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와 에코페미니즘…대안공간 루프, 서울-샌프란시스코 교류전

잡초와 에코페미니즘…대안공간 루프, 서울-샌프란시스코 교류전

연합뉴스 2022-09-23 18:41:30

내달 23일까지 전시…12월에 미 샌프란시스코 아트커미션으로 자리 옮겨

대안공간 루프의 '자매들, 우리는 커진다': 서울-샌프란시스코 교류전' 대안공간 루프의 '자매들, 우리는 커진다': 서울-샌프란시스코 교류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대안공간 루프는 23일부터 에코페미니즘을 중심으로 '자매들, 우리는 커진다': 서울-샌프란시스코 교류전'을 개최한다. 사진은 참여형 작품을 설명하는 권은비 작가. 2022.9.23 heev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환삼덩굴은 들 밭에서 흔하게 자라는 잡초다. 김매기를 하는 농부의 매서운 손을 피했더라도 애초에 한해살이 식물인지라 오래 살지 못한다.

하지만, 서울 마포구 '대안공간 루프'에서는 잡초인 환삼덩굴이 9월 말의 쌀쌀한 날씨에도 싱싱하게 자라나고 있다.

화분에 식물 영양제만 4개를 꽂고 일조량을 채워주기 위한 조명 여러 개에 통풍을 위한 선풍기까지 배치해 마치 난초처럼 정성껏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작물이 아닌 잡초를 애지중지 키우는 이 모습은 대안공간 루프에서 23일부터 열린 '자매들, 우리는 커진다: 서울-샌프란시스코 교류전' 전시의 일환이다.

전시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기존의 산업화한 농업 체제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에코 페미니즘'을 중심으로 자연을 대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가장 자연다운 자연을 고찰하고 그 중심에 농경 산업화·자본주의 전환 과정에서 배제됐던 여성을 놓은 것이다.

인간이 손대지 않은 자연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배종헌 작가는 콘크리트 위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잡초에 초점을 맞췄다.

콘크리트 사이에서 움튼 잡초들을 직접 그리거나 판화로 만들었다. 콘크리트의 이끼와 균열 속에서 자라난 풀은 마치 기암괴석과 수목이 함께 있는 산수화 같기도 하다.

배 작가는 "정원을 가꾼다거나 인간의 어떤 행위로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자라나는 풀들, 특히 시골이 아니라 도시 콘크리트에서 자라난 것에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관객을 맞는 잡초인 환삼덩굴은 이다슬 작가의 작품. 제주도에서 600평의 땅을 일구는 이 작가는 환삼덩굴을 해를 넘겨 키우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진으로 찍어 기록했다.

관객의 참여를 유도한 작품들도 있다.

권은비 작가는 '실패의 장소 안에 퇴비'라는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폐스티로폼으로 만든 상자를 굴려 함께 퇴비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작가들의 작품도 눈에 띈다.

크리스틴 블랑코는 직접 흙을 고르고 물에 이겨 벽돌을 만드는 작업을 전시했다. 필리핀 여성들이 만드는 직물 형태를 흙으로 재현한 것이다.

이 전시는 다음 달 23일까지 이어지며, 12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시 산하 아트 커미션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한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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