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⑬] 이혼 가정에서 자란 남친과 헤어져야 하냐고?

[한연화의 뼈때리는 고민상담소⑬] 이혼 가정에서 자란 남친과 헤어져야 하냐고?

평범한미디어 2023-01-25 23:57:18

[평범한미디어 한연화] 우선, 내가 당신이나 당신 아버지가 그토록 안 좋은 집안 자식이라고 여기는 이혼 가정 자식이라는 것부터 밝혀두고 시작하지. 나 역시 어머니, 아버지가 어릴 때 이혼했고 현재 내 부모님은 아버지만 계셔. 나에게 사실상 어머니 역할을 해준 사람은 할머니였고 말야. 당신의 사연을 보니 화가 나면서 동시에 배우 김수미씨가 한 말이 떠올랐다.

 

김수미씨는 “옛날에 사귀던 남자가 있었는데 그 어머니가 반대를 했다. 반대하는 이유 세 가지를 대는데 첫째는 대학을 안 나왔다는 것이고, 둘째는 연예인이라는 것이고, 셋째는 조실 부모라는 거였다. 그래서 내가 대학은 다시 가면 되고, 연예인은 그만두면 되지만 내 부모님 일찍 돌아가신 건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당신 같은 아들과는 결혼 안 하겠다”고 한 적이 있다.

 

그래 차라리 당신 아버지가 남친의 학벌이나 경제력, 외모를 문제 삼았다면 어떻게든 고쳐볼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부모님 이혼한 건 당신 남친이 아니라 옥황상제, 아니 하느님, 부처님, 예수님이 와도 어쩔 수 없는 문제지. 안 그래?

 

최근 알게 되었는데 제 남친 부모님이 남친 어릴 적 이혼을 하셔서 외동으로 어머니 손에 자랐습니다. 제가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아빠가 조금 그렇다고 헤어지고 좋은 남자 만나라고 하시는데. 저도 남친이 이혼 가정인 게 어디가서 말도 못 하고 조금 그래요. 솔직히 헤어지는게 맞겠죠?? 남친이 집안은 안 좋아도 엄청 훈훈해서 놓치기는 싫은데 또 이혼이 걸려서요.ㅠㅠ

 

<고민글 출처 : 전국대학생대나무숲 / 2023년 1월17일> 

 

 

사실, 나는 당신의 사연을 듣고 처음으로 고민 상담을 해주는 일에 회의감을 느꼈어. 온갖 어처구니 없는 사연들을 다 받는 나이지만 이건 좀 너무하잖아. 이혼 가정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마저 혐오하게 된 사람에게 상담을 해줘야 하는 이혼 가정 자식이라니 당신이 생각하기에도 좀 너무한 일이지? 나로서는 우리 아버지에 대한 패드립을 면전에서 들을 격이나 다름이 없는 일이고, 아버지의 딸로서 당신 같은 사람의 멱살을 잡아 땅바닥에 패대기쳐도 할 말이 없는 일인데 말이야.

 

미안. 표현이 좀 격해졌네. 그런데 이제부터 표현이 더 격해질 테니 각오해둬. 자,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야 이 한심한 여자아! 너는 부모 둘 다 있는게 유세냐? 그리고 그건 네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이혼 안 한 게 뭐가 그리 유세라고 남의 가정을 두고 이혼을 한 게 흠이네, 집안이 안 좋네 지랄을 하냐? 세상에 날 때부터 이혼할 사람, 이혼하지 않을 사람 정해져 있냐? 누구는 날 때부터 이혼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써붙이고 나왔냐? 그보다 세상에 부모를 골라서 태어날 수 있는 사람이 있긴 하더냐? 그저 세상에 태어나서 자라다 보니 내 부모가 이혼을 한 건데 그걸 그 사람더러 어쩌라고 부모가 이혼한 자식은 흠 있는 집안 자식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는지 나는 알 수가 없어서 말야.

 

그래, 아마 너도, 당신 아버지도 고민 상담을 해주는 사람이 이혼 가정 자식일줄은 꿈에도 몰랐겠지. 이혼 가정 자식을 스스로가 뭐라도 된 것처럼 용납 못 하는 걸 넘어 혐오하는 너희들에게 이혼한 사람이나 이혼한 사람 자식을 어떤 형태로든 또 다시 만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을 테니까. 이런 거야, 사람 일이라는 게. 누군가 나보다 못 하다 여겨지는 어떤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혐오하면 반드시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어떤 형태로든 만나게 되는 게 사람 인생이더라. 그렇게 본의 아니게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원한을 사게 되지. “네가 대접받고 싶은대로 남을 대하라”는 말처럼 너나 당신 아버지처럼 남이 나보다 못 한 것의 기준을 멋대로 정해놓고 그 잣대에서 벗어나는 사람을 혐오하고, 지들이 뭐라도 된 것처럼 용납을 하네 마네 하다가는 나중에 그대로 돌려받게 될 거란 소리지.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말이지.

 

아, 그렇다고 내가 당신에게 남친과 계속 사귀라 마라 하는 건 아니니 안심해. 특정한 집단을 혐오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한 번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지 그 이전에는 정신을 못 차린다는 거 내가 잘 알거든. 물론, 당신도 당신 아버지도 억울할 거야. 이혼 가정 자식을 못 받아들이는 게 뭐가 어떻다고 나를 혐오종자로 모냐? 그러겠지. 그런데 그거 혐오 맞고, 나는 누군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일인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를 일삼는 인간들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존중도 해주지 않고 싶거든. 그러니 내게 있어서는 당신이나 당신 아버지 같은 사람을 위해 이 정도 말을 해주는 것도 매우 큰 인내심을 발휘하는 일이야. 하, 내가 너무 착해졌나. 나 원래 이렇게 인내심 많은 사람이 아닌데. 

 

어쨌든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남친은 당신이나 당신 아버지에게 너무 아까워. 자신을 이혼 가정 자식이라는 이유로 혐오하지 않을 사람, 자신을 그저 온전히 사랑해줄 사람 얼마든지 만날 수 있을 텐데 똥을 밟아도 유분수지 하필 걸려도 당신 같은 사람들에게 걸린 거잖아. 그러니까 남친한테 가서 이혼 가정 자식이라 싫고 용납을 못 하겠으니 도저히 상종을 못 하겠다고 솔직히 이야기해. 그리고 계속 그렇게 이혼 가정 자식 혐오하면서 살아. 주위에 이혼한 사람이나 이혼 가정 자식 있으면 너 흠이 있다, 집안 안 좋다, 대놓고 모욕을 주면서 원한을 사고. 계속 그렇게 살다가 한 번 큰 코 다쳐보라고.

 

여기까지 읽으니 무슨 고민 상담을 하는 인간이 이 따위인가 싶지? 말했잖아. 나도 이혼 가정 자식이고, 고민 상담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고, 우리 아버지 딸이라고. 나로서는 면전에서 패드립 들은 격인데 상담이고 뭐고 간에 말이 곱게 나올 리 없는 건 당연하잖아. 그러니까 그냥 그렇게 사시라고. 이혼 가정 자식 혐오하다 그 혐오에 스스로 데여보시고 더 이상 이런 같잖고 역겨운 고민 가지고 고민이라 올리지 마시길. 자, 내 얘기는 이걸로 끝. 덕분에 열세 번째 상담 글이 아주 엉망이 됐으니 이거 고맙다고 해야하려나.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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