 대응이 절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원은 "종합적 진단은 (이대로는) 총선을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반사이익만으로 민주당이 총선에서 이길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김봉신 부대표는 당의 개혁 방향으로 △당내 민주주의 담보 △86세대의 역할 재조정 등 세대교체 △정치개혁 드라이브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당이 다음 달 4일 대규모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장외투쟁에 나서는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한다.

토론 전 인사말에 나선 홍영표 의원도 "우리가 민심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데 길을 저희가 잘 모르고 있는 거 같다"며 "요즘 우리 민주당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국민은 정말 싸늘하게, 민주당에 대한 기대를 버리는 분위기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명확히 그렇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홍영표 의원은 이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 비전 등을 우리가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새롭게 만들어서 국민들께 희망을 줘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한 것 같다. 이걸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의 정체성과 비전을 새롭게 만드는 데 있어 정말 백가쟁명 또는 혼란 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참석해 홍영표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 참석해 홍영표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들의 언급처럼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이 이뤄졌지만, 정치권에서는 '포스트 이재명 체제'를 준비하기 위한 비명계의 세력화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참여 명단은 비공개이지만, 이날 모임에는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쓴소리를 마다 않는 대표적인 비명계 이원욱·김종민·박용진·조응천 의원은 물론 강병원·고영인·김영배·김철민·박재호·서삼석·송갑석·송기헌·신동근·양기대·오기형·윤영찬·이용우·최종윤·홍기원·홍영표·홍정민 의원 등 비명계·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의원이 다수 참석했다.

이들은 '민주당의 길'이 결사체가 아니기 때문에 이날 행사의 성격을 '출범식' 혹은 '발족식'으로 정의하는 건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행사 사회를 맡은 이원욱 의원은 "저희는 어떤 결사체나 이런 모임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어떻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다가올 총선에서 승리할 것인가라는 걸 고민해보자는 의미에서 지난 대선과 지선 이후 반성과 혁신 모임 시즌1, 시즌2로 나눠 토론회를 진행했었는데 이제 반성만이 아니고 신뢰를 받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하지 않냐는 것에 의견을 모은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종민 의원도 "'민주당의 길' 토론회는 '비명 모임'이 아닌 '비전 모임'"이라며 "딱 한 글자 다른데 차이는 크다. 여기에서 비전 전략에 대해, 정치전략·미래전략·민생개혁 등 비전 얘기를 많이 하면 가장 큰 수혜자는 누구인가. 민주당 지도부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 쏟아지는 사건사고, 민심 동향 등 여기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게 지도부의 엄청 큰 임무이기 때문에 미래를 놓고 몇달 후, 1년 후, 5년 후 민주당의 비전과 미래 방향을 고민하며 설계해나가기 어렵다. 그런데 그걸 여기서 대신해주면 얼마나 고맙겠나"라며 "이런 다양한 모임과 에너지를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계에 대한 국민의 폭발적 갈증, 열망 이런 게 민주당에 의해 해결되는 길이 올해 안에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가 참석해 직접 축사를 한 것도 당내 편가르기 논란을 의식, 내부 분열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길이라는 모임을 창립하는 것으로 알고 축하하러 왔는데 모임은 아니고 토론이라고 하니 당황스럽기는 하다"며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런 자리가 많이 있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이 나아갈 길에 대해 진지하게 모색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런 자리는 많을수록 좋다"며 "민주당이 국민의 사랑을 받고, 국정을 책임질 훌륭한 조직으로 거듭날 방안을 찾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축사 후 퇴장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비명계에 손을 내밀기 위해 참석한 것이냐'는 질문에 "비명계 모임이 아니라고 하더라"라고 답했다. 이 대표와 함께 자리한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도 "축사에 응한 배경에 대해서는 "당내 의원들이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을 찾아보겠다고 하니 당연히 대표로서 참석하는 게 맞다"고 했다.

'민주당의 길'은 매주 화요일마다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여기서 토론한 내용 중 지도부의 판단 혹은 수용이 필요한 건 이 대표 등 지도부에 전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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