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의 이상한 '유감'…여론 더 악화
與 "뻔뻔함에 경악을 넘어 아연실색"
장경태만 '사과'…이재명·박홍근 등 침묵
한동훈의 엄정한 질책 "이제 책임질 시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른바 '한동훈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이 허위로 결론난 데 대해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뒤늦게 '유감' 표명이 담긴 입장문을 내놨다. 하지만 여론은 오히려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사과해야 할 대상자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이름은 빠진 데다가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 김 의원은 24일 밝힌 입장문에서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사실이라면'이라는 가정을 달아 자신의 의혹 제기가 허위임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유감 표명 대상에 피해자인 한 장관의 이름은 올리지 않은 채 '등'으로 얼버무렸다.
특히 국회의원이자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사실검증 없이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정치불신을 초래한 데 대한 사과나 반성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 의원은 오히려 "국정과 관련한 중대한 제보를 받고, 국정감사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저는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대변인의 뻔뻔함에 경악을 넘어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애초 상식과 염치가 빈곤한 민주당이지만, 그저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헐뜯을 거리만 찾는 하이에나 정치의 참사"라고 비난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나아가 "장관은 모든 직을 걸었는데, 이제 무엇으로 책임질 것인가. 김의겸 대변인은 헌법기관으로서, 공당의 공인으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거짓을 이어왔다"며 "거짓말 제조기 김 대변인은 사퇴가 사죄"라고 압박했다.
피해 당사자인 한 장관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한 장관은 "김 의원은 책임을 져야 하지 사과할 필요가 없다"며 "그분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면서도 단 한 번도 책임을 지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그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까지 사회적 문제가 됐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법적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국회의원 배지 뒤에 숨어서 선량한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면서 해코지하고 다닐 것"이라며 "앞으로 그러지 못하게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못 박았다. "사과할 기회가 많았는데 (하지 않았다), 법적 책임을 지면 된다"고도 했다.
"음모론에 중독된 민주당, 이제 끊어내야"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참석해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 장관은 김 의원 뿐만 아니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박홍근 원내대표, 박찬대·장경태 최고위원, 김성환 정책위의장, 박범계·우상호 의원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민주당 지도부 혹은 소속 중진의원으로서 김 의원의 허위 의혹에 근거해 특검을 주장하거나 한 장관의 사과를 촉구했던 인사들이다. 일부 인사는 의혹을 기정사실화 하고 "제2의 국정농단"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고 사용했었다.
하지만 장경태 최고위원 정도만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혼란과 우려를 가지셨을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했을 뿐, 지목된 다른 인사들은 이날까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 장관은 "이제 책임을 질 시간이다. 저질 음모론에 올라타고 부추긴 분들의 사과를 요구한다"며 "저한테 사과하는 것이 싫으면 국민께라도 사죄하길 바란다. 그것이 그분들이 대표하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충고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처럼 음모론에 중독된 민주당은 언제든지 또 '사고'를 칠 것"이라며 "국가 행정력을 낭비하고, 무고한 피해자를 양산하며, 국민의 피로감과 정치혐오를 증가시키는 민주당의 정치행태,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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