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칼럼】동물보건사, 쓸모가 있다? 없다?

【코코칼럼】동물보건사, 쓸모가 있다? 없다?

코코타임즈 2022-09-23 17:52:12

【코코칼럼】동물보건사, 쓸모가 있다? 없다?

‘동물보건사’ 국가자격시험이 내년 또 치러진다. 5개월 정도 남았다.

구체적인 일정은 시험 3개월 전에 공고된다. 현재는 정부가 구체적인 시험 일시와 장소를 검토하고 있지만, 내년 2월 26일(일요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험 과목도 Δ기초 동물보건학 Δ예방 동물보건학 Δ임상 동물보건학 Δ동물 보건·윤리 및 복지 관련 법규 등 4개로 지난해와 같다.

동물보건사 제2회 자격시험, 내년 2월 26일 유력…5개월 앞으로 다가와

그런데 문제가 있다.

동물보건사는 올해 2월, 첫번째 자격시험을 치렀다. 모두 2천907명이 응시해 최종 2천311명 합격했다. 합격률이 79.5%에 이른다.

당시 농식품부는 “필기시험 합격자가 처음엔 2천544명이었으나, 제출서류 심사 등 자격 검증 과정에서 233명이 탈락해 최종 합격자는 2천311명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었다.

그런데, 합격자 대부분이 일정 기간 동물병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특례대상자’(2천65명, 89.36%)였다. 이미 동물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현직’들인 것.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공부한 이후 갓 졸업했거나 또는 졸업 예정이었던 합격자는 모두 해봐야 246명(10.64%)에 불과하다. 최근 몇 년 사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동물보건 관련학교, 관련학과들이 가르치는 교육의 질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의 하나다.

응시자 또 얼마나 몰릴까…1회 시험엔 대부분 동물병원 ‘현직’들이 합격

동물보건사 시험은 농식품부 ‘인증 평가’를 획득한 ‘동물보건사 양성기관’을 졸업한 사람만이 응시할 수 있다. 지난해의 경우엔 전국 21개 학교가 평가를 신청해 대전과기대, 공주대, 신구대, 중부대 등 15개 학교만 ‘인증’을 받았다.

현재는 사정이 또 달라졌다.

동물보건사 양성과정을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학교만 그 사이 50개 내외로 많아졌다. 주로 전문대학들에서 학생 유치 차원에서 만들던 동물보건 관련학과가 최근 들어선 4년제 사립대학들도 줄줄이 뛰어들고 있다. 같은 이유다. 신입생 유치가 학교 존립의 최대 관건인 때문이다.

정부는 그래서 달 27일부터 6주간 ‘인증 평가’ 신청을 미리 받는다. 11월부터는 서류평가와 방문평가를 진행하고, 12월말이면 심사 결과를 공표한다.

현재의 흐름을 짚어보면 이번엔 최소 20개 학교 이상이 인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받은 인증이 올해까지 유지되거나, 올해 추가로 받는 학교를 포함해서다. 그러면 이들 학교들 졸업생들만 한해에 1천명에 육박한다.

거기다 ‘특례대상자’들 중 지난해 시험을 보지 않았거나 시험에 떨어진 이들 상당수가 다음에 시험에 응시한다. 그러면 내년 시험엔 응시자 수가 3천명을 넘을 수도 있다.

졸업생에만 ‘응시 자격’ 주는 ‘인증’ 학교, 내년엔 20개 넘을 수도

또 다른 문제는 합격자 수 관리. 

올해 첫번째 시험만으로도 합격자가 2천311명이나 배출됐기 때문이다. 현재 동물보건사가 취업할 수 있는, 반려동물 진료 동물병원은 전국에 3천500여개. 많아야 4천개를 넘지 않는다.

그런 상태에서 자격보유자가 제도 시행 초기부터 과다하게 배출될 경우, 현재도 “별로 쓸모가 없다”는 평을 듣는 ‘동물보건사 국가자격시험’은 그 가치가 빠르게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현행  ‘수의사법’은 동물병원에서 동물보건사를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동물병원으로선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인 자격증인 셈이다. 현재도 스탭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들이 자격증을 하나 더 가졌다고 연봉을 더 올려주려는 곳도 거의 없다.

‘전문인력’ 양성은 공염불?…”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국가자격증 

임상 현장에서 동물보건사 역할도 한계가 너무 뚜렷하다. 

수의사가 진료할 때 강아지 고양이를 잡아주거나 보호자에게 문진표를 주며 설명 해주는 정도 밖에 못하는 상황.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사람병원 간호사라면 일상적으로 하는, 주사나 혈액 채취 등 부분적인 ‘침습행위’조차 수의사들 반대에 부딪혀 이들에게 원천 봉쇄돼 있다. 그런 만큼 굳이 연봉 더 올려줘야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괜찮은 일자리 창출’을 표방했던 정부의 제도 도입 취지도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일자리 창출’이란 측면에서 현재는 아무런 강제력도, 효능감도 없어서다. 새로운 취업자가 생길 여지도 별로 없다.

거기에 ‘괜찮은 일자리’라면 일정 수준 이상 연봉에다 자격증의 희소성이 보장돼 있어야 하지만 그것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비싼 등록금 들여가며 2~3년, 심지어 종합대 4년씩이나 걸려 자격증 공부를 하는 응시자들 입장에선 한숨만 나오는 상황인 셈이다. 

“국가자격증이니 따 놓으면 언제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무슨 쓸모가 있을까 싶긴 해요.”

물론 아직 시행 초기인 만큼 여러가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동물보건사 제도가 지금처럼 자격증을 남발하면서도, ‘국가자격증’에 걸맞는 가치를 보장하지 못한다면 이는 본질적인 문제가 된다. 일대 혁신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에선 아직 아무런 기미도 없다. “고급 전문인력”을 꿈꾸던 자격시험 응시자들, “보다 전문화된 진료 환경”을 원하던 보호자들만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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