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는 아이, 혹시 불안장애는 아닐까?

심리 전문가의 육아 정보 전문가 Q&A  4세

Q. “이사하면서 아이 유치원을 옮겼어요. 아이가 이전 유치원에서는 잘 지냈는데, 옮긴 후부터 갑자기 말을 안하기 시작했어요. 집에선 말도 잘 하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고, 혹시 불안장애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돼요.”
 
A. 말없는 행동은 주의깊게 살펴봐야합니다.
유아기 아이들이 ‘말없음’과 관련해서 부모의 걱정을 크게 들을 때가 있습니다. 말문이 트일 때가 되었는데도 몇 마디 말밖에 못하거나 가족과는 이런저런 말을 잘 하는데 남들 앞에만 가면 꿀먹은 벙어리처럼 말문을 닫아버리는 경우가 대표적이죠.
이럴 때, 엄마들이 문제가 아닐까 고민하면 조부뫄 주변 어른들은 어릴 때 말도 늦게 트이고 숫기가 없더라도 잘만 큰다고 해서 오히려 속만 타게 됩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라면, 주변 아이들과 친해지지도 못하고 수업에도 참여를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되니 속상하고 답답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아기의 ‘말’은 아동의 발달과 밀접하게 관련되므로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발달은 아이들마다 다른 속도를 보일 수 있지만, 말을 잘 하던 아이가 갑자기 말이 없어졌다면 아이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와 아이 심리상태 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사회적 상황에 대한 불안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선택적 함구증’을 보이는데 이를 방치한다면 이후 대인관계 문제나 우울증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A. 기질적으로 내성적이거나 스트레스에 취약한 아이일수 있어요.
부모님들 중에 학창시절 반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거나 남 앞에서 이야기만 해도 땀이 나고 얼굴이 붉어지는 경험을 한 기억이 있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이런 분들은 기질적으로 내향적이고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상황에 불안해져서 이로인해 스트레스를 느끼는 경우가 많지요. 아이들도 그렇습니다.
아이가 가족이나 친밀한 사람과는 이야기도 잘 하지만, 갑자기 말없음이 나타나는 ‘선택적 함구증’은 5세 이전에 나타나는데, 많은 경우 갑작스러운 변화나 스트레스의 영향으로 행동이 변화됩니다. 선천적으로 낯도 많이 가리고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부끄러움도 많이 타는 등의 특성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부끄럼 많은 아이들이 갑자기 말없음을 보이지는 않고, 이사나 가족간의 이별 등으로 인한 갑작스런 환경변화나 새로운 환경에서의 실패 경험 등 스트레스를 겪게 되면, 아이는 이런 관계에서 불안을 크게 느끼게 됩니다. 불안을 감당하기 힘든 아이가 선택한 방법이, 피하기, 즉 말을 안하는 것입니다. 주변에서는 이런저런 말을 시켜보다가 아이가 전혀 말을 안 하면 아이를 배려하려고 말을 안시키는 등 스트레스 상황에서 배재시켜 주기 때문에 아이 입장에서는 아주 편한 방법이 되지요.
 
A. 아이가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말하면 격려해주세요.
어른들이 말없는 아이들 대하는 태도는, 더 많이 말을 시켜보다가 결국 혼내거나 아이가 말없이 시무룩해보이니 대신 말해주고, 더 나아가 아이가 원하는 것 같은 요구를 채워주곤 합니다. 따라서 말없음이 나타난 아이와 친숙한 대인관계에서는, 말없음과 대신말해주거나 알아서 챙겨주기 등으로 굳어지고, 결국 아이의 말없음은 계속 반복됩니다.
불안할 때는 조급해지고 긴장해서 경직됩니다. 자연히 평소 잘 할 수 있는 행동은 느려지고 말 역시 더듬거나 조리있게 말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말할 수 있는 능력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므로, 불안한 상황을 잘 감당할 수 있게 주변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부모는 답답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빠리 말하라고 다그치거나 아예 아이 대신 말해주기도 하는데 이는 아이의 말없음을 오히려 강화시키므로 좋지 않습니다. 괜찮다고 말해주고 천천히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짧게라도 표현하면 격려해주세요. 큰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가 말없음을 버리고 말하기까지는 용기가 필요하고, 주변의 지지가 계속될수록 아이는 안정감을 회복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