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식 수해 대응법 눈길… '태풍 오면 지붕에 모래 주머니 올려라'

북한식 수해 대응법 눈길… '태풍 오면 지붕에 모래 주머니 올려라'

BBC News 코리아 2022-08-19 10:58:27 신고

3줄요약

최근 북한에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북한의 국가비상재해위원회가 대응 요령을 소개하고 나섰다. 하지만 그 내용이 한국의 그것과는 사뭇 달라 눈길을 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평양시와 평안도, 자강도 등에 200mm 넘는 비가 내렸고 신의주 도로가 침수되는 등 직접적인 피해도 잇달았다. 특히 평안북도 구성시 279mm, 운산군 273mm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으며 평양 시내를 관통하는 대동강 강변 인도는 물에 잠기기도 했다.

북한 당국은 기상경보를 발령하고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했다. 폭우 예상 지역의 지하 건널목과 지하차도 등엔 이동식 양수기를 배치하고 도로와 상수도 상태도 꼼꼼히 살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7일 '태풍위기대응방법과 행동질서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태풍의 개념과 특징, 위기 상황별 행동요령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통신은 "모든 주민들이 알고 있어야 할 위기 대응방법과 행동질서에 대한 해설자료를 작성 및 시달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이색' 수해 대응법

태풍을 앞둔 상황이라면 먼저 주변에 어떤 위험 대상들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전봇대와 나무 등이 강풍에 넘어가지 않도록 지지대를 설치하거나 밧줄로 묶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철판 지붕에는 최소 50kg 이상의 모래주머니를 올려 바람에 지붕이 날아가지 않도록 조처해야 하고 고층 건물에 산다면 1층 또는 2층으로 대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많은 비가 쏟아질 경우 저지대 침수를 막기 위해 배수 체계를 사전에 점검 및 보수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고층 건물 아래로 다니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고, 대피 시에는 될수록 장화를 신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 나름의 수해방지 노력'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인태 책임연구위원은 BBC 코리아에 "북한이 최근 대주민 접근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세부적인 부분까지 어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인 환경 자체가 한국과 비교해 낙후되고 대응요령 역시 1차원적이지만, 그 환경에서나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안보 위기, 코로나 방역, 자연재해 등을 3대 위기라고 언급했을 정도"라며 현재 북한 내 자연재해와 그 피해 정도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북한 자연재해=식량위기'

북한이 장마와 가뭄 등 자연재해로 노심초사하는 이유는 바로 식량난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최진용 서울대 교수는 지난 1월 통일평화연구원을 통해 공개한 '북한의 자연재해와 식량부족: 재난 정의' 자료에서 "북한과 같이 위기 대응 능력이 취약한 국가에서 그 피해는 전형적으로 식량부족으로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는 식량의 상당량을 수입에 의존해온 북한의 식량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북한의 생활환경이 열악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7일 "오늘 우리 앞에 나서고 있는 가장 절박한 과업은 농사를 잘 지어 인민들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노동신문은 불리한 기상기후 조건, 폭우 해일 등을 언급하며 "자연의 광란은 사회주의전야를 시시각각 위협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북한 농업경제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코로나 여파로 국경이 닫히면서 주민들의 시장 활동이 감소하고 식량을 구입할 돈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호우와 가뭄 등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주민들의 생활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을 식량 지원이 시급한 44개국에 포함시켰으며, 한국 정부는 북한의 식량 부족량을 80만 톤 내외로 추정했다.

Copyright ⓒ BBC News 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