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폭우 이후 한달…그날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최악의 폭우 이후 한달…그날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아시아타임즈 2022-09-27 16:33: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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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유승열 기자] 오는 10일 우리나라의 대명절인 한가위가 가까이 다가왔지만 명절의 분위기가 나지 않는 곳이 있다. 지난달 8일 기습폭우로 막대한 침수피해를 입은 서울시 관악구는 아직 폭우의 악몽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침수피해 한 달여가 가까워졌지만, 아직 동네는 정상화되지 못했다. 

image 지난달 9일 폭우로 침수된 가구들이 골목에 나와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지난달 8일과 9일 수도권 하늘은 구멍이 난 듯 폭우가 퍼부었다. 기상관측 이래 115년 만의 최대 폭우로, 주택과 상가가 침수됐고 수많은 이재민과 사망·부상자들이 발생했다. 

그중 침수피해를 많이 입은 대표되는 곳 중 하나가 관악구다. 이곳은 신대방역 1번 출구 보도블럭이 떨어져 나갔고, 많은 상가들과 반지하 주택이 침수피해를 입었었다. 폭우가 지나간 길거리에는 반지하, 1층 상가에서 침수로 못 쓰게된 가구와 가전, 옷 등이 나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image 지난달 9일 폭우로 침수된 가구들이 골목에 나와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관악구 신사동에 거주하는 A씨는 "폭우가 내린 뒤 집 밖으로 나온 쓰레기들을 처리하기 위해 수많은 환경미화원과 청소차량이 동원됐으나, 많은 쓰레기를 치우는데 애를 먹었다"며 "결국 군인이 동원되고 봉사활동을 나온 사람들도 도와줘 길거리가 제모습을 갖추는데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침수피해를 입은지 한 달여가 된 현재 폭우로 인한 상처는 곳곳에 남아 있었다. 

골목은 당시 주위 도림천이 범람하고 하수도가 역류하면서 함께 길을 덮친 흙이 청소되지 못한 채 여전히 길거리에 남아 있었다. 또 침수피해를 입은 집을 수리하기 위해 젖었던 도배와 장판들이 나와 있었고, 젖어 사용하지 못하게 된 가구들도 거리에 남아 있었다. 

침수됐던 반지하 집들은 여전히 비어있는 곳들이 많았다. 일부에서는 도배와 장판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많은 집들이 비어 있었다. 침수로 피해를 입은 뒤 도저히 사람 살 곳이 되지 못하자 바로 이사한 사람들도 많다는 설명이다.  

특히 세 모녀가 사망한 반지하 집은 방치돼 그날의 상처를 보여줬다. 현재는 물이 다 빠지고 가구와 물건들이 모두 빠져 빈집이 됐지만, 젖었던 장판과 벽지는 더러운 상태로 남아 있었다. 

image 5일 서울시 관악구 신사동 한 골목. 여전히 폭우 당시 거리를 덮친 흙탕물의 잔해가 남아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사람들의 가슴에도 상처로 남았다. '태풍 힌남도'가 다가온가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은 젖으면 안되는 물건들을 따로 챙기며 혹시 모를 침수피해에 대비했고, 한 주택의 반지하 창문은 비닐을 감싸 물이 들어가지 않고록 했다. 

반지하에 거주하는 B씨는 5일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또 집이 침수될까봐 걱정"이라며 "태풍이 지나가기 전까지 걱정돼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지역에 있는 소상공인·중소기업들도 침수로 상당한 피해를 입고 복구를 진행중이다. 주위 중소기업에서는 주로 기계에 물이 차거나 원자재가 젖어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한 자동차부품업체가 2~5억원, 가구업체는 기계와 원자재 중심으로 3~4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지하에 위치한 한 공장은 가죽 원단들이 모두 젖어 8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 지역에 위치한 기업은행 신대방역지점은 그동안 침수피해로 금융지원을 받고자 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개인고객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김성귀 기업은행 신대방역지점장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꾸준히 와서 상담을 받고 있다"며 "2일 기준 총 5곳에서 상담을 받았고, 그중 한 곳이 운전자금 등 목적으로 지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침수피해 직후 본부장이 현장을 찾아 실태파악에 나섰고 수해피해를 입은 고객들을 돕기 위한 종합금융지원으로 피해복구 지원에 노력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집중호우로 직·간접적인 수해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중소기업에게 총 2000억원 규모의(기업당 3억원 이내)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개인고객에게 500억원 규모의(개인당 3000만원 이내) 긴급생계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최대 1.0%포인트(p)까지 대출금리도 감면해주고 있다. 아울러 기존여신 만기도래시 원금상환 없이 최장 1년 이내의 만기연장을 지원하고 분할상환금에 대해서는 상환을 유예해준다. 

김성귀 지점장은 "지원을 받은 한 분은 이곳에서 20년 정도 가구를 만드는 공장을 운영하셨는데 이런 수해는 처음이었다고 한다"며 "자재가 목재라 모두 폐기처분을 해야 했고 기계도 고장나 운전자금 용도로 대출을 받으셨다. 지원해드리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image 5일 서울시 관악구 신사동 내 골목. 지난달 침수피해를 입은 가구들이 길에 버려져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개인고객들도 간간히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고 한다. 주로 다가구 주택 주인들로, 반지하에 사는 사람들 전세금을 주기 위해 자금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이전보다 많이 올라 대출받기를 포기하고 돌아가시는 분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신사동에 거주하는 C씨는 "이 동네에 많은 차들이 침수차량이 돼, 동네를 둘러보면 이전에 보지 못한 비어 있는 주차장도 간간히 볼 수 있다"며 "그래도 이전에 비하면 동네가 많이 나아진 수준이 됐지만 하루빨리 동네가 폭우 이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image 6일 일가족 3명이 침수로 사망한 관악구 내 빌라 반지하 모습. 당시 수해로 벽지와 바닥이 더러워져 있다./사진=아시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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