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K‧MBK 오스템임플란트 '자진상폐' 예고…시장 코웃음, 왜?

UCK‧MBK 오스템임플란트 '자진상폐' 예고…시장 코웃음, 왜?

더팩트 2023-01-26 00:00:00 신고


25일 종가 18만6300원…공개 매수가 19만 원 '목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MBK파트너스 주식 공개 매수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을 인수한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국내 1위 치과용 임플란트 업체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강성부 펀드'로 일컬어지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 지배구조 흔들기에 나선 가운데 다른 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인수를 목표로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선 여파다. 두 PEF 운용사는 최대주주의 지분을 공개 매수한 뒤 '자진 상장폐지'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자진 상폐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견해에 무게가 쏠린다.

◆ UCK-MBK, 한 달간 공개 매수 돌입…지분 25% 목표

UCK는 25일 MBK파트너스와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위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공개 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UCK와 MBK파트너스는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위해 지난 5일 특수목적법인(SPC)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상태다. 김수민 UCK 대표와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가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의 공동대표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의 자본금은 215억 원이며, 지난 20일 주당 발행가 10만 원으로 425만주를 유상증자해 425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금번 공개 매수 대상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잠재 총발행주식수(1557만6505주) 중 15.4∼71.8%(239만4782주~1117만7003주) 범위이며, 매수가격은 주당 19만 원이다. 공개 매수 기간은 이날부터 내달 24일까지다. UCK와 MBK파트너스는 이번 공개 매수 발표에 앞서 오스템임플란트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의 보유 주식(20.6%)의 절반인 144만 여주(총 잠재발행주식의 9.3%)를 주당 19만 원에 인수했다. 두 회사는 추가 공개 매수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25%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분 반절을 넘긴 최규옥 회장은 2020년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콜옵션을 갖고 있다. 구주 일부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판 뒤 CB를 주당 3만8736원에 행사해 전체 15% 수준의 지분을 가져갈 전망이다. 오스템임플란트 2대 주주로 남아 모종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공개 매수가 성공리에 마무리될 경우 UCK와 MBK파트너스, 최 회장 측은 약 40%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물론 향후 최 회장의 행보에 대해서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개인 견해에 관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 여타 진행 추이 또한 지켜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 메디트+오스템임플란트 시너지 기대감 '솔솔'

양사가 오스템임플란트 공개 매수에 나선 것은 구강스캐너 기업 메디트와의 시너지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앞서 구강스캐너 기업 메디트를 매매하면서 인연을 텄다. MBK파트너스는 작년 12월 29일 메디트의 대주주인 UCK 및 설립자 등과 메디트 지분 99.5%를 약 2조4000억 원에 매입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장민호 창업자와 특수관계인들은 디지털 덴털시장과 메디트의 성장성 등을 확신해 지분 매각 대금의 상당분을 재투자해 공동투자자로 남았다. 메디트의 주요 경영진도 공동투자자로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두 PEF 운용사를 비롯해 증권가에서도 오스템임플란트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보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45%, 33%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유율 8%를 기록해 4위에 올라 있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3년 매출액은 1조2466억 원, 영업이익은 2668억 원이 기대된다"며 "인수합병(M&A) 전략에 활용될 수 있는 풍부한 현금과 효율적 치과 의사 교육 프로그램, 국내외 덴탈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지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고 있던 상황도 공개 매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매입하며 경영권 개입에 나서고 있다. KCGI가 지분을 100% 보유 중인 에프리컷홀딩스는 지난 5일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5.57%에서 6.57%로 늘려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설 연휴 직전 오스템임플란트 경영진에게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담은 주주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 18일 KCGI가 보낸 서한에는 △독립적인 이사회 구성 △주주권익 증진△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경영 효율성 강화 △동기 부여 가능한 합리적인 보수구조 및 조직문화 개선 등의 요구가 담겼다. KCGI 측은 "주주가 구성한 이사화를 통해 회사를 경영하며 감시와 견제를 바탕으로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를 확립해야 한다"며 "주주의, 주주를 위한, 주주에 의한 이사 선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공개 매수 소식이 전해진 25일 오스템임플란트는 전 거래일(16만2500원) 대비 14.65%(2만3800원) 오른 18만63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갈무리

◆ KCGI "기업가치 개선 노력, 동참해달라"

UCK와 MBK파트너스가 컨소시엄을 꾸려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공개 매수를 진행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KCGI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KCGI는 공개 매수가 전해진 당일 보도자료를 통해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PEF다. 내재가치가 뛰어난 기업들을 인수해 기업지배구조를 포함한 경영효율성 개선, 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해 탁월한 투자성과를 발휘해 왔다"며 "펀드로서 투자자들을 위한 신의성실의무는 저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스템임플란트는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회사지만 최근 단군 이래 최대 규모 횡령사건 을 비롯하여 내부통제시스템상의 문제점을 반복 노출하고 있다. 또 가족회사 손상차손, VIP 보험, 개인적 비행 등 대주주 관련된 수많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은 회사"라며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이 KCGI와 함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오스템임플란트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큰 뜻에 동의하리라 믿는다"고 언급했다.

KCGI는 "두 PEF가 오스템임플란트에 거액의 지분투자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 가치를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들이 경영에 참여해 경영투명성을 위한 독립적 이사회 구성 및 효율적 의사결정 구조가 확립된다면 오스템임플란트의 기업가치는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리와 함께 기업가치를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들에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 주가 19만 원 근접…"공개 매수·자진 상폐, 명분일 뿐"

공개 매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오스템임플란트의 주가는 널뛰기에 들어갔다. 25일 오스템임플란트는 전 거래일(16만2500원) 대비 14.65%(2만3800원) 오른 18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8만7800원으로 문을 연 오스템임플란트는 줄곧 상승세를 이어갔다. 장중 한때는 18만8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찍었다. 이날 거래량은 136만6502주, 거래대금은 2553억1300만 원에 이르렀다.

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두 PEF 운용사가 이야기했던 자진 상폐는 어불성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주가는 공개 매수 가격인 19만 원에 근접한 수준이며, 추가 상승 여력 또한 다분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개 매수 신청 수량이 15.4%(239만4782주) 미만일 경우에는 전량 매수가 이뤄지지 않는다. 자진 상폐가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 95% 이상을 전제로 하는 만큼, KCGI의 견해에 따라 향방이 뒤바뀔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시점 6.57%의 지분을 가진 KCGI가 자진 상폐를 반대하거나 주주가치 제고를 요청할 확률이 높다. KCGI가 추가 지분 확보도 염두에 두었던 만큼 다각도로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가정하에 자진 상폐는 어렵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PEF 운용사들이 오스템임플란트의 지원군이 되는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을 감안해 공개 매수와 자진 상폐 명분을 걸었을 뿐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Copyright ⓒ 더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